宿葛山[숙갈산]
賦呈斗室相國[부정두실상국] 3-3
李尙迪[이상적]
갈산에 머물며 시를 지어 두실 상국에게 드리다.
靑螺萬斛隱深居[청라만곡은심거] : 만 말들이 푸른 술잔을 깊이 살며 숨기다가
山裏衣巾見遂初[산리의건현수초] : 산 속에서 의관을 마침내 처음으로 드러냈네.
一室歸來同誓墓[일실귀래동서묘] : 한 집안으로 다시 와서 무덤에 함께 고하고
百年經濟獨藏書[백년경제독장서] : 일백 년의 경세 제민의 글을 홀로 품었구나.
楚騷杜若春應遍[초소두약춘응편] : 초나라 굴원의 두약은 봄날에 두루 응하고
月令桐華雨未疎[월령동화우미소] : 아름다운 달 거문고 빛나며 비는 드물지 않네.
看取淸風松下在[간취청풍송하재] : 소나무 아래 있으며 맑은 바람 취해 바라보니
含飴時復戒三餘[함이시부계삼여] : 엿을 물고 때마침 거듭 한가한 때를 경계하네.
斗室[두실] : 沈象奎[심상규, 1766-1838]의 호. 자는 可權[가권], 穉敎[치교].
다른 호는 彛下[이하], 초명은 象輿[상여]. 정조의 知遇[지우]를 받은 뒤
상규라는 이름과 치교라는 자를 하사받았슴.
형조참판, 병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相國[상국] :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深居[심서] :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슴.
楚騷[초소] : 초나라 屈原[굴원]의 離騷[이소].
杜若[두약] : 생강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 蘘荷[양하]와 비슷함.
楚辭[초사]에 나옴, 采芳洲兮杜若[채방주혜두약].
三餘[삼여] : 책을 읽기에 적당한 세가지 한가한 때.
겨울, 밤, 비가 올 때.
恩誦堂集詩卷一[은송당집시1권] 詩[시] 己丑[기축, 1829] 1848년 간행.
李尙迪[이상적,1804-1865] : 자는 惠吉[혜길] , 允進[윤진], 호는 藕船[우선],
당호는 藕船谿館[우성계관], 본관은 牛峰[우봉]이다. 漢語譯 [한어역관] 집안 출신.
1843년에는 제주도에 귀양가 있던 스승 김정희에게
북경에서 구한 桂馥[계복]의 『晩學集[만학집]』 8권과
惲敬[운경]의 『大雲山房文藁[대운산방문고]』 6권 2책을 보내주었다.
1844년 중국을 다녀와 賀長齡[하장령]의 『皇淸經世文編[황청경세문편 』
120권을 보내주자, 김정희가 이에 감격하여 <歲寒圖[세한도]>를 그려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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