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秋懷十一首[추회십일수]-8

돌지둥[宋錫周] 2025. 3. 18. 10:45

秋懷十一首[추회십일수]-8  退溪 李滉[퇴계 이황]

讀王梅溪和韓詩有感[독왕매계화한시유감]仍用其韻[잉용기운]

가을 회포 11수 - 8

왕매계가 화답한 한유의 시를 읽고 느낌이 있어 인하여 그 운을 쓰다.

 

昔遊蓬萊觀[석유봉래관] : 옛날에 유람하던 봉래산 살펴보니

古道追羲軒[고도추희헌] : 옛 가르침에 복희와 헌원을 따르네. 

圖書萬軸藏[도서만축장] : 그림과 책은 일만 수레나 감추었고

日月雙輪奔[일월쌍륜분] : 해와 달은 두개의 바퀴로 달려가네.

多病負國恩[다병부국은] : 병이 많으나 나라의 은혜에 빚지고

事業安足言[사업안족언] : 재능의 일은 어찌 말로 이루게 할까.

同游衆才彦[동유중재언] : 재주있는 선비 무리 함께 즐기며

斂衽皆盧前[염임개로전] : 모두 노조린 앞에서는 옷깃 여미네.

退歸非好事[퇴귀비호사] : 물러나 돌아감이 좋은 일 아니지만

誠恐刺素餐[성공자소찬] : 참으로 놀고 먹는다 간할까 두렵네.

猶堪夙志諧[유감숙지해] : 오히려 일찍 뜻을 조화되게 이루고

林下事塵編[임하사진편] : 수풀 아래서 세속의 일을 엮는다네.

心悅味芻豢[심열미추환] : 마음은 잘차린 음식 맛보다 기쁘고

力愧功百千[역괴공백천] : 힘써도 꽤 많의 수의 공에 부끄럽네.

飆撼庭樹[양표감정수] : 쓸쓸한 광풍이 뜰의 나무를 흔드니

肝膽自生酸[간담자생산] : 간과 쓸개에 저절로 신맛이 생기네.

玄晏一生痾[현안일생아] : 현안은 한 평생을 숙병을 앓았고

孝先晝日眠[효선주일면] : 변호선은 한 낮에도 잠만 잤다네.

但願遂此意[단원수차의] : 다만 원하기는 이 의미를 따르며

泉石送餘年[천석송여년] : 산수의 경치에 남은 생을 보내리라.

 

王梅溪[왕매계] : 王十朋[왕십붕,1112-1171], 宋[송]나라 시인, 문신.

   朱熹[주휘], 汪應辰[왕응신] 등의 학자들과 교유,

   소식의 시를 집주한 集註分類東坡先生詩[집주분류동파선생시]로 유명.

韓詩[한시] : 韓愈[한유, 768-824]의 시, 자는 退之[퇴지].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羲軒[희헌] : 복희씨와 軒轅[헌원].

斂衽[염임] : 斂襟[염금], 삼가 옷깃을 바로잡고 정숙히 함.

盧前[노전] : 당나라 초기 初唐四傑[초당사걸]로

   王勃[왕발,647-674], 梁炯[양형], 盧照鄰[노조린,637-689],

   駱賓王[낙빈왕,640-684]이 있었는데 양형이 말하길

   '내가 왕발의 뒤에 있는 것은 부끄럽고

    노조린의 앞에 있기는 어렵다'고 한 고사를 인용.

素餐[소찬] : 하는 일 없이 녹을 먹음.

芻豢[추환] : 썩 잘 차린 음식.

玄晏[현안] : 晉[진] 나라 때 은사인 皇甫謐[황보밀]의 호,     

   그는 평생 동안 벼슬을 하지 않고 학문에만 전념하였으며,

   뒤에는 風疾[풍질]까지 얻어 신음하면서도

   끝내 책 읽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晉書 卷51[진서 51권].

孝先[효선] : 後漢[후한]의 문인 邊韶[변소], 문장으로 이름이 남.

   하루는 낮잠을 자는데 제자들이 몰래 조롱하기를

   "변호선은 배가 볼록한데 낮잠만 자누나 " 이 말을 잠걸에 듣고는

   "변호선의 볼록한 배는 五經[오경]의 筒[통, 상자]다." 라 하였다.

泉石[천석] : 샘과 돌, 산수의 경치.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ㅣ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ㅣ1989

李滉[이황 : 1501-1570] : 본관은 眞城[진성], 자는 景浩[경호],

   호는 退溪[퇴계], 退陶[퇴도], 陶搜[도수].

   주자의 성리학을 심화, 발전시킨 조선의 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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