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心雕龍[문심조룡] 情采 第三十一[정채삼십일] 劉勰[유협]
聖賢書辭[성현서사] : 성인의 글을
總稱文章[총칭문장] : “문장”이라 총칭하니,
非采而何[비채이하] : 이는 글에 “문채”가 있음이 아니고 무엇이랴
夫水性虛而淪漪結[부수성허이륜의결] : 무릇 물의 속성이 허령하나 잔물결이 일고,
木體實而華萼振[목체실이화악진] : 나무의 몸체는 충실하여 꽃이 피니
文附質也[문부질야] : 이는 형식이 내용에 종속됨을 말한 것이다.
虎豹無文[호표무문] : 호랑이와 표범에 무늬가 없다면
則鞹同犬羊[즉곽동견양] : 그 가죽은 개나 양의 것과 같을 것이다
犀兕有皮[서시유피] : 코뿔소에게도 가죽이 있어서
而色資丹漆[이색자단칠] : 색채는 붉은 칠감이 필요하니
質待文也[질대문야] : 이는 내용에 형식이 갖추어야 함을 뜻한다
若乃綜述性靈[약내종술성령] : 인간의 정신을 풀어내고
敷寫器象[부사기상] : 사물의 형상을 그려내자면
鏤心鳥跡之中[루심조적지중] : 문자 속에 마음을 새기거나
織辭魚網之上[직사어망지상] : 종이 위에다 말을 엮어 짜야는데
其為彪炳[기위표병] : 그것이 표범의 털빛처럼 된
縟采名矣[욕채명의] : 화려한 무늬를 문채라 이름붙인 것이다
故立文之道[고립문지도] : 그러므로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에는
其理有三[기리유삼] : 세 가지 원리가 있는데,
一曰形文[일왈형문] : 첫째는 형체의 문채로서 .
五色是也[오색시야] : 다섯 가지 색채가 이것이다
二曰聲文[이왈성문] : 둘째는 성률의 문채로서
五音是也[오음시야] : 다섯 가지 소리가 이것이다
三曰情文[삼왈정문] : 세째는 감성의 문채로서
五性是也[오성시야] : 다섯 가지 정서가 이것이다
五色雜而成黼黻[오색잡이성보불] : 오색이 뒤섞여서 예복의 무늬를 이루고
五音比而成韶夏[오음비이성소하] : 오음이 조화되어 韶[소]·夏[하]같은 음악이 되고
五情發而為辭章[오정발이위사장] : 오정이 발하여 문장이 된다
神理之數也[신리지수야] :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孝經垂典[효경수전] : 孝經[효경]이 전하는 典範[전범]에
喪言不文[상언불문] : 喪事[상사]의 말은 수식을 하지 말라고 했다
故知君子嘗言[고지군자상언] : 그러므로 군자들이 평소 쓰는 말이
未嘗質也[미상질야] : 질박하지 않음이 없었다
老子疾偽[로자질위] : 老子[노자]는 허위를 싫어했다
故稱美言不信[고칭미언불신] : 그래서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없다.”고 했다
而五千精妙[이오천정묘] : 그러나 <道德經[도덕경]> 5천 글자는 정묘하니
則非棄美矣[즉비기미의] : 표현의 아름다움을 버린 것은 아니었다.
莊周云辯雕萬物[장주운변조만물] : <莊子[장자]>가 “언변으로 만물을 새긴다.”고 한 것은
謂藻飾也[위조식야] : 아름답게 수식함을 말한 것이다.
韓非云豔采辯說[한비운염채변설] : <韓非子[한비자]>가 “辯說[변설]은 아름답게 한다”고 한 것은
謂綺麗也[위기려야] : 화려하고 섬세함을 이른 것이다.
綺麗以豔說[기려이염설] : 화려하게 표현하여 말을 아름답게 하고,
藻飾以辯雕[조식이변조] : 수식을 가하여 변설을 새기는 것은
文辭之變[문사지변] : 문장 표현의 변화가
於斯極矣[어사극의] : 이에서 지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研味李老[연미리로] : <老子[노자]>의 말을 연구하고 음미해보면
則知文質附乎性情[즉지문질부호성정] : 형식과 내용이 인간의 性情[성정]에 달려있음을 알고
詳覽莊韓[상람장한] : <莊子[장자]>와 <韓非子[한비자]>의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則見華實過乎淫侈[즉견화실과호음치] : 형식과 내용을 지나치게 사치한 것보다 중시했음을 보여준다
若擇源於涇渭之流[약택원어경위지류] : 만약 위수와 경수와 같은 강물의 흐름에서 물의 근원을 가려낼 수 있고,
按轡於邪正之路[안비어사정지로] : 바른 길과 사악한 길을 분별해낼 수 있다면
亦可以馭文采矣[역가이어문채의] : 또한 가히 문채를 다룰 수 있게 된다.
夫鉛黛所以飾容[부연대소이식용] : 무릇 화장품은 얼굴을 꾸미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지만
而盻倩生於淑姿[이혜천생어숙자] : 진정한 아름다움은 타고난 맑은 자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文采所以飾言[문채소이식언] : 이처럼 문채는 언어를 꾸미는 수단이지만
而辯麗本於情性[이변려본어정성] : 진정한 말의 교묘함과 아름다움은 성정에 근봄을 둔다
故情者文之經[고정자문지경] : 그러므로 情[정]은 문장의 날줄이고,
辭者理之緯[사자리지위] : 辭[사]는 理[리]의 씨줄이다.
經正而後緯成[경정이후위성] : 날줄이 바로 잡힌 후에야 씨줄이 이루어지며,
理定而後辭暢[리정이후사창] : 정리가 정해진 뒤에야 문사가 유창해진다.
此立文之本源也[차립문지본원야] : 이는 문장을 구성하는 근본이 된다.
昔詩人什篇[석시인십편] : 옛날 시인의 시편은
為情而造文[위정이조문] :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글을 지었지만,
辭人賦頌[사인부송] : 후대의 시인들의 賦[부]나 頌[송]에서는
為文而造情[위문이조정] : 글을 짓기 위해서 정서를 꾸며낸 것이다.
何以明其然[하이명기연] : 무엇으로 그러함을 밝힐 수 있나
葢風雅之興[개풍아지흥] : <詩經[시경]>의 風[풍]과 雅[아]는 다 더불어
志思蓄憤[지사축분] : 생각을 마음속에 두고 울적함을 쌓아놓았다가
而吟詠情性[이음영정성] : 사상과 감정을 시로 읊음으로써
以諷其上[이풍기상] : 윗사람을 풍자했다
此為情而造文也[차위정이조문야] : 이는 감정 표현을 위해서 글을 지은 것이다.
諸子之徒[제자지도] : 제자의 무리들은<辭賦家[사부가]>
心非鬱陶[심비울도] : 마음속에 답답하고 울적한 것이 없으면
苟馳誇飾[구치과식] : 구차하게 지나친 수식을 몰아서
鬻聲釣世[죽성조세] : 명성을 팔고 세상의 명리를 낚았던 것이다
此為文而造情也[차위문이조정야] : 이것은 글을 짓기 위해 감정을 꾸며낸 것이다.
故為情者要約而寫真[고위정자요약이사진] : 그러므로 정서를 위하여 글을 지은 것은 간결하며 진실을 묘사했지만
為文者淫麗而煩濫[위문자음려이번람] : 문장을 위해서 정서를 꾸민 것은 번거롭고 지나치다
而後之作者[이후지작자] : 후대의 작가들은
採濫忽真[채람홀진] : 난잡한 것을 취하고 진실한 것을 소홀히 하며
遠棄風雅[원기풍아] : <詩經[시경]>의 風[풍] 과 雅[아]의 작가 정신은 멀리 버려두고
近師辭賦[근사사부] : 辭賦[사부]를 가까이 하고 모범으로 삼는다.
故體情之製日踈[고체정지제일소] : 그러므로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의 창작은 날로 줄어들고,
逐文之篇愈盛[축문지편유성] : 문채의 수식만을 추구하는 작품은 더욱 왕성해진다.
故有志深軒冕[고유지심헌면] : 그래서 뜻이 관직에 깊으면서도
而汎詠臯壤[이범영고양] : 널리 은거생활을 읊었다
心纒幾務[심전기무] : 마음은 바쁜 業務[업무]에 두면서도
而虛述人外[이허술인외] : 속세 밖의 일을 공허하게 서술했으니
真宰弗存[진재불존] : 진실한 감정이 존재하지 않고
翩其反矣[편기반의] : 오히려 그 반대로 된 것이다
夫桃李不言而成蹊[부도리불언이성혜] : 무릇 복숭아와 자두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아래에 오솔길이 생기는 것은
有實存也[유실존야] : 열매가 있기 때문이다.
男子樹蘭而不芳[남자수란이불방] : 남자가 난초를 심어도 향기가 나지 않는 것은
無其情也[무기정야] : 남자에게는 그러한 정서가 없기 때문이다.
夫以草木之微[부이초목지미] : 풀과 나무와 같은 미물도
依情待實[의정대실] : 정서에 의지하고 실체에 의하거늘
況乎文章[황호문장] : 하물며 사람에 문장을 지음에 있어서랴.
述志為本[술지위본] : 뜻을 서술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데
言與志反[언여지반] : 말과 뜻이 상반된다면
文豈足徵[문기족징] : 그 문장이 어찌 족지 믿겠는가
是以聯辭結采[시이련사결채] : 이리하여 낱말을 조직하고 문채를 이루는 것은
將欲明理[장욕명리] : 장차 정리를 밝히고자 하는 것인데,
采濫辭詭[채람사궤] : 문채가 난잡하고 표현이 기궤이하다면
則心理愈翳[즉심리유예] : 마음속의 정리는 더욱 가리어질 것이다
固知翠綸桂餌[고지취륜계이] : 진실로 물총새 깃털 낚시줄에 계수나무 미끼를 달면
反所以失魚[반소이실어] : 도리어 물고기를 놓쳐치는 방법이 되는데
言隱榮華[언은영화] : 말의 내용이 아름다운 표현에 가린다는 것은
殆謂此也[태위차야] : 아마도 이것을 말할 것이다.
是以衣錦褧衣[시이의금경의] : 이리하여 비단옷을 입고 베옷을 덧입는 것은
惡文太章[오문태장] : 시경에서 비단옷의 무늬가 너무 화려한 것을 싫어한 것이고,
賁象窮白[분상궁백] : 역경에서 비괘의 형상이 백색으로 돌아가는 것은
貴乎反本[귀호반본] : 근본인 원색으로 돌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夫能設模以位理[부능설모이위리] : 전체적 윤곽을 설정하여 써 理[이]를 세우고,
擬地以置心[의지이치심] : 근거지인 주제에 의거하여 심정을 배치하고
心定而後結音[심정이후결음] : 심정을 정한 후에 음률을 연결하고,
理正而後摛藻[리정이후리조] : 理[이]를 바로 세운 후에 수식을 가하여
使文不滅質[사문불멸질] : 형식이 내용을 해치기 않게 하고,
博不溺心[박불닉심] : 난잡함이 성정을 빠뜨리지 않게 한다
正采耀乎朱藍[정채요호주람] : 주색과 남색과 같은 바른 채색이 빛나게 하고
間色屏於紅紫[간색병어홍자] : 홍색과 자색과 같은 중간색이 제거되어야
乃可謂雕琢其章[내가위조탁기장] : 문장을 다듬을 수 있게 되어
彬彬君子矣[빈빈군자의] : 능력 있는 작가 지식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贊曰[찬왈] : 찬하여 말함에
言以文遠[언이문원] : 말로써 글이 심원해짐은
誠哉斯驗[성재사험] : 진실이 있어야 이를 징험하며
心術既形[심술기형] : 마음속 정리가 형성되어야
英華乃贍[영화내섬] : 문체가 풍부해지는 것이다
吳錦好渝[오금호투] : 오나라의 비단은 퇴색이 빠르고
舜英徒豔[순영도염] : 꽃봉오리는 한갓 요염할 뿐
繁彩寡情[번채과정] : 수식이 번다할 뿐 정서가 결여되면
味之必厭[미지필염] : 음미하면 반드시 싫증 날 것이다
劉勰[유협 : 465-522]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南朝[남조] 齊[제:479~502]
梁[양:502~557]나라 때의 문학이론가.
文心雕龍[문심조룡]
10권 50篇[편].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詩文[시문] 평서로서,
劉勰[유협]이 齊代[제대] 말인 499∼501년에 저작한 것으로 추정.
전반 25편에서는 문학의 근본원리를 논술하고, 각 문체에 관한 문체론을 폈다.
후반25편에서는 문장 작법과 창작론에 관하여 논술하였다.
전체가 四六騈儷體[사륙변려체]의 아름다운 글로 썼으며,
문학이란 내용이 충실해야 하고 그로부터 자연히 꽃피어야 하는 것이라고 하며,
당시 기교에만 치우친, 내용 없는 미문 위주의 경향을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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