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朴進士[여박진사] 綏壽[수수] 李德懋[이덕무]
진사 박수수와 함께.
秋室蕭蕭問起居[추실소소문기거] : 가을 거실은 쓸쓸한데 기거하는 곳을 물으며
張燈軟話二更餘[장등연화이경여] : 등불 켜고 가벼운 이야기에 이경을 버렸구나.
輕衣煖閤趺如佛[경의안합부여불] : 가벼운 옷 따스한 쪽문 부처 같은 책상다리에
朱葉霜垣罥似魚[주엽상원견사어] : 서리 온 담장에 붉은 잎은 물고기 얽은 것 같네.
懶可蜨菴爲配享[나극접암위배향] : 게으르게 마주하니 접암에 배향되기 알맞고
貧難麴部做尙書[빈난국부주상서] : 가난해 살기 어려워도 국부의 상서를 맡았다네.
祇將文雅招同里[지장문아초동리] : 다만 장차 아담한 시문으로 마을에 함께 부르니
茶果情眞契不疏[다과정진계불소] : 차와 과실 참다운 정에 소원하지 않게 약속하네
蜨菴[접암] : 蜨菴配享[접암배향], 게을러 낮잠자기에 알맞음을 비유.
암자 이름, 蜨[접]은 蝶[접]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莊周[장주]가 꿈에 胡蝶[호접]으로 화했다는 고사를 들어 붙인 이름.
後唐[후당]의 李愚[이우]는 밤낮 없이 공직에 매달려 매우 바빴다.
그는 사람에게 "내가 이다지도 바빠 한번도 꿈나라에 가보지 못하니,
洛陽[낙양]에다가 水竹[수죽]을 사서 蝶菴[접암]을 짓고는
모든 일 버리고 여기에서 살려는데, 이 암자에는 마땅히
장주를 시조로 모시고 신선인 陳搏[집박]을 배향시키겠다." 하였다.
陶谷[도곡,903-970]이 지은 淸異錄[청이록].
麴部尙書[국부상서] : 술을 잘 마시는 사람에 대한 해학적인 별명
唐[당] 나라 汝陽王[여야왕] 璡[진]은 집에 술을 빚는
특별한 방법이 있어 甘露經[감로경]이라 이름하였으며
‘釀王兼[양왕겸]麴部尙書[국부상서]’라 자칭하였다.《醉仙記[취선기]》
文雅[문아] : 시문을 짓고 읊는 풍류의 도, 풍치가 있고 아담함.
靑莊館全書卷之九[청장관전서9권] 雅亭遺稿[아정유고] 詩[시]
李德懋[이덕무,1741-1793] :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
靑莊館[청장관]·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조선후기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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