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囊踰首我心當[석랑유수아심당]
돌주머니를 내 머리 뒤로 던지는 것이
내 마음에 합당합니다.
古有一宰相之女[고유일재상지녀]
年及二八[년급이팔]
請婚簇出[청혼족출].
옛날에
한 재상의 딸이 있었는데
나이 16세에 이르자
청혼이 잇달았다.
簇出[족출] : 대가 솟아오르듯
떼를 지어 연달아 생겨남.
或云[혹운]:
"文章當代第一[문장당대제일].'
或云[혹운]:
"武術[무술]絶倫[절륜],
能於馬上[능어마상]
射落飛鳥[사락비조]."
或云[혹운]:
"池下良田數十頃[지하량전수십경]."
不可一一枚擧也[불가일일매거야].
어떤이는,
"문장이 당대 제일이다." 하며,
혹은 "무술이 매우 뛰어나서,
말 위에서 나는 새를 쏘아
떨어뜨릴 수 있다."하고,
혹은,
"못 밑에 좋은 논이 수십 정이라.]
하여, 하나하나 낱낱이 들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結緣於宰相之家[결연어재상지가]
而欲[이욕]藉勢者[자세자]
正如門前成市[정여문전성시].
數萬之衆[수만지중]
誰知鳥之雌雄[수지조지자웅]?
재상의 집과 인연을 맺어,
행세하려는 자들이 마치
문 앞에 장터를 이룬 것 같았다.
그 많은 놈들 가운데
어느 놈이 진실하고,
어느 놈이
허튼 놈인지를 알겠는가?
藉勢[자세] : 자기나 남의 세력을 믿고 의지함.
宰相之隣家[재상지린가]
有朴總角者[유박총각자]
地賤家貧[지천가빈]
獨有老母[독유로모]
無强近之親族[무강근지친족]
無以請婚[무이청혼]
一朝[일조]
往於宰相之家[왕어재상지가]
直前[직전]突入曰[돌입왈]:
"大監主[대감주]試思之[시사지].
재상의 이웃에,
박씨 성을 가진 총각이 있었으니,
지위는 천하고 집은 가난한데다,
늙은 홀어미만 있고,
가까이 힘 있는 친족도 없어,
청혼할 수도 없었으나,
한번은 아침에,
재상의 집으로 가서
바로 앞에 뛰어 들어 말하기를
"대감님은 잘 생각하십시오."
文章武術[문장무술]
雖曰絶倫[수왈절륜]
不如人品之信實[불여인품신실]
富有[부유]四海[사해],
非吾物何[비오물하]?
都是[도시]虛像[허상]
何以託子女之將來乎?"
[하이탁자녀지장래호]
문장과 무술이
비록 뛰어나다 하지만,
인품이 신실함과 같지 못하고,
천하의 재물이 모두
자기 것이라 하지만
그것이 대감의 것도 아니니
무엇이겠습니까?
도대체 거짓된 모습에
어찌 자녀의 장래를
맡기려 하십니까?" 하니,
宰相曰[재상왈]:
"汝之信實者何[여지신실자하],
汝之矜持者何[여지긍지자하]?"
재상이 말하기를
"너의 신실이란 것이 무엇이며,
너의 긍지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니,
總角答曰[총각답왈]:
"吾有一物而已[오유일물이이]
與我平生信實[여아평생신실]
不離左右[불리좌우]
雖漆黑夜中[수칠흑야중]
卽命卽對[즉명즉대]
不以[불이]三公換[삼공환]."
총각이 대답하기를,
"나에게는
한 물건이 있을 따름이니,
나와 더불어 평생 미덥고 진실하여
좌우를 떠나지 않으며
비록 칠흑 같은 밤중이라도
명령하는 즉시 마주하나니,
삼정승과도
바꾸지 않겠습니다." 하니,
宰相曰[재상왈]:
"厥物[궐물]云何운하]?
使我一見可也[사아일견가야]."
總角應聲卽出厥物
[총각응성즉출궐물]
頭大莖長剛勁之象
[대두경장강경지상]
可謂天下一品也[가위천하일품야].
재상이 말하기를
"그 물건이 무엇이고?
나에게 한 번 보여봐라." 하니,
총각이 대감의 말에 따라
즉시 그 물건을 내놓으니
대가리가 크고, 줄기가 길며,
굳세고 굳센 모양이
가히 천하일품이라.
總角誇於宰相之前曰:
[총각과어재상지전왈]
"在秦[재진]張良椎[장량퇴]
在漢[재한]蘇武節[소무절]
一擊可破天子頭[일격가파천자두]
異城不變初心之節
[이성불변초심지절]
豈不曰丈夫哉[기불왈장부재]?
石囊懸於腎頭[석낭현어신두]
一揮之則踰我首也."
[일휘지즉유아수야]
총각이 재상 앞에서
자랑하여 말하기를,
"이 속에 진나라
장량의 철추가 있고,
한나라 소무의 절개가 있어,
일격에 천자(진시황)의
머리를 깨부슬 수 있습니다.
타국에서 처음 가진
마음의 절개를 변하지 않으니,
어찌 장부라 하지 않겠습니까?
돌주머니를
양물 대가리에 매달아
한번 휘두르면
내 머리 뒤로 넘깁니다."
하였다.
張良[장량] : 진 시황을
철퇴로 때려죽이려 했던 장사,
蘇武[소무] : 한 무제 때
흉노에 사신으로 갔다
인질로 잡혔으나
끝까지 절개를 지킨 충신,
宰相[재상]欽羨[흠선]不已[불이]
不知女意問於女[부지여의문어여]
其女引硯而卽題一絶曰:
[기녀인연이즉제일절왈]
재상이 부럽기 짝이 없지만
딸의 뜻을 알지 못하여
딸에게 물으니
그 딸이 벼루를 당겨
절구 한 수로 읊어 가로되,
"文章活潑多勞苦[문장활발다로고] :
문장이 활발한 것은
노고만 많고
射御才能戰死亡[사어재능전사망] :
활쏘기와 말타기에 재능 있음
싸움에서 죽을 것이라.
池下有田逢水損[지하유전봉수손] :
못 밑에 논이 있으면
물난리 만나 손해를 볼 것이니
石囊踰首我心當[석낭유수아심당] :
돌주머니를 머리 넘어 던지는 것
내 마음에 합당합니다.
했다네요.
野史氏曰[야사씨왈]:
古有如斯之事實[고유여사지사실]
秦嫪毐者也[진노애자야]
壯陽[장양]
可以擧梧桐車輪[가이거오동거륜]
行數步故[행수보고]
聞於始皇母后[문어시황모후]
潛入宦侍[잠입환시]
爲始皇母之所重[위시황모지소중]
封[봉]長信侯[장신후].
實賴腎之壯勁故也
[실뢰현지장경고야]
謂之長腎侯可也[위지장현후가야]
평론가는 말하기를,
"옛날에 이와 같은 사실이 있으니
진나라의 노애라는 자라.
양물의 굳셈이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매달아
몇 걸음을 걸을 수 있었던 까닭에
시황모후가 소문을 듣고
몰래 내시로 들이니,
시황모후의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장신후(오랫동안 믿는 제후)로
봉해졌더라.
그러나 사실은
양물의 굳세고 단단함에
힘입은 때문이니,
장신후(양물이 긴 제후)라
일컬음이 옳을 것이다.
嫪毐[노애] : 양물의 장대하여 소문나
진시황의 어머니에게 총애를 받음.
長信侯[장신후] :진시황 모후가
노애에게 내린 봉작으로
오래 믿는 제후라는 뜻,
長腎侯[장신후] : 노애의 양물이
긴 제후라고 조롱한 것.
朴總角之的中者[박총각지적중자]
一則壯陽之故也[일즉장양지고야]
二則心志無外飾[이즉심지무외식]
三則勇往邁進之氣像
[삼즉용왕매진지기상]
可合於聘父大監故也.
[가합어빙부대감고야]
박 총각이 적중한 것은
첫째는 양물이 굳셈 때문이요,
둘째는 마음에 품은 의지가
밖으로 꾸밈이 없음이요,
셋째는 거리낌 없이
용감하게 나아가는 기상이
대감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處女之事言之則[처녀지사언즉지]
實如平周公主者[실여평주공주자]
無念富貴[무념부귀]
可以勤勉努力[가이근면노력]
期於成功者[기어성공자]
賢而有慧識者也[현이유혜식자야].
처녀의 일로 말한다면
참으로 평강공주와 같은 사람으로서
부귀에 아무 생각 없음이요,
근면 노력하여
성공을 기약하는 사람으로
어질면서 슬기와 분별이
있는 사람이로다.”
平周公主[평주공주] : 고구려 25대
평원왕의 딸,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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