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

題卞尙璧母鷄領子圖[제변상벽모계령자도]

돌지둥[宋錫周] 2024. 9. 8. 20:16

題卞尙璧母鷄領子圖[제변상벽모계령자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변상벽의 어미닭이 거느린 병아리 그림에 쓰다.

 

卞以卞貓稱[변이변묘칭] : 변이 변고양이로 일컬어진 까닭은
畫猫名四達[화묘명사달] : 그림 고양이가 사방에 이름났다네.
今復繪鷄雛[금부회계추] : 지금은 또 닭과 병아리를 그려내니
箇箇毫毛活[개개호모활] : 하나 하나 매우 가는 털 살아 있네.
母鷄無故怒[모계무고노] : 어미 닭은 까닭도 없이 곤두 서서
顔色猛峭巀[안색맹초절] : 낯 빛이 성급하고 험하게 사납네.
頸毛逆如蝟[경모역여위] : 목 털은 고슴도치 마냥 거슬르고
觸者遭嗔喝[촉자조진갈] : 만난 놈마다 성낸 으름질 당하네.
煩壤與碓廊[번양여대랑] : 쓰레기 버린 곳이나 방앗간에서
爬地恒如墢[파지항여벌] : 땅을 긁어 항상 일구는 것 같구나.
得粒佯啄之[득립양탁지] : 낟알을 얻으면 거짓 쪼는 척하고
苦心忍飢渴[고심인기갈] : 애쓴 마음에 주림과 목마름 참네.
瞿瞿視無形[구구시무형] : 놀라 두려워 형체 없는걸 엿보니
鴟影度林末[치영도림말] : 올빼미 그림자 숲 끝을 건너가네.
嗟哉慈愛性[차재자애성] : 아, 새끼를 사랑하는 그 성품이여
天賦誰能拔[천부수능발] : 하늘이 준 걸 누가 능히 빼앗으랴.
群雛繞母行[군추요모행] : 새끼 무리 어미 가는곳 에워싸고
茸茸嫩黃褐[용용눈황갈] : 부드러운 노란 솜옷은 어리다네.
蠟嘴軟初凝[납취연초응] : 밀랍 부리는 처음 엉긴듯 연하고
朱冠淡如抹[주관담여말] : 붉은 볏은 가루로 만든 듯 맑구나.
二雛方追犇[이추방추분] : 병아리 둘이 함께 달려 쫒는데
急急何佻撻[급급하조달] : 급급하니 어찌나 빠르고 민첩한지.
前者咮有垂[전자주유수] : 앞엣 놈 부리에 늘어뜨린게  있어
後者意欲奪[후자의용탈] : 뒤엣 놈의 의욕은 빼앗으려 하네.
二雛爭一蚓[이추쟁일인] : 두 병아리가 한 지렁이를 다투니
雙銜兩不脫[쌍함량불탈] : 둘이 입에 물고 짝을 풀지 못하네.
一雛乘母背[일추승모배] : 새끼 하나는 어미 등에 타고 앉아
癢處方自撥[양처방자발] : 가려운 곳 두루 스스로 다스리네.
一雛獨不至[일추독부지] : 새끼 하나는 홀로 이르지 않고서
菜苗方自捋[채묘방자랄] : 채마밭 모종 몸소 두루 집어 따네.
形形細逼眞[형형세핍진] : 모양과 형상 세밀하여 실물 똑같고
滔滔氣莫遏[도도기막알] : 도도하여 막을 수 없는 기세라네.
傳聞新繪時[전문신회시] : 전해 듣기에 그림이 막 그렸을 때
雄鷄誤喧聒[웅계오훤괄] : 수탉이 보고 잘못 떠들어 댔다네.
亦其烏圓圖[역기오원도] : 또한 그의 오원(고양이) 그림도
可以群鼠愒[가이군서할] : 가히 쥐들 무리를 위협한다네.
絶藝乃至斯[절예내지사] : 뛰어난 기예 모두 이에 이르러
摩挲意未割[마사의미할] : 가까이 만지니 정취 끊기지 않네. 
麤師畫山水[추사화산수] : 호탕한 스승이 산과 강을 그리니
狼藉手勢闊[낭자수세활] : 어지러운 기세의 솜씨 관대하네.

 

卞尙璧[변상벽] : 숙종 시대의 화가, 벼슬은 현감,

   특히 닭과,고양이를 잘 그려 卞古羊[변고양]이라 불림.

煩壤[번양] : 쓰레, 오물.

慈愛[자애] :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자비로운 사랑.

天賦[천부] : 하늘이 주심, 선천적으로 타고남.

茸茸[용용] : (풀이나 머리털이) 가늘고 부드러움,

   여리고 부드러움.

逼眞[핍진] : 실물과 다름없을 정도로 몹시 비슷함.

烏圓[오원] : 烏員[오원], 고양이를 이르는 말.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1762-1836] : 자는 美庸[미용],

   호는 俟菴[사암], 籜翁[탁옹], 苔叟[태수],

   紫霞道人[자하도인], 鐵馬山人[철마산인],

   茶山[다산], 당호는 與猶堂[여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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