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和秋江[화추강] 四首-4

돌지둥[宋錫周] 2024. 11. 3. 21:58

和秋江[화추강] 四首-4    金時習[김시습]

추강에 화답하다.

 

世人何貿貿[세인하무무] : 세상 사람들 어찌나 어둡고 무식한지
斥鷃笑南爲[척안소남위] : 늪의 메추라기 남쪽 생각하며 비웃네.
行業如先勵[행업여선려] : 행하는 일에 당연히 먼저 힘쓴다면
功名自有期[공명자유기] : 공적과 명예 절로 기다리고 있다네.
陽和浮土脈[양화부토맥] : 화창한 봄날 땅의 맥락이 떠오르고

日暖泛春澌[일난범준시] : 햇살 따뜻하니 얼음이 떠서 움직이네.
咫尺登瀛近[지척등연근] : 영주에 오름은 지척으로 가까우니
憑余莫討芝[빙여막토지] : 내게 의지하여 영지를 찾지 말게나.

 

先生近讀少陵詩矣[선생근독소릉시의] :

  선생이 근래에 杜少陵[두소릉]의 시를 읽었는지라,

瓊玖有杜癖[경구유두벽] : 아름다운 옥은 두보의 성벽에 있다네.

僕藏內景不還者[복장내경불환자] : 내가 《황정내경경》을

  보관하여 돌려주지 않은 것은

非久假不歸以遲先生耳[비구가불귀이지선생이] : 오랫동안 빌려 보고

  돌려보내지 않아 선생을 기다리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先生於前歲饋信中所道墨跡[선생어전세궤신중소도묵적]

歷歷在巾笥中矣[역력재건사중의]余何忘乎[여하망호]

  선생이 지난해에 물건을 보내며 함께 보낸 편지가

  상자 속에 뚜렷이 남아 있으니, 내가 어찌 잊었겠습니까.

易歲易月[역세역월]交譴雷同[교견뢰동]俟促膝大噱[사촉슬개갹]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었다고 우레처럼 책망하시니,

   마주 앉을 때를 기다려 껄껄 한번 웃어 봅시다.

 

秋江[추강] : 南孝溫[남효온,1454-1492]의 호, 자는 伯恭[백공]

    다른 호는 杏雨[행우]·最樂堂[최락당]·碧沙[뱍사].

    金宗直[김종직]·金時習[김시습]의 문인.

    단종복위운동 실패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절개를 지킨 생육신 6인 가운데 한 사람.

貿貿[무무] : 교양이 없어 말과 행동이 서투르고 무식함.

   경솔하다, 멍청하다, 눈이 흐릿하다.

斥鷃[척안] : 못의 물가 진펄[斥,척]에 사는 새. 메추리의 일종임.

   大鵬[대붕]이 하늘 높이 구만 리나 날아오른 뒤에

   南冥[남명]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斥鷃[척안]이라는 작은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하기를,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펄쩍 날아올라

   몇 길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와서 쑥대 사이를 날아다니매

   이 또한 지극히 즐겁거늘,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하였다.

   莊子[장자] 逍遙遊[소요유].

行業[행업] : 몸, 입, 뜻에 의하여 짓는 모든 행위.

   佛道[불도]를 닦음, 고락의 報[과보]를 받을 선과 악의 행위.

陽和[양화] : 화창한 봄날, 어진 정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土脈[토맥] : 지층이 쭉 이어진 맥락, 地脈[지맥].

登瀛[등영] : 登瀛州[등영주], 신선이 있는 곳에 오른다는 뜻,

   영예스러운 지위에 오르는 일을 이르는 말.

   唐太宗[당태종]이 秦王[진왕]이었을 때 文學館[문학관]을 열어

   房玄齡[방현령]ㆍ杜如晦[두여회] 등 18명을 뽑아 특별히 우대하고

   번을 셋으로 나누어 교대로 숙직하며 경전을 토론하게 하였다.

   이를 세상 사람들이 登瀛洲[등영주]라 하여 전설상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에 오르는 것에 비겨 영광으로 여겼다.

   新唐書 卷102[신당서 102권] 褚亮列傳[저량렬전].

杜癖[두벽] : 杜甫[두보]의 性癖[성벽], 애써 좋은 시를 지으려는 성벽.

   두보의 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

   爲人性癖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

   나의 성격이 아름다운 시구를 몹시 좋아하여,

   語不驚人死不休[어불경인사불휴] :

   시어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그만두지 않노라. 하였다.

 

이 시의 원시는 贈東峯 二首[증동봉 2수] 중 

남효온이 동봉에게 보내는 시로 둘째 수를 차운한 시 입니다.

 贈東峯 二首[증동봉 2수] 에 올립니다.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酬答[수답]

酬答[수답] : 묻는 말에 답하다.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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