捩杖覆麵[열장복면]
회초리를 들다 국수를 엎지르다.
一老僧手墾山田[일로승수간산전]
種木麥[종목맥]至六畝[지륙무]
僧喜曰[승희왈]:
"吾今年[오금년]
可以多喫麵矣[가이다끽면의]"
沙彌曰[사미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내위끽야]."
한 노승이 손수 산밭을 개간하여
메밀을 심어 여섯 이랑에 이르이
스님이 기뻐하여 말하기를,
"내 올해에는 국수를
많이 먹을 수 있겠다."하니
사미승이 말하기를
"스님께서 잡수시고 나서야,
그제야 잡수시는 것 이지요."
하였다.
沙彌[사미]; 사미승,
20세 미만의 어린 중,
木麥[목맥] : 메밀.
又至收麥登場[우지수맥등장]
僧曰[승왈]: "作麵[작면]已近[이근]
可以飽矣[가이포의]."
沙彌曰[사미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내우끽야]."
及至舂麥作麵[급지용맥작면]
盛於大盆[성어대분]
麵臭[면취] 擁鼻[옹비]
메밀을 거두어 등장해 이르며
스님이 말하기를
"국수 만드는 것이
이미 가까웠으니
배부르게 먹겠다."하니
사미승이 말하기를
"스님께서 잡수시고 나서야
그제야 잡수시는 것이지요."
하였다.
이에 메밀을 찌어
국수를 만들어,
큰 그릇에 담으니,
국수냄새가 코를 찌르는 지라
僧曰[승왈]:
"今已作麵[금이작면]
豈不得飽乎[기부득포호]."
沙彌又曰[사미우왈]:
"師主喫了[사주끽료],
乃爲喫也[이위끽야]."
僧大發怒曰[승대발노왈]:
스님이 말하기를
"이제 이미 국수를 만들었으니
어찌 배부르지 않으랴."하니
사미승이 또 말하기를,
"作麵置前[작면치전]
一飽[일포] 卽在[즉재],
又言喫了[우언끽료],
乃爲喫也[내위끽야]
何其無德口若是[하기무덕구약시]"
將欲撻之擧杖[장욕달지거장]
突起捩麵而覆之[돌기렬면이복지],
沙彌急走而言曰[사미급주이언왈]:
"吾言喫了[오언끽료]
乃爲喫者[내위끽자],
正以此也[정이차야]."
"스님께서 잡수고 나야,
그제사 그게 잡수시는 거지요."하니,
스님이 크게 화를 내며 말하기를,
"국수를 만들어 앞에 놓으며
한 번 배부를 것이 눈앞에 있는데,
또 잡수고 나야만
그게 먹는 것이 된다니,
어찌 그 입이 그리
덕이 없음이 이 같으냐?"하며,
회초리를 들고 종아리를 치려고
갑자기 일어나려다,
국수를 들어 둘러엎었는데,
사미승이 급히 달려가며 말하기를
"내가 말하기를
잡수고 나야만
그게 잡수는 것이 된다고 하였는데,
내말이 바로 이 말입니다.”
突起[돌기]; 갑자기 일어남, 돌지둥.
諸僧拍手而笑[제승박수이소].
俗所謂師主喫了[속소위사주끽료],
乃爲喫之說[내위끽지설],
盖出於此[개출어차].
여러 스님이 손뼉을 치며 웃었다.
속담에 이른바
스승님께서 잡수고 나야
그게 잡수시는 것이라는 말이,
대개 여기서 나온 말이다.
野史氏曰[야사씨왈]:
"語云[어운];
'一飮一啄[일음일탁]
亦有數也[역유수야].'
沙彌所云[사미소운],
可謂知言矣[가위지언의].
噫[희] !
聖人無意無必[성인무의무필],
種麥喫麵[종맥끽면],
乃可必之事[내가필지사],
而終歸於不可必[이종귀어불가필]
凡世事之難[범세사지난]
必有[필유]如是也夫[여시야부].
야사씨가 말하기를
"옛 말에 이르기를,
‘한 번 마시고 한 번 쪼는데도
역시 운수가 있다.’했으니,
사미가 말한 것도,
알 수 있는 말이라 할 것이다.
슬프다!
성인이 뜻이 없으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할 수 없다
하였으니,
보리를 심고 국수를 먹음이,
곧 반드시 있을 수 있는 일이
끝내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돌아가고 말았으니
무릇 세상의 일의 어려움이란
반드시 이와 같은 일이 있다
할 것이다.
妓生合作[기생합작]
삿갓 :
平壤妓生何所能[평양기생하소능] :
평양기생은 무엇에 능한지 ?
기생 :
能歌能舞又詩能[능가능무우시능] :
노래와 무용에 시까지 능하다오.
삿갓 :
能能其中別無能[능능기중별무능] :
능하고 능해도 별로 능한게 없구먼
기생 :
月夜三更呼夫能[월야삼경호부능] :
달 밝은 한밤중에
지아비 부르는 소리에 능하다오.
능할 能[능]을 운자로 주고 받는
정경이 눈에 그려집니다.
평양감사도 감탄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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