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

途中[도중]

돌지둥[宋錫周] 2015. 6. 29. 12:12

 

          途中[도중]     栗谷 李珥[율곡 이이]

 

炊煙一抹午鷄鳴[취연일말오계명] : 밥짓는 연기 잠시 스치니 한낮에 닭이 울고 

幽人策杖臨溪水[유인책장임게수] : 유인은 대쪽 짚고 산골짜기 물가에 임하네.

山家四月春不盡[산가사월춘부진] : 4월의 산속 집엔 봄이 다하지 않았으니

夾籬菜花紛靑紫[협리채화분청자] : 울타리 가까이 나물과 꽃은 푸르고 붉게 섞여 있네.

 

微行時有採桑女[미행시유채상녀] : 때 맞춰 뽕잎  따는 여인들 몰래 다니고

南畝頻看饁擧趾[남무빈간엽거지] : 남쪽 이랑 터에 들밥 들고가 자주 대접하네.

斜陽疏雨入孤邨[사양소우입고촌] : 뚝뚝 비오는 해질녘 작은 마을에 드니

牧笛樵歌相應起[목적초거상응기] : 목동의 피리와 나무꾼의 노래가 거듭 서로 응하네.

 

柴門剝啄喚主人[시문박탁환주인] : 사립문 똑똑 두드려 주인을 부르니

老翁見我如相喜[노옹견아여상희] : 노옹이 나를 보고 서로 맞서 즐거워하네.

松牀竹席極瀟灑[송상죽석극소쇄] : 소나무 평상에 대 자리 지극히 맑고 깨끗하니

不知人閒羅綺侈[부지인한라기치] : 품위있는 그사람 화려한 사치를 알지못하네.

 

翁言閱世不記年[옹언열세불기년] : 어르신 말씀이 시대를 기록하지 못하고 헛되이 늙어

勞佚悲歡皆染指[노일비환개염지] : 고단하고 편함,슬프고 기쁨 모두 몰래 가졌다하네.

人情蟬翼苦無常[인정선익고무상] : 사람의 욕망, 정치적 파벌이 이어져 덧없고 괴로운지

刀劍藏於言笑裏[도검장어언소리] : 말과 웃음 속에 칼과 검이 감춰져 있구나.

染指[염지] :손가락을 솥 속에 넣어 국물의 맛을 본다는 뜻으로, 남의 물건을 옳지 못하게 몰래 가짐.

蟬[선] : 매미, 잇다, 연속하다.  翼[익] :  날개, 정치적 파벌,

 

我今持拙保餘年[아금지졸보여년] : 이제 나는 어리석음 바로잡아 남은 생 지키며

本來無譽誰爲毁[본래무예수위훼] : 본디 칭찬함도 없으니 누구를 훼방하리오 ?

逢君欲問蝸角事[봉군욕문와각사] : 현자를 만나 묻고자 함은 달팽이 뿔위의 일이라

時運幾泰還幾否[시운기태환기부] : 시운이 조용하고 편안한데 어찌 돌아오지 않으리오.

 

莫將名字播紅塵[막장명자파홍진] : 청컨대 어지러운 세상에 이름자를 퍼뜨리지 말지니
我是當年被衣子[아시당년피의자] : 나는 이 마땅한 시대에도 옷자락을 덮어쓴 사람이라오.

旋將雞黍飽我飢[선장계서포아기] : 돌아온 장수는 닭과 기장으로 배불러도 나는 굶주려

伴宿虛齋談性理[반숙허재담성리] : 빈 집에 의지해 묵으며 性과 理를 이야기하네.

 

奇言險語或不經[기언험어혹불경] : 기이한 말로 험하게 말함은 어떤경우든 도리가 아니니

下視莊列如螻蟻[하시장렬여루의] : 엄한 반열을 땅강아지와 개미 같이 얕잡아보네.

明朝睡覺寂無人[명조수각적무인] : 아침이 밝아 잠에서 깨니 사람도 없이 조용하고

只見空庭遺脫蹝[지견공정유탈사] : 쓸쓸한 뜰을 바라보니 벗어놓은 짚신만 남아있네.

 

栗谷先生全書券一[율곡선생전서권1] 詩上[시상] 1814년 간행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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