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

五葉亭歌[오엽정가]

돌지둥[宋錫周] 2024. 7. 17. 12:03

五葉亭歌[오엽정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오엽정 노래.

 

一笠之亭扁五葉[일립지정편오엽] : 하나의 삿갓 정자에 오엽이라 편액을 했으니
白鴉谷口當山脅[백아곡구당산협] : 백아곡의 입구인데다 산 옆구리와 어울리네.
三椏五葉本仙草[삼아오엽본선초] : 세 가장귀 다섯 잎새는 본디 신선의 약초라
生必深山千萬疊[생필심산천만첩] : 사는 곳은 반드시 천만첩의 깊은 산중이라오.
玄菟渤海充上貨[현도발해충상화] : 현도와 발해에서는 상등 상품으로 완전하고
虞芮慈城是寶篋[우예자성시보협] : 우예와 자성에선 보물 상자에 다스린다네.
窮搜虎穴得一根[궁수호혈득일근] : 범의 굴까지 샅샅이 뒤져 한 뿌리를 얻자고
至今胡兒行且獵[지금호아행치렴] : 지금도 오랑캐놈 들이 마냥 찾으러 다니네.
今人處處圃種之[금인처처포종지] : 지금은 사람들이 곳 곳의 밭에다 이를 심어
葑菁菘芥畦相接[풍청숭개휴상접] : 순무 우거지고 갓과 배추 두렁 서로 접했네.
中京大田三百頃[중경대전삼백경] : 중경(개성)의 크나큰 경작지 삼백 이랑으로
歲輸燕鋪作永業[세수여포작영업] : 해마다 연경에 베풀어 영원한 업이 되었네.
老更多慾窮斯濫[노갱다욕궁사람] : 늙으니 더욱 욕심 많아 이 궁벽함만 넘치고
百事商量一不愜[백사상량일불협] : 백사를 헤아려 생각해도 하나도 맞지 않네.
詩禮敎兒食效遲[시례교아식효지] : 시와 예절 가르친 아이 생계 배움이 느리니
敎猱升木憐趫捷[교노승목련교첩] : 원숭이 나무 오르니 날래고 재빠름 사랑하네.
大兒今年洛書數[대아금년락서수] : 큰 아이는 금년 나이 낙서(45)의 숫자이고
小兒年今貝經叶[소아년금패경협] : 작은 아이 나이는 지금 패경(42)과 맞는다네.
父罪如山石壓筍[부죄여산석압순] : 아비의 죄악 산과 같아 죽순을 돌이 누르고
白髮蝟興那可鑷[백발위흥나가섭] : 백발이 고슴도치처럼 성하니 어찌 다 뽑을까.
圃者爲農販者商[포자위농판자상] : 농사일 하는 자 농부요 파는 자는 장사꾼이라
不齒士類奚暇怯[불치사류해가겁] : 사류에 못 끼는 걸 겁낼 겨를이 어디에 있나.
槲葉黲土手自篩[곡엽참토수자사] : 떡갈나무 잎과 검은 흙 손으로 몸소 거르고
麻稭薄棚腰自挾[미개박붕요자협] : 삼대 엮은 얇은 시렁을 허리에 스스로 끼네.
一年之根葉纔舒[일년지근엽재서] : 일 년이 지난 뿌리는 삼 잎을 겨우 드러내고
三年之苗花始燁[삼년지묘화시엽] : 삼 년이 지난 모종에서 비로소 꽃이 성하네. 
寶如圭璧護如嬰[보여규벽호여영] : 서옥과 구슬 같은 보배 갓난이처럼 보호하고
烈陽暴雨皆所慴[영얄폭우개소습] : 강한 햇살과 사나운 비는 모두 두려워한다네.
邇來每飯有羹胾[이래매반유갱자] : 요즘에는 끼니때 마다 고깃점 삶아 넉넉하고
夏有莔苧秋有袷[하유맹저추유겹] : 여름엔 모시 옷 있고 가을엔 겹옷이 넉넉하네.
鶂鶂之肉無乃是[얼얼지육무내시] : 거위 고기라 꺼림칙하여 이에 옳지가 않지만
老饕猶然下匕棶[노도유연하비저] : 늙은이 탐내어 아직도 소나무 수저에 손대네. 
此亭原是守草樓[차정원시수초루] : 이 정자는 처음부터 잡초 다스리던 누각이라
鈴鐸宵鳴防盜胠[영탁소명방도거] : 밤이면 방울을 울려 도둑을 막던 곳이었다네.
名士銀鉤飾外美[명서운구식외미] : 이름난 선비가 은빛 고리로 밖을 꾸며 주니
感謝憐窮其志俠[감사련궁기지협] : 궁한 사람 불쌍히 여겨 호협한 뜻 감사하노라.

 

玄菟[현도] : 한사군의 하나

渤海[발해] : 고구려의 유민 대조영이 698년에 만주에 세운 나라.

虞芮[우예] : 이름. 평안북도 郡[자성군] 面[장토면] 지역에 있었다.

慈城[자성] : 자강도에 있는 군.

中京[중경] : 고려 때 서울인 개성을 四京[사경]의 하나로 이르던 이름.

敎猱升木[교노승목] : 원숭이에게 나무에 오르는 것을 가르친다,

   나쁜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도록 권함을 이르는 말.

   저자 자신이 곤궁한 나머지 자식들에게 글은 가르치지 못하고

   생계를 힘쓰도록 하고 있음을 비유.

洛書[낙서] : 나라의 우왕이 홍수를 다스릴 때,

   낙수에서 나온 거북의 등에 씌어 있었다는

   45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아홉 개의 무늬.

   곧 큰아들의 나이가 45세가 되었음을 나타냄.

貝經[패경] : 佛經[불경], 後漢 明帝[후한 명제] 때 인도의 중

   迦葉摩騰[가섭마등]과 竺法蘭[축법란]이 四十二章經[사십이장경]

   번역하여 맨 처음 전한 데서 온 말로 곧 불교의 要旨[요지]를

   42장으로 나누어 간명하게 설명해 놓았음,

   곧 작은아들이 42세가 되었음을 뜻함.

麻稭[마개] : 삼 대, 껍질을 벗긴 삼대.

圭璧[규벽] : 서옥과 둥근 옥. 천자가 봉작의 증거로 제후에게 주는 것,

    천자를 알현할 때 보이거나 제사 지낼 때 규벽을 바치고 소원을 빌었음.

鶂鶂之肉[얼얼지육] : 거위고기, 마음에 꺼림찍한 선물.

銀鉤[은구] : 은으로 만든 발을 거는 고리.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1762-1836] : 자는 美庸[미용],

   호는 俟菴[사암], 籜翁[탁옹], 苔叟[태수],

   紫霞道人[자하도인], 鐵馬山人[철마산인],

   茶山[다산], 당호는 與猶堂[여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