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秋村雜題[추촌잡제]

돌지둥[宋錫周] 2024. 8. 18. 06:39

秋村雜題[추촌잡제]  林億齡[임억령]

가을 시골에 어수선하게 쓰다.

 

沙平放牛馬[사평방우마] : 모래 들판에 소와 말을 내버려두고

村遠依松筠[촌원의송균] : 마을 멀리 소나무 대나무 의지하네.

把酒對紅蓼[파주대홍료] : 술잔을 잡고서 붉은 여뀌 마주하고

網翻銀鱗[거망번은린] : 그물을 들자 은빛 비늘이 뒤집히네.

靑山作屛障[청산작병장] : 청산은 병풍처럼 일어나 가로막고

白鷗爲交親[백구위교친] : 흰 물새들 더불어 가까이 오고가네.

淸風消醉面[청풍소취면] : 맑은 바람이 취한 얼굴빛을 삭이고

細雨催詩人[세우최시인] : 가는 비가 시 짓는 사람을 재촉하네.

誰言憭慄秋[수언료률추] : 가을은 몹시 구슬프다 누가 말했나

乍廻氤氳春[사회인온춘] : 잠시 화창한 날의 봄으로 되돌리네.

遠柳立旄纛[원류입기독] : 멀리 버드나무 산언덕 기처럼 서있고

落日搖金銀[낙일요금은] : 지는 해에 금빛 은빛처럼 흔들리네.

興逸始脫俗[흥일시탈속] : 흥취를 즐기니 비로소 속세 벗어나

談高不雜塵[담고부잡진] : 고상한 말씀에 티끌이 섞이지 않네.

方知淸絶境[방지청절경] : 막다른 경계가 맑음을 견주어 알고

正合逍遙身[정합소요신] : 바르게 만나 몸소 슬슬 거닐어보네.

佳遊不知暝[가유부지명] : 크게 즐기다 해가 지는걸 알지 못해

竹輿還長津[죽여황장진] : 대나무 가마로 긴 나루로 돌아가네.

 

雜題[잡제] : 일정한 제목도 없이 이것 저것을 적은

   대수롭지 않은 詩[한시].

憭慄[요율] : 몹시 구슬프고 애달픔.

氳[인온] :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함.

逍遙[소요] : 슬슬 거닐어 돌아다님.

 

石川先生詩集卷之一[석천선생집1권] / 五言長篇[오언장편]

林億齡[임억령,1496-1568] : 자는 大樹[대수],

   호는 林石川[임석천]. 병조참지, 담양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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