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石囊踰首我心當[석랑유수아심당]

돌지둥[宋錫周] 2023. 8. 16. 15:18

石囊踰首我心當[석랑유수아심당]

돌주머니를 내 머리 뒤로 던지는 것이

내 마음에 합당합니다.

 

有一宰相之女[고유일재상지녀] 

年及二八[년급이팔]

請婚簇出[청혼족출].

 

옛날에

한 재상의 딸이 있었는데

나이 16세에 이르자

청혼이 잇달았다.

簇出[족출] : 대가 솟아오르듯

  떼를 지어 연달아 생겨남.

 

 

或云[혹운]:

"文章當代第一[문장당대제일].' 

或云[혹운]:

"武術[무술]絶倫[절륜], 

能於馬上[능어마상] 

射落飛鳥[사락비조]." 

或云[혹운]:

"池下良田數十頃[지하량전수십경]." 

不可一一枚擧也[불가일일매거야].

 

어떤이는,

"문장이 당대 제일이다." 하며, 

혹은 "무술이 매우 뛰어나서, 

말 위에서 나는 새를 쏘아

떨어뜨릴 수 있다."하고, 

혹은,

"못 밑에 좋은 논이 수십 정이라.] 

하여, 하나하나 낱낱이 들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結緣於宰相之家[결연어재상지가] 

而欲[이욕]藉勢者[자세자]

正如門前成市[정여문전성시]. 

數萬之衆[수만지중] 

誰知鳥之雌雄[수지조지자웅]?

 

재상의 집과 인연을 맺어, 

행세하려는 자들이 마치

문 앞에 장터를 이룬 것 같았다. 

그 많은 놈들 가운데

어느 놈이 진실하고, 

어느 놈이

허튼 놈인지를 알겠는가?

藉勢[자세] : 자기나 남의 세력을 믿고 의지함.

 

 

宰相之隣家[재상지린가]

有朴總角者[유박총각자] 

地賤家貧[지천가빈]

獨有老母[독유로모] 

無强近之親族[무강근지친족]

無以請婚[무이청혼]

 一朝[일조] 

往於宰相之家[왕어재상지가] 

直前[직전]突入曰[돌입왈]:

"大監主[대감주]試思之[시사지].

 

재상의 이웃에, 

박씨 성을 가진 총각이 있었으니, 

지위는 천하고 집은 가난한데다, 

늙은 홀어미만 있고, 

가까이 힘 있는 친족도 없어, 

청혼할 수도 없었으나, 

한번은 아침에, 

재상의 집으로 가서

바로 앞에 뛰어 들어 말하기를

"대감님은 잘 생각하십시오."

 

 

文章武術[문장무술]

雖曰絶倫[수왈절륜] 

不如人品之信實[불여인품신실] 

富有[부유]四海[사해], 

非吾物何[비오물하]?

都是[도시]虛像[허상]

何以託子女之將來乎?"

[하이탁자녀지장래호]

 

문장과 무술이

비록 뛰어나다 하지만, 

인품이 신실함과 같지 못하고, 

천하의 재물이 모두

자기 것이라 하지만

그것이 대감의 것도 아니니

무엇이겠습니까? 

도대체 거짓된 모습에

어찌 자녀의 장래를

맡기려 하십니까?" 하니,

 

 

宰相曰[재상왈]:

"汝之信實者何[여지신실자하], 

汝之矜持者何[여지긍지자하]?" 

 

재상이 말하기를

"너의 신실이란 것이 무엇이며, 

너의 긍지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니, 

 

 

總角答曰[총각답왈]:

"吾有一物而已[오유일물이이] 

與我平生信實[여아평생신실] 

不離左右[불리좌우]

雖漆黑夜中[수칠흑야중] 

卽命卽對[즉명즉대]

不以[불이]三公換[삼공환]."

 

총각이 대답하기를,

"나에게는

한 물건이 있을 따름이니, 

나와 더불어 평생 미덥고 진실하여

좌우를 떠나지 않으며

 비록 칠흑 같은 밤중이라도

명령하는 즉시 마주하나니, 

삼정승과도

바꾸지 않겠습니다." 하니,

 

 

宰相曰[재상왈]:

"厥物[궐물]云何운하]? 

使我一見可也[사아일견가야]." 

總角應聲卽出厥物

[총각응성즉출궐물] 

頭大莖長剛勁之象

[대두경장강경지상] 

可謂天下一品也[가위천하일품야].

 

재상이 말하기를

"그 물건이 무엇이고? 

나에게 한 번 보여봐라." 하니, 

총각이 대감의 말에 따라

즉시 그 물건을 내놓으니

대가리가 크고, 줄기가 길며, 

굳세고 굳센 모양이

가히 천하일품이라.

 

 

總角誇於宰相之前曰:

[총각과어재상지전왈]

"在秦[재진]張良椎[장량퇴] 

漢[재한]蘇武節[소무절]

一擊可破天子頭[일격가파천자두]

異城不變初心之節

[이성불변초심지절]

豈不曰丈夫哉[기불왈장부재]? 

石囊懸於腎頭[석낭현어신두] 

一揮之則踰我首也."

[일휘지즉유아수야]

 

총각이 재상 앞에서

자랑하여 말하기를,

"이 속에 진나라

장량의 철추가 있고, 

한나라 소무의 절개가 있어, 

일격에 천자(진시황)

머리를 깨부슬 수 있습니다. 

타국에서 처음 가진

마음의 절개를 변하지 않으니, 

어찌 장부라 하지 않겠습니까? 

돌주머니를

양물 대가리에 매달아

한번 휘두르면 

내 머리 뒤로 넘깁니다." 

하였다.

 

張良[장량] : 진 시황을

  철퇴로 때려죽이려 했던 장사,

蘇武[소무] : 한 무제 때

  흉노에 사신으로 갔다

  인질로 잡혔으나

  끝까지 절개를 지킨 충신,

 

 

宰相[재상]欽羨[흠선]不已[불이] 

不知女意問於女[부지여의문어여] 

其女引硯而卽題一絶曰:

[기녀인연이즉제일절왈]

 

재상이 부럽기 짝이 없지만

딸의 뜻을 알지 못하여

딸에게 물으니

그 딸이 벼루를 당겨

절구 한 수로 읊어 가로되,

 

 

"文章活潑多勞苦[문장활발다로고] :

문장이 활발한 것은

노고만 많고

 

射御才能戰死亡[사어재능전사망] : 

활쏘기와 말타기에 재능 있음

싸움에서 죽을 것이라.

 

池下有田逢水損[지하유전봉수손] :

못 밑에 논이 있으면

물난리 만나 손해를 볼 것이니

 

石囊踰首我心當[석낭유수아심당] :

돌주머니를 머리 넘어 던지는 것

내 마음에 합당합니다. 

했다네요.

 

 

野史氏曰[야사씨왈]: 

有如斯之事實[고유여사지사실] 

嫪毐者也[진노애자야]

壯陽[장양] 

可以擧梧桐車輪[가이거오동거륜] 

行數步故[행수보고]

聞於始皇母后[문어시황모후] 

潛入宦侍[잠입환시]

爲始皇母之所重[위시황모지소중] 

封[봉]長信侯[장신후]. 

實賴腎之壯勁故也

[실뢰현지장경고야]

謂之長腎侯可也[위지장현후가야]

 

평론가는 말하기를,

"옛날에 이와 같은 사실이 있으니

진나라의 노애라는 자라. 

양물의 굳셈이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매달아

몇 걸음을 걸을 수 있었던 까닭에

시황모후가 소문을 듣고

몰래 내시로 들이니, 

시황모후의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장신후(오랫동안 믿는 제후)

봉해졌더라. 

그러나 사실은

양물의 굳세고 단단함에

힘입은 때문이니, 

장신후(양물이 긴 제후)

일컬음이 옳을 것이다.

 

嫪毐[노애] : 양물의 장대하여 소문나

  진시황의 어머니에게 총애를 받음.

長信侯[장신후] :진시황 모후가

  노애에게 내린 봉작으로

  오래 믿는 제후라는 뜻,

長腎侯[장신후] : 노애의 양물이

  긴 제후라고 조롱한 것.

 

 

朴總角之的中者[박총각지적중자] 

一則壯陽之故也[일즉장양지고야] 

二則心志無外飾[이즉심지무외식] 

三則勇往邁進之氣像

[삼즉용왕매진지기상]

可合於聘父大監故也.

[가합어빙부대감고야]

 

박 총각이 적중한 것은

첫째는 양물이 굳셈 때문이요, 

둘째는 마음에 품은 의지가

밖으로 꾸밈이 없음이요, 

셋째는 거리낌 없이

용감하게 나아가는 기상이

대감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處女之事言之則[처녀지사언즉지] 

實如平周公主者[실여평주공주자] 

無念富貴[무념부귀] 

可以勤勉努力[가이근면노력] 

期於成功者[기어성공자] 

賢而有慧識者也[현이유혜식자야].

 

처녀의 일로 말한다면

참으로 평강공주와 같은 사람으로서

부귀에 아무 생각 없음이요, 

근면 노력하여

성공을 기약하는 사람으로

어질면서 슬기와 분별이

있는 사람이로다.”

 

平周公主[평주공주] : 고구려 25

 평원왕의 딸,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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