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季任密陽嶺南樓和朴昌世詩[차계임밀양영남루화박창세시]
退溪 李滉[퇴계이황]
계임이 박창세의 밀양 영남루에 화답한 시를 차하여.
二十二韻[이십이운] 秋자의 尤에 차운, 51세때인 1551년 작
乙未南遊嶺海秋[을미남우령해추] : 을미년에 가을 영남의 바다 남쪽에 노닐적에
曾攀危檻眺雄州[증반위함조웅주] : 이에 높은 난간 올라 웅장한 고을 바라보았지.
紛綸世事千回轉[분륜세사천회전] : 어지러이 휩싸인 세상 일 무성하게 회전하고
合沓天星兩匝周[합답천성량답주] : 합하여 겹쳐진 하늘의 별은 두루 짝하여 도네.
夢化浪尋三島月[몽화랑심삼도월] : 꿈을 따라서 삼도의 달빛과 물결을 찾아볼까
詩疆空憶萬家侯[시강공억만가후] : 시를 정하고 일만가의 제후 헛되이 생각하네.
病纏漳水寧天意[병전장수녕천의] : 병들어 장수에 얽힘이 어찌 하늘의 뜻일런가
詞賁滕王定鬼謀[사분등왕정귀모] : 등왕각 아름다운 시문 귀신의 계략이 머무네.
舊說一琴隨隻鶴[구설일금수척학] : 옛날 거문고 하나에 학이 하나 따랐다 하는데
今聞長笛倚高樓[금문장적의고루] : 지금은 긴 피리 높은 누각에 기대어 듣는다네.
風雲入筆驅神變[풍운입필구신변] : 바람과 구름 붓에 들어와 신의 변화 몰아내고
海岳披眸豁遠幽[해악피모할원유] : 바다와 산악 에 눈을 펴니 그윽히 멀리 뚫리네.
鄂渚烟光荊樹外[악저연광형수외] : 악주 물가의 안개는 형주 숲 밖으로 빛나고
長沙秋色楚江頭[장사추색초강두] : 장사의 가을은 초나라 강 머리를 화장하네.
霞觴艷海羞麟鳳[하상염해수린봉] : 고운 바다 술잔에 봉황과 기린 수줍어하고
仙樂轟天詠瑟璆[선악굉천영슬구] : 신선 노래 울리는 하늘 옥 거문고 노래하네.
弔古自成歌激烈[조고자성가격렬] : 옛날 생각하며 스스로 이룬 노래 격렬해지고
傷今尤覺語悲遒[상금으각어비주] : 애태운 지금 오히려 슬픔 다한 말을 깨닫네.
風斤妙質逢宜少[풍근묘질봉의소] : 장석의 묘한 도끼질 마땅히 만나기 적은데
白雪希音和豈稠[백설희음화기조] : 흰 눈이 바라는 소리에 화답함 어찌 많을까.
山澤臞形眞自笑[산택구형진자소] : 산과 내가 줄어든 형세 정말 스스로 비웃고
皇華佳什謬當酬[황화가십류당수] : 사신의 잘 지은 시 대하여 그릇되게 응대했네.
携來夜屋虹光貫[휴래야옥홍광관] : 연하여 돌아와 쉬는 집엔 무지개 빛 이루고
讀罷晨窓瑞色浮[독파신창서색부] : 독서를 마친 새벽 창에 상서로운 빛 떠있네.
熟路四方馳駿駕[숙로사방치준가] : 사방 익숙한 길에 준마로 수레를 달리고
洪流千里送颿舟[홍류천리송범주] : 천 리의 큰 흐름에 배를 빠르게 보내네.
煙花滿目啼黃鳥[연화만목제황조] : 눈에 가득한 봄철의 경치에 꾀꼬리 울고
雲雨垂空舞翠虯[운우수공무취규] : 하늘에 드리운 비 구름에 푸른 교룡 춤추네.
達士離塵淸似蛻[달사리진청사세] : 달사는 속세 떠남에 허물 벗은 듯 깨끗하고
凡夫徇俗窘如囚[범부순속군여수] : 범부는 속인을 따르니 군색하기 죄수 같네.
觀風有愛留棠茇[관풍유애류당발] : 풍속을 살피는 사랑 있어 감당나무에 머물고
食力何尤付橘洲[식력하우부귤주] : 조세에 의존하며 귤주에 부쳐짐 어찌 탓할까.
至敎幾人承化雨[지교기인승화우] : 지극한 가르침에 몇 사람이 가르침을 받았나
浮名唯我去懸疣[부명유아거현우] : 헛된 명성에 오직 나만 혹을 달고 가는구나.
涼涼獨見交如漆[양량독현교여칠] : 맑고 맑게 홀로 드러나 옻칠 같이 사귀었고
落落休論得若丘[낙락휴론득약구] : 솔직하게 편안히 논하니 언덕을 얻은 것 같네.
荏苒光陰嗟易失[임염광음차이실] : 점점 흘러가는 세월에 쉬이 잃음을 한탄하며
回環倚伏莽難求[회한의복망난구] : 돌고 도는 화와 복은 우거져 구하기 어렵구나.
悲傷觸事嬰深抱[비상촉사영심포] : 아픈 일을 당했으면 아이처럼 깊이 안아주고
感慨因公記壯遊[감개인공기장유] : 감개함에 인하여 공의 장쾌한 유람 기억하네.
安得樓居同吐納[안득루거동토납] : 어찌 높은 집을 얻어 신선의 술법을 함께하여
仍看羽化脫喧啾[인간우화탈훤추] : 인하여 신선이 되어 시끄러운 세상 벗어날까.
浮游汗漫出六合[부휴한만출륙합] : 탐탁지 않게 등한히 떠돌며 천지 사방 나아가
臥閱蓬萊淸淺流[와열봉래청천류] : 누워서 봉래산 맑고 얕게 흐르는 물을 보리라.
季任[계임] : 趙士秀[조사수, 1502-1558]의 자, 호는 松岡[송강].
경상도관찰사 역임(1542년 무렵). 申光漢[신광한,1484-1555]의 생질,
퇴계가 그의 輓詞를 지을 정도로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
昌世[창세] : 朴祥[박상, 1474-1530]의 자. 호는 訥齋[눌재].
乙未[을미] : 1535년에 영남루에 올라 웅장한 밀양 고을을 관찰한 적이 있고,
차운한 시점은 세월이 흘러 거의 20년이 흘렀음을 알려준다.
漳水[장수] : 하천 이름, 장하, 衛河[위하]의 지류로 지금의 하남성 · 하북성 경계에 있다.
鬼謀[귀모] : 범인으로썬 생각 할 수 없는 뛰어난 계략.
風斤[풍근] : 소리의 反響[반향]을 듣고 콧등의 흙을 떼어 냈다는 匠石[장석]의 도끼질.
皇華[황화] : 중국 사신의 높임말.
佳什[가십] : 아름답게 잘 지은 시가.
煙花[연화] : 봄철의 경치, 춘경.
達士[달사] : 理致[이치]에 밝아서 사물에 얽매어 지내지 아니하는 사람.
凡夫[범부] : 평범한 사람, 煩惱[번뇌]에 얽매어 생사를 超越[초월]하지 못하는 사람.
棠茇[당발] : 周[주] 나라의 명신 召伯[소백]이 고을을 순행하면서 초막으로 삼아
선정을 펼쳤던 甘棠[감당]나무 아래를 말함.
觀風[관풍] : 觀風察俗[관풍찰속], 풍속을 자세히 살펴봄.
食力[식력] : 자신의 힘으로 생활함, 백성의 조세에 의존함, 양식과 인력.
化雨[화우] : 교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것을 철에 맞추어 오는 비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荏苒[임영] : 차츰차츰 세월이 지나감. 사물이 漸進的[점진적]으로 변화함.
倚伏[의복] : 禍[화]와 福[복]은 서로 인연이 되어 일어나고 가라앉음.
悲傷[비상] : 마음이 슬프고 쓰라림.
吐納[토납] : 입으로 묵은 기운을 내뿜고 코로 새로운 기운을 들이마심.
신선이 되는 술법.
汗漫[한만] : 탐탁하지않고 등한히 함.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滉[이황 : 1501-1570]
'이 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次金惇敍讀書有感韻[차김돈서독서유감운] (0) | 2023.09.18 |
---|---|
七月十三夜月[칠월십삼야월] (0) | 2023.09.11 |
次趙監司季任上聾巖先生韻[차조감사계임상롱암선생운] (0) | 2023.08.30 |
溪堂偶興[계당우음] 10 (0) | 2023.08.22 |
溪堂偶興[계당우음] 9 (0) | 2023.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