采蒿[채호]閔荒也[민황야]
未秋而饑[미추이기]野無靑草[야무청초]
婦人采蒿爲鬻[부인채호위죽]以當食焉[이당식언]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채호는 흉년을 걱정하여 쓴 시다.
아직 가을이 아닌데도 기근이 들어 들에 푸른 풀이라곤 없어
아낙들이 쑥을 캐어다 죽을 쑤어 그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己巳歲[기사세]余在茶山草菴[여재다산초암]
기사년 내가 다산의 초당에 있을 때인데,
是歲大旱[시세대한]
무릇 해에 크게 가물어
爰自冬春[원자동춘]至于立秋[지어입추]
이에 자연히 겨울부터 봄을 거쳐 입추가 이르기까지
赤地千里[적지천리]野無靑草[야무청초]
들에는 푸른 풀도 없이 붉은 땅이 천리였다.
六月之初[육월지초]流民塞路[유민색로]
6월 초가 되자 유랑민들이 길을 막아서니
傷心慘目[상심참목]如不欲生[여불욕생]
마음이 아프고 보기에 처참하여 살고자하는 의욕이 없는 것 같았다.
顧負罪竄伏[고부죄찬복]未齒人類[미치인류]
돌아보니 죄를 짓고 숨어 엎드리니 사람 축에 끼지도 못하기에
烏昧之奏無階[오매지주무계]銀臺之圖莫獻[은대지도막헌]
烏昧[오매]에 관하여 아뢸 길이 없고, 銀臺[은대]의 그림도 바칠 수 없어
時記所見[시기소견]綴爲詩歌[철위시가]
그때그때 본 것들을 시가로 엮어보았는데,
蓋與寒螿冷蛬[개여한장랭공]共作草間之哀鳴[공작초간지애명]
모두 쓸쓸한 애매미나 찬 귀뚜라미가 함께 풀밭에서 슬피 울 듯이 함께 울면서
要其性情之正[요기성정지정]不失天地之和氣[불실천지지기화]
성과 정의 바름을 요구하며 천지의 생기있는 기색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久而成編[구이성편]名之曰田間紀事[명지왈전간기사]
오래 몇 편을 이루어 이름하여 田間紀事[전간기사 : 田家紀事]라고 하였다.
烏昧[오매] : 고사리의 이칭, 烏昧草[오매초],
宋[송]의 范仲淹[범중엄]이 江淮[강회] 지대를 안무시키고 돌아와서
가난한 백성들이 먹고 있는 오매초를 올리면서,
그것을 六宮[육궁]의 戚里[척리]들에게 보임으로써 사치를 억제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山堂肆考[산당사고].
銀臺[은대] : 銀臺之圖[은대지도], 북송의 熙寧[희녕] 6년 (1073) 7월부터 7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아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게 되었다.
동북지방에 유민들이 길을 메워 그 형상이 갖가지로 차마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鄭俠[정협]이 이 정경을 목도하고 임금에게 직접 간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유민의 처참한 정황을 그림으로 여실히 그려, 急報[급보]라 가칭하고
역마 편에 銀臺司[은대사]로 올렸다.
임금은 그 그림을 보고 탄식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다.
宋史[송사] 鄭俠傳[정협전 권321].
승정원의 별칭,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여러 가지 사항들을
임금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采蒿采蒿[채호채호] : 다북쑥을 캐고 또 캐지만
匪蒿伊莪[비호이아] : 다북쑥이 아니라 그냥 쑥이네.
群行如羊[군행여양] : 무리지어 가는 양들 같이
遵彼山坡[준피산파] : 저 산 비탈을 따라가네.
靑裙偊僂[청군우루] : 푸른 치마에 삼가며 구부리고
紅髮俄兮[홍발아혜] : 붉은빛 초목은 기울었구나.
采蒿何爲[채호하위] : 캐어낸 쑥으로 무엇을 할까
涕滂沱兮[체방타혜] : 눈물이 퍼붓듯 흐르는구나.
甁無殘粟[병무잔속] : 항아리엔 남은 양식도 없고
野無萌芽[야무맹아] : 들에는 새로 트는 싹도 없네.
唯蒿生之[유호생지] : 오직 사철쑥만이 살아나서
爲毬爲科[위구위과] : 제기처럼 무성하게 되었네.
乾之䕩之[건지로지] : 말리고 또 말린 매실을 써서
瀹之鹺之[약지차지] : 삶아 쓰며 소금을 사용하여
我饘我鬻[아전아육] : 나는 죽으로 굶주림 속이니
庶无他兮[서무타혜] : 바라기는 다른 것 아니라네.
采蒿采蒿[채호채호] : 다북쑥 캐고 쑥을 캐지만
匪蒿伊菣[비호이긴] : 다북쑥이 아니라 개사철쑥이네.
藜莧其萎[여현기위] : 명아주도 비름도 이미 시들고
慈姑不孕[자고불잉] : 쇠귀나물은 기를수도 없구나.
芻槱其焦[추유기초] : 짚을 태우려니 이미 태웠고
水泉其盡[수천기진] : 강물과 샘물까지 이미 다했네.
田無田靑[전무전청] : 밭을 갈아도 우렁이도 없고
海無蠯蜃[해무비신] : 바다에는 조개 종류도 없구나.
田靑[전청]田螺也[전라야] : 전청은 우렁을 말한다.
君子不察[군자불찰] : 벼슬 높은분 살펴보지도 않고
曰饑曰饉[왈기왈금] : 말하길 흉년이니 굶는다하네..
秋之旣殞[추지기운] : 가을이면 이미 죽을 판인데
春將賑兮[춘장진혜] : 봄이되어야 장차 구휼한다네.
夫壻旣流[부서기류] : 남편 벌써 떠돌고 있으니
誰其殣兮[수기근혜] : 누가 마땅히 시체를 묻을까.
嗚呼蒼天[오호창천] : 오호통재라 푸른 하늘이여
曷其不憖[갈기불은] : 어찌 그리 억지로도 못하는가 ?
采蒿采蒿[채호채호] : 다북쑥을 캐고 또 캔다지만
或得其蕭[혹득기소] : 혹은 그 맑은대쑥도 얻네.
或得其䕲[혹득기름] : 혹은 그 행쑥도 얻고
或得其蒿[혹득기호] : 혹은 그 다북쑥을 얻네.
方潰由胡[방궤유호] : 풀의 움도 모두 문드러지니
馬新之苗[마신지묘] : 말에겐 처음 곡식을 사용하네.
曾是不擇[증시불택] : 이미 이를 분간할 수 없는데
曾是不饒[증시불요] : 이미 이도 넉넉하지 못하네.
搴之捋之[건지랄지] : 뽑아 내 쓰고 집어 따서
于筥于筲[우거우소] : 둥구미와 대그릇에 담았지.
歸焉鬻之[귀언죽지] : 돌아와서는 죽을 쑤니
爲餮爲饕[위철위도] : 식탐으로 사납게 되네.
兄弟相攫[형제상확] : 형제간에 서로 가로채니
滿室其囂[만실기효] : 온 집안이 시끄럽구나.
胥怨胥詈[사원서리] : 서로 원망하고 서로 꾸짖으니
如䲭如梟[여시여효] : 마치 새매와 올빼미 같구나.
釆蒿三章章十六句[채호 3장 장 16구]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五卷[제1집시문집제5권]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 1762-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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