謝令妻[사령처] 李白[이백 :701-762]
素面倚欄鉤[소면의란구] : 하이얀 얼굴로 굽은 난간에 의지하고
嬌聲出外頭[교성출외두] : 아리따운 소리 처음 밖으로 드러내네.
若非是織女[약비시직녀] : 만약 부인이 직녀가 아니라면
何得問牽牛[하득문견우] : 어찌 견우를 문초하려 하시나요 ?
子微時募縣小吏入令臥內嘗驅牛經堂下令妻怒將加詰責白亟以詩謝云
[자미시모현소리입령와내상구우경당하령처노장가힐책백극이시사운]
백[李白이백]이 미천할 때 縣[현]에서 낮은 벼슬아치를 모집하였는데
縣令[현령]의 침실로 들어가 일찍이 經堂[경당] 아래로 소를 모니
현령부인이 화가 나 꾸짖으려해 이백이 재빨리 시로써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백옥 같이 흰 얼굴 낭랑한 목소리,
그대는 필시 천상의 직녀가 아니라면 견우에게 말을 걸 리가 없지요.
牽牛[견우]는 문자 그대로 ‘소를 끌다’는 뜻,
소를 끌고 지나는 자신을 나무라는 현령 부인께서 織女[직녀]처럼
아름답다고 칭송함으로써 곤경을 벗어나려 한 것이네요.
게다가 시적 대상을 자신과 은근 슬쩍 일체화 하기까지 했으니
그 반격이 제법 대담하달 수도 있겠습니다.
부인에게 사죄한다는 시제와는 딴판으로
상대는 그것이 자신을 넌지시 비꼬는 말투임을 눈치채기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