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3

돌지둥[宋錫周] 2024. 8. 22. 05:35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3   金時習[김시습]

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白髮緣愁只麽長[백발연수지마장] : 흰 머리털로 인한 근심은 다만 가늘고 긴데

浮生冉冉似風狂[부생염염사풍광] : 느리게 가는 덧 없는 인생 미친 바람 같구나.

莫思身外功名惱[막사신외공명뇌] : 몸 밖의 공명과 괴로움은 생각하지 말게나

且博樽前笑語涼[차박준전소어량] : 또한 큰 술통 앞의 우수운 이야기 쓸쓸하네.

苦節壁中多蠹簡[고절벽중다두간] : 굳은 절개는 벽 가운데 좀먹은 책들만 많고

心床上有魚腸[장심상상유어장] : 평상 위 훌륭한 뜻 물고기 창자에 넉넉하네.

年來百慮成灰冷[연래백려성회랭] : 여러 해 전부터 온갖 생각은 식은 재 이루니

猶向茅簷背曝陽[유향모천배포양] : 오히려 띠집 처마에 나아가 등에 볕을 쪼이리.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叟[기산수], 기산의 늙은이, 許由[허유].

    은거하는 사람 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누구인지 모름.

冉冉[염염] : 나아가는 모양이 느림.

苦節[고절] : 어려운 지경에도 변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는 굳은 절개.

蠹簡[두간] : 좀 먹은 서류와 책.

心[장심] : 마음에 품은 훌륭하고 큰 뜻.

灰冷[회랭] : 心灰意冷[심회의랭]의 준말, 소침해지다,

   불이 꺼져 싸늘하게 시은 재, 마음의 의지가 식다.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酬答[수답]

酬答[수답] : 묻는 말에 답하다.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