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捩杖覆麵[열장복면]

돌지둥[宋錫周] 2023. 10. 5. 08:12

捩杖覆麵[열장복면] 

회초리를 들다 국수를 엎지르다.

 

一老僧手墾山田[일로승수간산전] 

種木麥[종목맥]至六畝[지륙무] 

僧喜曰[승희왈]:

"吾今年[오금년]

可以多喫麵矣[가이다끽면의]"

沙彌曰[사미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내위끽야]." 

 

한 노승이 손수 산밭을 개간하여

메밀을 심어 여섯 이랑에 이르이

스님이 기뻐하여 말하기를,

"내 올해에는 국수를
많이 먹을 수 있겠다
."하니

사미승이 말하기를

"스님께서 잡수시고 나서야, 
그제야 잡수시는 것 이지요."

하였다. 

 

沙彌[사미]; 사미승,

  20세 미만의 어린 중,

木麥[목맥] : 메밀.

 

 

又至收麥登場[우지수맥등장]

僧曰[승왈]: "作麵[작면]已近[이근] 

可以飽矣[가이포의]."

沙彌曰[사미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내우끽야]." 
及至舂麥作麵[급지용맥작면]

盛於大盆[성어대분] 

麵臭[면취] 擁鼻[옹비]

 

메밀을 거두어 등장해 이르며

스님이 말하기를

"국수 만드는 것이

이미 가까웠으니

배부르게 먹겠다."하니
사미승이 말하기를

"스님께서 잡수시고 나서야

그제야 잡수시는 것이지요."

하였다. 

이에 메밀을 찌어

국수를 만들어, 

큰 그릇에 담으니, 

국수냄새가 코를 찌르는 지라

 

僧曰[승왈]:

"今已作麵[금이작면]

不得飽乎[기부득포호]."

沙彌又曰[사미우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이위끽야]." 

僧大發怒曰[승대발노왈]:

 

 

스님이 말하기를

"이제 이미 국수를 만들었으니

어찌 배부르지 않으랴."하니

사미승이 또 말하기를,

 

 

"作麵置前[작면치전] 

一飽[일포] 卽在[즉재], 

又言喫了[우언끽료], 

乃爲喫也[내위끽야]

何其無德口若是[하기무덕구약시]"
將欲撻之擧杖[장욕달지거장]

突起捩麵而覆之[돌기렬면이복지],

沙彌急走而言曰[사미급주이언왈]:

"吾言喫了[오언끽료] 

乃爲喫者[내위끽자],

正以此也[정이차야]."

 

"스님께서 잡수고 나야, 
그제사 그게 잡수시는 거지요."하니, 

스님이 크게 화를 내며 말하기를,

"국수를 만들어 앞에 놓으며
한 번 배부를 것이 눈앞에 있는데
, 
또 잡수고 나야만
그게 먹는 것이 된다니
,

어찌 그 입이 그리

덕이 없음이 이 같으냐?"하며, 
회초리를 들고 종아리를 치려고
갑자기 일어나려다
, 

국수를 들어 둘러엎었는데, 
사미승이 급히 달려가며 말하기를
"
내가 말하기를
잡수고 나야만
그게 잡수는 것이 된다고 하였는데
, 

내말이 바로 이 말입니다.”

 

突起[돌기]; 갑자기 일어남, 돌지둥.

 

 

諸僧拍手而笑[제승박수이소]. 

俗所謂師主喫了[속소위사주끽료], 

乃爲喫之說[내위끽지설], 

盖出於此[개출어차].

 

여러 스님이 손뼉을 치며 웃었다. 

속담에 이른바

스승님께서 잡수고 나야

그게 잡수시는 것이라는 말이, 

대개 여기서 나온 말이다.

 

 

野史氏曰[야사씨왈]:

"語云[어운];

'一飮一啄[일음일탁]

亦有數也[역유수야].'

沙彌所云[사미소운], 

可謂知言矣[가위지언의]. 

噫[희] ! 

聖人無意無必[성인무의무필], 

種麥喫麵[종맥끽면],

乃可必之事[내가필지사], 

終歸於不可必[이종귀어불가필] 

凡世事之難[범세사지난]

必有[필유]如是也夫[여시야부].

 

야사씨가 말하기를

"옛 말에 이르기를,

한 번 마시고 한 번 쪼는데도

역시 운수가 있다.’했으니, 

사미가 말한 것도, 

알 수 있는 말이라 할 것이다. 

슬프다! 

성인이 뜻이 없으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할 수 없다

하였으니, 

보리를 심고 국수를 먹음이,

곧 반드시 있을 수 있는 일이

끝내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돌아가고 말았으니 

무릇 세상의 일의 어려움이란

반드시 이와 같은 일이 있다

할 것이다.

 

 妓生合作[기생합작]   

 

삿갓 :

平壤妓生何所能[평양기생하소능] :

평양기생은 무엇에 능한지 ?

 

기생 :

能歌能舞又詩能[능가능무우시능] :

노래와 무용에 시까지 능하다오.

 

삿갓 :

能能其中別無能[능능기중별무능] :

능하고 능해도 별로 능한게 없구먼

 

기생 :

月夜三更呼夫能[월야삼경호부능] :

달 밝은 한밤중에

지아비 부르는 소리에 능하다오.

 

능할 能[능]을 운자로 주고 받는

정경이 눈에 그려집니다.

평양감사도 감탄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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