臘月二十二日[납월22일]有昌城之命[유창성지명]
初過忘憂嶺[초과망우령]是日甚寒[시일심한]
李恒福[이항복]
섣달 이십이일에 창성으로 유배시키라는 명이 있어
처음으로 망우령을 지나는데 이 날 매우 추웠다.
獰風難透鐵心肝[영풍난투철심간] : 모진 바람도 소같이 굳은 마음 뚫기 어렵고
不怕西關萬疊山[불박서관만첩산] : 서쪽 관문 많이 겹쳐진 산도 두려울 것 없네.
歇馬震巖千丈嶺[헐마진암천장령] : 진암의 천 길 고개에서 말을 쉬게 하고
夕陽回望穆陵寒[석양회망목릉한] : 지는 햇살에 쓸쓸한 목릉을 돌아 바라보네.
昌城[창성] : 평안북도 북서부에 있는 군.
忘憂嶺[망우령] : 망우현, 망우리 고개.
震巖[진암] : 망우령에 있는 바위 이름.
獰風[영풍] : 모질게 부는 바람.
心肝[심간] : 심장과 간장, 깊은 마음.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하려 하자
1617년(광해9)에 창성으로 유배되어 떠나면서
망우령에서 지은 칠언절구로 刪[산]운.
이를 반대했던 자신의 처신이 선왕에게 떳떳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鄭仁弘[정인홍]을 비롯한 북인들이 계축옥사를 일으켜
金悌男[김제남]과 영창대군을 죽이고
다시 폐모론을 들고 나와 인목대비를 폐하려 했는데,
서인들이 이를 반대하자 그들을 축출하던 역사적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는 철석간장 같이 확고부동하다고 하였다.
변방으로 유배시켜도 전쟁의 간난신고를 다 겪어낸 자신은
변방 유배가 두렵지 않다고 하였다.
귀양길에 오른 죄인이 선조의 능인 목릉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알아주었던 선왕에 대한 의리와 충성을 져버리지 않았고,
지금 조정의 잘못된 처사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결연한 태도를 확인하셨네요.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이항복[1556-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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