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西塞風雨[서새풍우]

돌지둥[宋錫周] 2024. 4. 25. 18:29

西塞風雨[서새풍우]   李仁老[이인로]

서쪽 변방의 비와 바람.

 

秋深笠澤紫鱗肥[추심립택자린비] : 가을 깊으니 갓못에 자주빛 비늘 살찌고
雲盡西山片月輝[운진서산편월휘] : 구름 걷히니 서쪽 산에 조각 달이 빛나네.
十幅蒲帆千頃玉[십폭포범천경옥] : 열 폭 부들 돛단배 일천 이랑에 아름답고
紅塵應不到蓑衣[홍지을불도사의] : 도롱이 덮고 이르러 홍진에 응하지 않네.

 

西塞風雨[서새풍우] : 당나라 張志和[장지화]가 벼슬을 버리고

   스스로 煙波釣叟[연파조수]라 하여 배를 타고 살며 어부가를 짓기를,

   西塞山前白鷺飛[서새산전백로비] : 서새 산 앞에 백로가 나는데,

   桃花流水鱖魚肥[도화류수궐어비] : 복사꽃 흐르는 물에 궐어가 살찐다.

   靑篛笠綠蓑衣晩[청약립록사의만] : 푸른 대 푸른 삿갓 도롱이 옷 쇠하여 

    斜風細雨不須歸[사풍세우불수귀] : 비낀 바람 가랑비에 돌아가지 않으리라.

笠澤[입택] : 중국 太湖[태호]의 異名[이명],

   태호는 매우 큰 호수로 笠澤[입택] 또는 洞庭湖[동정호]라고 한다.

紅塵[홍진] : 속세의 티끌, 번거롭고 속된 세상.

 

東文選卷之二十[동문선20권]  七言絶句[칠언절구]

1478년 간행본 인용.

李仁老[이인로,1152-1222] : 자는 眉叟[미수], 호는 臥陶軒[와도헌].

   한림원에 보직되어 詞疏[사소]를 담당.

   한림원에서 誥院[고원]에 이르기까지 14년간

   詔勅[조칙]을 짓는 여가에도 詩詞[시사]를 짓되 막힘이 없었다.

   그래서 ‘腹藁[복고, 뱃속의 원고]’라는 일컬음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