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奴壅癖[사노옹벽]
선비 종의 옹벽
一士與兩友鼎坐[일사여량우정좌]
士曰[사왈]
"人皆有一癖[인개유일벽]
盍各言之[합각언지."
一友曰[일우왈]
한 선비가 두 벗과 함께 앉았는데,
선비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모두 다
한 가지 버릇이 있으니,
각자 말해보자."
하니, 한 벗이 말하기를,
"吾有一癖[오유일벽]
方春花時[방춘화시]
與少年數輩[여소년수배]
臂膺而出[비응이출]
"나에게 한 가지 버릇이 있는데,
바야흐로 꽃피는 봄에
소년 몇 사람과 함께
팔을 잡고 나가서,
立於山頂[입어산정]
放散鈴盧[방산령로]
搜起華蟲彩羽[수기화충채우]
斑爛者반란자]
飛出於林間[비출어림간]
則金眸劍翎[즉금모검령]
捷若驚電[첩약경전]
把捉繡領於[파착수령어]
靑崕碧溪之邊[청애벽계지변]
산꼭대기에 서서
방울을 단 사냥개를 놓아 흩으려,
꿩을 불러 날게 하여
빛나는 깃을 찬란하게 하고
숲 사이에서 날아오니
금빛 눈동자 칼 살깃이
빠르기가 번개불과 같아서,
수놓은 목을 푸른 언덕과
푸른 시냇가에서 잡다가,
於是三嗅而進[어시삼후이진]
再擎於鞲[재경어구]
此吾癖也[차오벽야]."
이에 세 번 냄새 맡고 나아가며
다시 들어올려 깎지 끼는 것이
나의 버릇이요."하니,
一友曰[일우왈]
"吾亦有癖[오역유벽]
傾千金買一駿[경천금매일준]
龍身鳳臆[용신봉억]
霧鬣風鬃[무렵풍종]
耳如[이여]比竹[차죽]
한 친구가 말하기를
"나 역시 버릇이 있으니,
천금을 기울여 한 준마를 사서
용의 몸에 봉의 가슴에
안개처럼 바람처럼
말갈기 날리며
귀는 비죽과 같고,
目如長庚[목여장경]
絡之以金羈[낙지이금기]
侈之以玉鞍[치이사옥안]
手把珊瑚寶鞭[추파산호보편]
馳騁繡陌香街[치빙수맥향가]
此吾癖也[차오벽야]."
눈은 샛별과 같고
금으로 된 고삐를 들고
옥으로 된 안장으로 치장하여,
손에는 산호보배를 박은
채찍을 들고,
향내 나는 거리를
누비듯 달리는 것이
나의 버릇이요."하니,
士曰[사왈]
"吾有一癖[오유일벽]
異乎兩友之撰[리호량우지선]."
兩友曰[양우왈]:
"何謂也[하위야]?"
선비가 말하기를
"나에게도 한 버릇이 있으니,
두 벗의 것과는 다르지요."하니,
두 벗이 말하기를,
"무엇을 말합니까?"하니,
士曰[사왈]
"吾有奴[오유노]妻甚美[처심미]
信所謂淤泥之白蓮
[신소위니지백련]
糞壞之玉花[분괴지옥화]
對之心迷[대지심미]
思之[사지]神越[신월],
更深人靜之處[갱심인정지처]
斗轉參橫之時[두전참횡지시]
선비가 말하기를
"나에게 종놈이 하나 있는데,
그의 처가 아주 아름다워
정말 이른바 진흙 속의 흰 연꽃이요,
똥무더기 속의 구슬과 같은 꽃이라
그를 대하면 마음이 혼미해지고
생각만 해도 정신 아득해져서
다시 사람을 깊고 조용한 곳과
밤 깊어 별들이 움직일 때,
潛與[잠여]講歡[구환]
則此樂難言[즉차락난언]
此吾癖也[차오벽야]."
時有士奴窃聽之[시유사노절청지]
遞前而告曰[체전이고왈]
"主之於小的[주지어소적]
誠壅癖也[성옹벽야]."
盖壅癖[개옹벽]俗語[속오]
切悶之辭[절민지사],
兩友[양우]聞之[문지]捧腹[봉복].
몰래 함께 즐거움이 얽히면,
이 즐거움은 말로하기 어려우니,
이것이 나의 버릇이요."한데
이때,
선비의 종이 몰래 엿듣고는,
앞에 나와 고해 말하기를,
소인에게 주인님은
진실로 옹벽이옵니다."하니,
대개 세속 말로
몹시도 답답하단 말이라
두 벗이 듣고 배를 안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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