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德懋[이덕무]

下元夜集觀齋[하원야집관재]

돌지둥[宋錫周] 2024. 1. 25. 21:35

下元夜集觀齋[하원야집관재]   李德懋[이덕무]

10월 보름 밤에 관재에 모여서.

 

月展紛紛白[월전분분백] : 달빛을 살펴보니 흰빛이 분분한데
宵排淰淰寒[소배심심한] : 밤은 흐리고 흐린 추위가 통하네. 
螺煙生妙想[나연생묘상] : 술잔과 담배에 묘한 생각이 생기고 
墨瀑動遐觀[묵폭동하관] : 묵화의 폭포를 멀리 보면서 느끼네. 
酒猛杯仍減[주맹배인감] : 엄격한 술자리 인하여 술잔은 줄고 
詩尖字未安[시첨자미안] : 거칠어진 시라 글자가 편치 못하네.
靈襟延夜氣[영금연야기] : 기이한 생각에 밤 기운이 퍼지는데
眉宇蘊春巒[미우온춘만] : 이마의 눈썹은 봄 산처럼 따뜻하네. 
韻友逢何闊[운우봉하왈] : 우아한 벗을 어찌 거칠게 맞이할까 
令辰値亦難[영신치역난] : 좋은 시절은 또한 만나기 어렵다네.
霎離其奈戀[삽리기나연] : 잠시 떠나도 그리움을 어찌 견디나 
轟笑以爲歡[굉소이위환] : 크게 웃어봄으로 써 기쁘게 되리라. 
放或歸眞樸[방혹귀진박] : 방자해도 또 순박한 진리를 따르니 
痴寧諱冷酸[치녕휘랭산] : 어려도 어찌 고되고 한가함 꺼릴까.
厚霜輝老瓦[후생휘로와] : 짙은 서리가 오래된 기와에 빛나고 
散菊卓脩欄[산국탁수란] : 한가한 국화는 긴 난간에 뛰어나네. 
坐久鍾音遍[좌구종음편] : 오래도록 앉으니 종소리 널리 퍼지고 
唾罷燭影團[타파촉수단] : 읊기를 마치니 촛불 그림자 화목하네.  
曉鴻嘶咽咽[효홍시열열] : 새벽 기러기 슬퍼 목이 메어 우는데 
群翮渺無端[군핵묘무단] : 무리진 새들 끝간데 없이 아득하네. 

 

下元[하원] : 음력 10월 보름날.

觀齋[관재] : 佰吾[백오] 徐常修[서상수 : 1735-1793]가 그의 대청에 붙인 당호.

 

靑莊館全書卷之九[청장관전서9권] 雅亭遺稿[아정유고] 詩[시]

李德懋[이덕무,1741-1793] :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

    靑莊館[청장관]·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조선후기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