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過嗚呼島[과오호도] 權近[권근]

돌지둥[宋錫周] 2015. 8. 14. 17:39

 

     過嗚呼島[과오호도]      權近[권근]

     오호도를 지나며 注[자주]俗謂之半洋山[속위지반양산] 세상에선 반양산이라 함.

 

蒼蒼海中山[창창해중산] : 바다 가운데 산은 멀리 아득한데

萬古浮翠色[만고부취색] : 만고에 푸른 빛으로 떠있구나.

觀者盡嗚呼[관자진오호] : 보는 사람들 모두 슬퍼 탄식하며

爲吊田橫客[위조전횡객] : 전횡의 사람들을 위해 조문하누나.

 

一士足可王[일사족가왕] : 군사 하나로도 가히 왕이 되는데

擾擾多五百[요요다오백] : 오백은 많을 뿐 시끄럽고 어지럽소.

天命已有敀[천명이유귀] : 하늘의 명은 이미 따를것을 아는데

人固難容力[인고난용력] : 사람을 가두고 어찌 힘써 막으리오.

 

苟得小者侯[구득소자후] : 겨우 협소한 곳의 왕이라도 얻었다면

猶可存宗祏[유가존종석] : 다만 조상의 위패는 가히 보전할텐데.

如何却自裁[여하각자재] : 어찌하여 스스로 결단하여 물러나

以比經溝瀆[이비경구독] : 도랑에 목맨거와 견주는가 ?

 

死輕尙能堪[사경상능감] : 죽음을 가벼이 여기니 또한 능히 참고

義重寧屈辱[의중녕굴욕] : 의를 중히 하니 어찌 욕되게 굽히리오.

田宗旣已亡[전종기이망] : 전횡의 일족은 다 이미 망하였으니

烏止于誰屋[오지수우옥] : 아 누구의 집으로 가서 머물려는지 ?

 

欲報平生恩[욕보평생은] : 평생의 은혜를 갚고자 하려면

殉身是其職[순신시기직] : 몸소 따라 죽는것 마땅히 옳은 일이라네.

烈烈志士心[열렬지사심] : 열렬한 뜻있는 선비의 마음을

永與雲水白[영여운수백] : 높이 빛나는 별처럼 영원히 기리네.

 

至今有遺哀[지금유유애] : 오늘에도 슬픔은 남아 있으니

凜凜秋氣積[늠름추기적] :  시름겨운 기운에 울적하여 눈이 흐릿하구나.

山飛海亦枯[산비해역고] : 산이 날고 바다가 모두 말라도

忠憤無終極[충분무종극] : 충의의 분한 마음은 끝장이 없겠구나.

 

陽村先生文集卷之六[양촌선생문집 6권] 奉使錄[봉사록] 1869년 간행본 인용[1396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