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열

次曺可運[차조가운]韻[운] 2-1

돌지둥[宋錫周] 2024. 8. 30. 07:38

次曺可運[차조가운] 一周[일주] 韻[운] 2-1  宋時烈[송시열]

가운 조일주의 운을 차하다.

 

經旬淫雨暗東南[경순음우암동남] : 열흘 지난 장맛비에 동남쪽이 어두우니
此日羈愁兩不堪[차일기수량불감] : 이 날 나그네 시름 아울러 견디기 어렵네.
直恐橫流傾砥柱[지공홍류경지주] : 바로 범람하여 지주산이 기울까 두렵고
寧論蒸瘴渾山嵐[영론증장혼산람] : 어찌 찌는 장기와 산의 독기 흐림 논할까.
時人遮莫登車蓋[시이차막등거개] : 당시 사람 거개정에 오름 조용히 숨겼고
聖母端宜賦葛覃[성모단의부갈담] : 성모는 단정하게 '갈담'을 읊음 마땅했네.
爲問朗州遷客意[위문랑주천객의] : 묻노니 영암으로 귀양 가 있는 나그네 뜻
何如精衛樹枝含[하여정위수지함] : 정위의 새가 나뭇가지 머금는 것 어떤가.

車蓋[거개]亭名[정명]蔡確登此[채확등차] : 車蓋[거개]는 정자 이름인데,

  蔡確[채확]이 이곳에 올라 시를 지어

譏訕宣仁太后[기산선인태후] : 宣仁太后[선인태후]를 비웃고 헐뜯어 말하였다.

葛覃[갈담]有后妃四德[유후비사덕]勤儉孝敬[근검효경] : '葛覃[갈담]'에는

  后妃[후비] 太姒[태사]의 네 가지 덕이 있는데, 근면, 검소, 효성, 공경이다.

李白詩[이백시]區區精衛鳥[구구정위조]含木空哀吟註[함목공애음주]

이백의 시 "구차하게 애쓰는 정위새, 나뭇가지 물고 부질없이 슬피

  읊조리네."라는 구절에 대한 주에

以比人臣懷區區報國之心[이차인신회구구보국지심]盡忠竭力[진충갈력]

신하가 나라에 보답하려는 구구한 마음을 품고 충성을 다해 힘을 쏟고 있는데도

而不見知者[이불견지자] :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其意微而顯矣[기의미이현의] : 그 뜻이 은미하면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겠다.

 

可運[가운] : 曺一周[조일주, 1646-1718]의 자, 호는 靖閒齋[정한재]

   송시열의 문인. 전남 靈巖[영암]에서 소나무와 국화를 심어 놓고

   조용한 삶을 살며 죽을 때까지 청나라 연호를 쓰지 않고 지조를 지킴.

   宋子大全隨箚 卷13[송자대전 13권].

橫流[횡류] : 물이 제 곬으로 흐르지 않고 옆으로 꿰져 흐름,

    범람하다, 흘러 넘치다, 마구흐르다, 횡류하다.

砥柱[지주] : 중국 河南[하남]의 황하 중류에 서 있는 바위산.

    격 동의 정치 상황에 맞서 위태롭게 버티고 서 있는

    黨內[당내]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山嵐[산람] : 산속의 운무, 산 속의 습기, 산 속의 독한 기운.

車蓋[거개] : 安州[안주]의 서북쪽에 있던 정자의 이름.

    蔡確[채확]이 송나라 神宗[신종] 때 권력을 누리다가

    哲宗[철종] 즉위 이후에 밀려나 지방 관리로 전전하다가

    元祐[원우] 2년(1087)에 거개정에 올라 시를 지었는데,

    철종을 대신하여 수렴청정하던 宣仁太后[선인태후]를

    則天武后[측천무후]에 빗대어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선인태후는 많은 인재를 등용하여

    원우의 盛世[성세]를 이룩하면서 女中[여중 堯舜[요순]으로

    일컬어지던 상황이므로 당시 사람들은 그 시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말이다.

    宋史[송사] 姦臣列傳[간신열전] 蔡確[채확].

聖母[성모] : 백성들이 國母[국모]를 성스럽게 이르는 말.

葛覃[갈담] : 시경 周南[주남] 葛覃[갈담],

    周[주]나라 文王[문왕]의 후비인 태사가 읊은 시.

    성모는 표면적으로는 태사를 가리키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원우의 성세를 이룬 선인태후를 가리키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나라 顯宗[현종]의 비인 明聖王后[명성왕후] 金氏[김씨]를 비유.

    1675년(숙종1)에 三福[삼복]의 비리 사건이 벌어졌을 때

    대비인 명성왕후가 개입하여 이들을 귀양 보내자

    尹鑴[윤휴]를 비롯한 남인들이 대비를 비방하는 일이 있었는데,

    송시열 입장에서는 선인태후를 비방한 채확을 윤휴 등의 남인에 빗대고

    명성왕후를 선인태후에 빗대어 말함으로써 명성왕후의 일련의 조처가

    성덕에서 나온 합당한 판단이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宋子大全 附錄 卷2 年譜 崇禎 48年 乙卯》.

朗州[낭주] : 영암의 옛 지명, 문곡 金壽恒[김수항, 1629-1689]의 귀양지.

    그는 1675년에 許積[허적]과 윤휴를 배척하고

    삼복의 처벌을 주장하다가 영암에 유배되었다.

精衛[정위] : 중국 고대로부터 전하는 환상의 새.

      여름을 지배하는 帝[염제]의 딸이 동해에 빠져 죽어, 

      그 몸이 새로 화했다고 하며 항상 서산의 돌과 나무를 물어다

      동해를 메우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함.

 

宋子大全卷四[송자대전4권] 詩[시]○七言律詩[칠언률시]

송시열[1607-1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