頭童自嘲[두동자조] 李奎報[이규보]
대머리를 스스로 조롱함.
髮落頭盡童[빈락두진동] : 머리털 빠져 머리가 온통 벗겨지니
譬之禿山是[비지독산시] : 무릇 민둥산에 이르렀음을 깨닫네.
脫帽得不慙[탈모득불참] : 모자 벗어도 부끄럽지 않음 깨닫고
容梳已無意[용소이무의] : 빗질로 맵시 낼 생각 이미 없어졌네.
若無鬢與鬚[약무빈여수] : 만약 귀밑털과 함께 수염만 없다면
眞與老髡似[진여로곤사] : 참으로 늙은 승려 본떳나 의심하네.
冠弁飾其顚[관변식기정] : 갓과 고깔로 그 정수리를 단장하고
强自備騶騎[강자비추기] : 억지로 타는 말과 마부 몸소 갖추네.
黃裾雙引行[황거쌍인행] : 누런 자락을 둘이서 끌고 순시하려
呵喝喧道里[가갈훤도리] : 크게 소리치니 마을 길이 시끄럽네.
行者錯擬人[행자조의인] : 가는 사람들은 의인인가 허둥대고
䟃𧽼走相避[참담주상피] : 빠르게 달려 서로 피해 달아나네.
其實乃妄庸[기실내망용] : 실제 사정은 도리어 망령되이 따르니
於國無所利[어국무소리] : 나라에서도 이득되는 바가 없다네.
徒將一腹皤[도장일복파] : 문득 배 하나만 불룩한 무리인지라
多喫國廩耳[다끽국름이] : 나라의 녹미만 실컷 먹었을 뿐이네.
自尙厚顔深[자상후안심] : 낯가죽 깊고 두터움 몸소 자랑하니
人誰不嘲戲[인수불조희] : 남들 누가 빈정대며 놀리지 않으리.
不如速卷藏[불여속권장] : 빠르게 책을 감추는 것만 못하니
無重己之累[무중기지루] : 몸에 끼치는 누추함 더 할수 없구나.
頭童[두동] : 頭童齒闊[두동치활], 늙은이의 얼굴을 이르는 말.
살이 드러날 만큼 머리털이 빠지고 이가 빠져 성기다는 뜻.
黃裾[황거] : 守令[수령]이 행차할 때 앞을 인도하며
喝道[갈도, 길 비키라 소리치는]하는 卒奴[졸노]배.
呵喝[가갈] : 귀인의 행차에 행인을 꾸짖어 물리치는 것.
또는 큰소리로 통행인을 금하여 길을 치우는 것.
擬人[의인] :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비유함.
厚顔[후안] : 낯가죽이 두까움, 몹시 뻔뻔스러움.
嘲戲[조희] : 빈정거려 조롱함.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八 [동국이상국전집제18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만년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三酷好先生[삼혹호선생]이라고 불림.
'李奎報' 카테고리의 다른 글
沙平江泛舟[사평강범주] (1) | 2024.10.25 |
---|---|
秋送金先輩登第還鄕[추송김선배등제환향] (0) | 2024.10.22 |
甲午正月日夜[갑오정월일야]直內省有作[직내성유작] (0) | 2024.10.10 |
甲午正月日夜[갑오정월일야]直內省有作[직내성유작] (1) | 2024.10.06 |
癸巳八月十八日[계사팔월18일]始直樞密院[시직추밀원] 四首 -3 (0) | 2024.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