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贈李畊之[증이경지]

돌지둥[宋錫周] 2024. 11. 4. 22:51

贈李畊之[증이경지]      朴齊家[박제가]

이경지에게 주다.

 

意到卽尋君[의도즉심군] : 생각이 이르러 그대 찾아 나아가니

不識君家小[불식군가소] : 그대의 집이 곤궁함을 알지 못했네.

隘巷不見山[애항불견산] : 거리는 협소하여 산도 보이지 않고

窓暉夕易了[창휘석이료] : 창문의 빛은 저녁이면 쉬이 끝나네.

愛玆席門下[애자석문하] : 더욱 문하에 믿고 의지함 가여운데

猶有人讀書[유유인독서] : 오히려 글 읽는 사람들 넉넉하구나.

壯遊絶華表[장유절화표] : 장쾌한 유람에 겉의 화려함을 끊고

新聞邁虞初[신문매우초] : 새로 처음 멀리 갈 생각한다 들었네.

催君發歸槖[최군발귀탁] : 그대 전대 열고 돌아오길 재촉하며

瑣細羅芬馥[쇄세라분복] : 매우 작은 짙은 향기를 맞딱뜨리네.

關門止我飮[관문지아음] : 관문에서 나는 마시기를 그만두고

小杯從華俗[소배종화속] : 작은 잔으로 세월의 풍속을 따르네.

聯翩冷[연편랭금전] : 연이어 금빛 띠지 쓸쓸히 나부끼어

焚香索我字[분향색아자] : 향을 피우며 나의 글자를 찾아보네.

感君意纏綿[감군의전면] : 감응한 그대와 얽힌 정을 생각하니

斯世良不易[사세량불이] : 이 세상은 참으로 변하지 않는구나.

臨風一揮灑[임풍일휘쇄] : 바람 맞아 한바탕 깨끗이 씻어내니

儻見平生志[당현평생지] : 빼어난 평생의 뜻이 나타나는구나.

 

瑣細[쇄세] : 쇄세하다, 매우 작거나 잘다.

芬馥[분향] : 향기가 짙다, 매우 향기로움.

纏綿[전면] : 칭칭 얽힘, 서로 정이 얽히어 헤어지기 어려운

   남녀 사이의 애정이 얽히어 감김.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