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退憂所用李同甫韻[차퇴우소용이동보운] 2-2
宋時烈[송시열]
퇴우가 이동보의 운을 쓴 것을 차하다.
聞說何人請掃門[문열하인청소문] : 어떤 이가 즐겨 문 쓸기를 청했다 들었는데
從知盛德缶兼尊[종지성덕구겸존] : 이에 크고 훌륭한 덕이 높게 쌓인걸 알겠네.
蒸豚饋處羊還可[증돈궤처양환가] : 삶은 돼지 보낸 곳에는 오히려 양이 옳았고
取瑟歌時世自喧[취슬가시세자훤] : 비파 취해 노래할 때 절로 세상 시끄러웠네.
貍女莫言無失故[이녀막언무고실] : 살쾡이와 여인을 잃지 않은 까닭 말지 말게
薰猶自是不同園[훈유자시부동원] : 향초는 오히려 스스로 동산에 함께하지 않네 .
看他腐鼠爭相嚇[간타부서쟁상혁] : 썩은 쥐를 서로 다투어 성내는 간사함을 보게
鸑鷟元來思匪存[악작원래사비존] : 봉황새는 원래부터 있을 생각이 아니었다네.
退憂[퇴우] : 金壽興[김수홍, 1626-1690], 자는 起之[기지], 호는 退憂堂[퇴우당]
金壽恒[김수항]의 형. 1680년(숙종6) 庚申大黜陟[경신대출척]으로
서인이 집권한 뒤에 영의정에 올랐으나 1689년 己巳換局[기사환국]으로
남인이 다시 집권하자 長鬐[장기]에 유배되었다가 이듬해 배소에서 죽었다.
同甫[동보] : 李喜朝[이희조,1655-1724]의 자, 호는 芝村[지촌], 송시열의 문인.
대사헌, 이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掃門[소문] : 문을 쓸다, 魏勃掃門[위발소문],
前漢[전한] 때의 신하 魏勃[위발]이 齊[제]나라 宰相[재상]으로 있던
曹參[조참]을 만나고 싶었으나 처지가 가난하여 뜻대로 되지 않자,
조참의 집 舍人[사인]을 대신해 그 집 문 앞을 계속 쓸어 조참을 만났다 한다.
史記[사기] 齊悼惠王世家[제도혜오아세가].
蒸豚[증돈] : 삶은 돼지, 魯[노]나라 대부 陽貨[양화]가
공자를 자기 집에 오게 하려고 삶은 돼지를 선물로 보낸 것,
선비를 대하며 성심으로 하지 않고 형식만 갖추는 것. 論語 陽貨[논어 양화].
羊還可[양환가] : 羊[양]이 되레 가하였다, 북송 때의 재상인 寇準[구준]의 고사.
그가 丁謂[정위]에 의해 유배된 적이 있었는데 그 뒤 정위가 임금을 속인 죄로
崖州[애주]로 좌천되어 오자, 동복들이 옛 감정을 풀려고 하는 것을
구준이 미리 알고 동복들에게 그렇게 못하도록 단속하고는 사람을 시켜
삶은 양을 가지고 가서 정위를 대접하게 하고 자신은 직접 만나지 않았는데,
당시 사람들이 그것을 바른 처신이라고 칭송하였다.
宋史[송사] 寇準列傳[구준열전], 丁謂列傳[정위열전].
사람을 예의에 맞고 진실하게 대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두 가지 예시를 들어 당시의 어떤 정치적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取瑟[취슬] : 取瑟而歌[취슬이가], 孺悲[유비]가 공자를 뵙고자 하니,
공자가 병을 핑계로 사절한 뒤에, 명령을 전하러 온 자가 문을 나가자
슬을 가져다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 그로 하여금 듣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論語集注[논어집주] 陽貨[양화]
유비가 공자에게 어떤 죄를 지었기 때문에 공자가 처음에는 신병을 이유로
만남을 거절하였고 나중에는 슬을 타고 노래하여 거절의 뜻을
분명하게 알림으로써 유비에게 죄를 뉘우칠 길을 열어 준 것인데,
이에 대해 세상에서는 이러저런 말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송시열이 당시에 분명하게 행한 처신에 대해
오히려 세상의 비난이 많은 것을 두고 유비의 고사를 빗대어
비판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貍女[이녀] : 貍首[이수], 女手[여수]. 예기 檀弓[단궁] 下[하]에
原壤[원양]의 어머니가 죽자, 공자는 친구로서
槨[곽]을 만들 나무를 扶助[부조]하였는데, 원양은 오히려
곽을 만들 그 나무 위에 올라가 노래하기를
'貍首之班然[이수지반연] : 살쾡이의 머리처럼 알록달록하고,
執女手之卷然[집여수지권연] : 여인의 손을 잡은 것처럼 부드럽구나.'
라고 하였다. 이에 공자는 못 들은 척하고 지나쳤는데,
제자들이 왜 원양의 무례함을 말리지 않느냐고 묻자,
공자가 대답하기를 ‘부모는 그 부모 된 도리를 잃지 말아야 하고,
벗은 그 벗의 도리를 잃지 말아야 한다.’ 하였다."라는 구절이 있다.
송시열이 볼 때에는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친구에 대해서는
그 어긋남을 지적해 주는 것이 도리라는 것이다.
腐鼠[부서] : 썩은 쥐, 작고 천한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남방에 봉황의 일종인 鵷鶵[원추]라는 새가 있어
남해를 출발하여 북해로 날아갈 때,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단물이 나오는 샘이 아니면 마시지도 않는데,
이때 솔개는 썩은 쥐를 물고 있으면서 그 위를 날아가는 원추를 보고는
자기의 썩은 쥐를 빼앗길까 봐 으르렁댄다는 대목.莊子[장자] 秋水[추수]
이욕에 골몰하는 당시의 남인들을 지목하여 말한 것으로 보인다.
宋子大全卷四[송자대전4권] 詩[시] 七言律詩[칠언률시]
송시열[1607-1689].
'송시열'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丁巳八月日詠懷[정사팔월일영회] (2) | 2024.11.07 |
---|---|
夜坐聽雨[야좌청우]次同甫韻[차동보운]奉呈[봉정] (0) | 2024.11.03 |
次退憂所用李同甫韻[차퇴우소용이동보운]2-1 (4) | 2024.10.27 |
次退憂山居漫吟韻[차퇴우산거만우운] (1) | 2024.10.24 |
次文谷夢拜孝廟韻[차문곡몽배효묘운] (4) | 202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