早紅枾歌[조홍시가] 1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소반에 담긴 이른 붉은 감이 곱게도 보입니다.
유자[귤]가 아니라도 품안에 몇 개 넣고 싶지만
품어 간다 해도 반가워 할 엄니가 없으니 그로 슬퍼하나이다.....
얼마 전 까지 이 시조는 박인로[1561-1642]가,선조 34년 한음 이덕형에게서 홍시를 몇 개 받고서
육적회귤[陸績懷橘]의 고사[古事]와 연관지어 부모님에 대한 연민을 읊은 시조로 알고 있지요.
그러나 이 시조는 여헌 장현광[1554-1637 : 율곡 이이의 이기설을 찬동함]이 성리학을 배우러 온
노계 박인로에게 홍시를 주면서 이를 소재로 시를 짓도록 한 것으로 밝혀져 있네요 !
[김석배 : 경오본 '노계가집'에 대하여. 구미문화원]
이덕형[1561-1613]은 임진왜란 때 왜놈과의 화해에 실패하고, 명나라에 청원사로 가 원병을 요청
왜란을 정리하고 선조 34년[1601] 노계의 조홍시가를 보고 단가 3장을 더 짓도록 한데서 이덕형의
홍시를 받은 다음 이 시조를 지은것으로 와전 된 듯 합니다.
암튼 다음 해[1602]에 한음 이덕형은 영의정으로 승진하게 되네요.
2-4수는 다음회에 올리구요, 여기선 육적회귤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육적회귤[陸績懷橘] : 중 삼국시대 오[吳]의 육적은 어릴적부터 효성이 지극하였는데 육적이 여섯 살때
원술[袁術]을 만난 일이 있었던 바, 그 때 마침 원술의 집에 귀한 귤이 나와 특별한 대접을 받았겟지요.....
일을 마치고 돌아가며 하직인사를 하는데 육적의 품속에서 귤 세개가 굴러 떨어지니, 원술은 미소 띤 얼굴로
"육랑[陸郞]은 우리집에 손님으로 왔었는데, 어찌하여 귤을 품 속에다 감추셨을까 ?" 물으니
육적이 무릎을 꿇고 "잘못 되었습니다. 사실은 지금 제 어머니께서 병석에 누워 계십니다."
"하도 귀한 과일이라 어머님 드릴 생각이 간절하여 이리 되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
라고 말하니 듣고난 원술이 크게 감격했다네요.....
이를 두고 회귤고사[懷橘故事]라 하며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으로 사용하게 되었지요...
노계 박인로의 설명은 다음 회에
'한글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인로의 노계가사 3 (0) | 2013.09.15 |
---|---|
박인로의 노계가사 2 (0) | 2013.09.15 |
이고진 저 늘근이 [반백자불부대] (0) | 2013.09.15 |
대중교통과 장유유서 (0) | 2013.09.02 |
조광조의 시조[사친도] (0) | 201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