懶翁裝包[나옹장포] 二首[2수]-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나옹장포.
香槃[향반] : 향을 사르는 그릇.
勤師入燕代[근사입연대] : 혜근 선사께서 연대에 들어가시어
跋涉千萬里[발섭천만리] : 산 넘고 물건너니 일천 만리 길이네.
飛錫渡江南[비석도강남] : 석장을 날리며 남쪽의 강을 건너고
長年作行李[장년작행리] : 오랜 세월을 여행 짐을 꾸려 다녔네.
爲法不憚遠[위법불탄원] : 불법 위하여 멀어짐도 꺼리지 않고
挑包江湖裏[도포강호리] : 싸서 어깨에 메고 강호를 다스렸지.
參箇本色人[참개본색인] : 인간의 본색이 어떠한가 헤아리며
痛念生老死[통년생로사] : 살아 늙다가 죽음 아프게 생각했네.
晝夜十二時[주야십이시] : 밤과 낮으로 12시 하루 종일토록
念念無間斷[염념무간단] : 마음속 생각을 끊을 틈도 없었지.
所以製香槃[소이제향반] : 까닭에 향을 사르는 쟁반 만들어
點檢寂與散[점검적여산] : 고요와 한가로움 함께 점검했네.
水邊或林下[수변혹림하] : 강물 모퉁이와 혹은 숲 아래에서
以此長爲伴[이차장위반] : 이를 거느려 길이 짝을 이루었네.
遙遙淸夜長[요요청야장] : 멀고 아득한 맑은 밤에 나아가니
寂寂啼禽猿[적적제금원] : 외롭고 쓸쓸히 새와 원숭이 우네.
覩此慕古人[도차모고인] : 이를 보니 옛 선사가 그리워져
蕩我心塵昏[탕아심진혼] : 내 마음의 어두운 티끌 씻어내네.
懶翁[나옹] : 懶翁禪師[나옹선사, 1320-1376] 법명은 慧勤[혜근]
호는 懶翁[나옹]이며, 속명은 元慧[원혜].
속성은 牙[아]씨이며 寧海府[영해부] 사람. 인도의 고승 지공스님의 제자
고려 말기의 고승으로 공민왕의 왕사였으며, 조선건국에 기여한 무학대사의 스승.
목은 이색의 오대산 상원사 승당기에 따르면 나옹의 제자인 英露菴[영로암]이
오대산을 유람하다가 상원에 들어와 僧堂[승당]이 터만 있고 집이 없음을 보고
곧 탄식하며 말하기를, “오대산은 천하의 명산이요, 상원은 또한 큰 사찰이다. 중략
김시습이 바리때 鉢[발]과 헤진 繩床[승상]을 보고懶翁裝包[나옹장포]를 지음.
燕代[연대] : 燕雲[연운]의 옛 이름. 연은 북경, 운은 大同[대동]을 가리킴.
지금의 河北[하북] 북부와 山西[산서] 서북부.
跋涉[발섭] :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감.
飛錫[비석] : 승려나 도사가 순례하러 돌아다님을 이르는 말.
痛念[통념] : 몹시 아프게 생각함.
念念[염념] : 한 찰나 한 찰나 곧 짧은 시간,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함, 여러가지 생각.
梅梅月堂詩集卷之十[매월당시집권지십] 詩○遊關東錄[시 유관동록] 1583년
金時習[김시습 : 1435-1493]
'매월당 김시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詠狐[영호] (0) | 2023.03.22 |
---|---|
懶翁裝包[나옹장포] 二首[2수]-2 (0) | 2023.03.17 |
淸夜遊五臺[청야유오대] (2) | 2023.03.08 |
遊仙歌[유선가] 6-6 (0) | 2023.03.01 |
遊仙歌[유선가] 6-5 (2) | 2023.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