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거이

自詠[자영]

돌지둥[宋錫周] 2023. 12. 15. 17:02

自詠[자영]  白居易[백거이]

스스로 읊다
  
夜鏡隱白髮[야경은백발] : 새벽 거울에 흰 머리털 숨어있고
朝酒發紅顔[조주발홍안] : 아침 술에 붉은 얼굴이 피어나네.
可憐假年少[가련가년소] : 가련하게 빌려온 나이 많지 않아
自笑須臾間[자소수유간] : 마침내 잠깐 사이를 절로 비웃네.
朱砂賤如土[주사천여토] : 주사 단사를 흙처럼 천하게 여겨
不解燒爲丹[부해소위단] : 태우면 단약이 됨을 알지 못하네.

玄鬢化爲雪[현빈화위설] : 검은 머리 하얗게 바뀌게 되도록
未聞休得官[미문휴득관] : 얻은 벼슬 사직했다 듣지 못했네.
咄哉箇丈夫[돌재개장부] : 질책하네 처음 이 장성한 남자를
心性何墮頑[심성하타완] : 심성이 어찌나 게으르고 둔한지.
但遇詩與酒[단우시여주] : 오직 시와 더불어 술만 만나면은
便忘寢與餐[변망침여찬] : 문득 자고 먹는 것도 더불어 잊네.
高聲發一吟[고성발일음] : 큰 소리로 한번 읊고서 일어나면
似得詩中仙[사득시중선] : 마치 시 속의 신선을 만나것 같네.
引滿飮一琖[인만음일잔] : 친구와 가득하게 한 잔을 마시면
盡忘身外緣[진망신외연] : 나 이외 인연을 모두 잊어버리네.
昔有醉先生[석유취선생] : 그 옛날의 취선생은 넉넉하시어
席地而幕天[석지이막천] : 땅은 자리요 하늘은 장막 같았지.
于今居處在[우금거처재] : 지금까지는 거처 할 곳이 있으니
許我當中眠[허아당중면] : 나는 그 속에서 잠 잘 수가 있네.
眠罷又一酌[면파우일작] : 잠에서 깨면 또 술 한 잔 마시고
酌罷又一篇[작파우일편] : 마시고 나면 또 한 편을 읊어보네.
回面顧妻子[회면고처자] : 얼굴을 돌리어 처 자식 돌아보니
生計方落然[생계방낙연] : 살아갈 방도 장차 보잘것 없구나.
誠知此事非[성지차사비] : 참으로 이런 일이 그릇됨을 알고
又過知非年[우과지비년] : 또 잘못을 아는 나이가 지났구려.
豈不欲自改[개부욕자개] : 어찌 스스로 고치려하지 못할까
改卽心不安[개즉심부안] : 고치면 마음이 편하지 못하였네.
且向安處去[차향안처거] : 또한 편안한 곳으로 향하여 가니
其餘皆老閑[기여개노한] : 그 나머지는 모두 한가히 늙으리. 

 

白居易[백거이, 772-846] : 자 樂天[낙천], 醉吟先生[취음선생]. 盛唐[성당], 中唐[중당]의 詩人[시인] 

假年[가년] : 하늘이 내려준 수명.

須臾[수유] :  아주 짧은 시간.

朱砂[주사] : 천연적으로 나는 硫化水銀[유화수은].

   짙은 붉은빛의 광택이 있는 六方晶系[육방정계]에 딸린 덩어리로 된 광물.

醉先生[취선생] : 죽림칠현 가운데 한 사람인 劉怜[유영,221-300] 

    술을 칭송한 '酒德頌[주덕송]'으로도 유명.

落然[낙연] : 零落[영락]한 모양,

   세력이나 살림이 보잘것없는 처지가 됨, 처량함, 적막함, 황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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