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雉鳴[치명]

돌지둥[宋錫周] 2023. 2. 28. 15:27

雉鳴[치명]     李荇[이행]

꿩이 울기에.

 

空荒無四隣[공황무사린] : 막히고 거칠어 사방에 이웃도 없고 
耳不聞鷄聲[이불문계성] : 귀에는 닭 우는소리도 들리지 않네. 
角角雉相雊[곡곡치상구] : 꿩꿩 꿩이 서로 울어 대는 소리에 
始覺東方明[시각동방명] : 비로소 동쪽 방향 밝아옴을 깨닫네. 
昔有祖士雅[석유조사아] : 그 옛날에 있었던 진나라 조사아는 
聞鷄乃起舞[문계잉기무] : 닭 울음 듣고서 일어나 춤추었다네. 
雉鳴亦非惡[치명역비오] : 꿩 울음소리는 또한 나쁘지 않건만 
志士心獨苦[지사심독고] : 뜻있는 선비 홀로 마음이 괴롭구나. 

 

士雅[사아] : 晉[진]나라 祖逖[조적]의 자, 친구 劉琨[유곤]과 한이불을 덮고 자다가

   한밤중에 때아닌 닭 울음이 들리자 유곤을 발로 차 깨우면서 말하기를,

   "이는 상서롭지 못한 소리가 아니다." 하고는, 일어나 춤을 추면서 말하기를

   "천하가 들끓어 호걸들이 다투어 일어나게 되면 나와 그대는 마땅히

   中原[중원]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하였다. 晉書 卷62[진서 62권] 祖逖列傳[조적열전]

 

容齋先生集卷之六[용재선생집6권] 海島錄[해도록]

正德丙寅春二月[정덕병인춘이월]赴巨濟以後作[부거제이후작]

正德[정덕] 병인(1506)년 봄 2월, 거제도로 귀양 간 이후 짓다.

李荇[이행,1478-1534] : 자는 擇之[택지], 호는 容齋[용재]

우찬성,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