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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三淸洞[유삼청동]

돌지둥[宋錫周] 2024. 9. 9. 17:25

遊三淸洞[유삼청동]    栗谷 李珥[율곡 이이]

삼청동을 유람하며

 

曳杖煙蘿逕[예장연라경] : 안개와 이끼 자취에 지팡이 끌다

支頭老樹根[지두노수근] : 오래된 나무 뿌리에 머리를 괴네.

石泉幽處咽[석천유처연] : 그윽한 곳의 돌 샘물을 삼키려니

松籟靜中喧[송뢰정중훤] : 고요함 속 소나무 소리 슬피우네.

鳥動巖花影[조동암화영] : 언덕의 꽃 자태에 새들 감응하고

苔留㵎雨痕[태류간우흔] : 산골 비내린 자취에 이끼 머무네.

暮雲生邃谷[모운생수곡] : 해질녁 구름 깊은 골짝에 생기며

從却鎖山門[종각쇄산문] : 산문을 가두고 조용히 물러나네.

 

三淸洞[삼청동] : 도교에서  지향하는 이상향인 '삼청'과

   이를 위해 '초제'를 집행한 소격서의 삼청전이 있던 곳,

   도교적 관념이 약해진 조선 후기에는 '산과 물,

   그리고 인심'이 맑다는 의미에서

   山淸[산청], 水淸[수청], 人淸[인천]이라고 하여 삼청동이 되었다.

松籟[송뢰] : 松風[송풍], 소나무 숲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

 

栗谷先生全書卷之二[율곡선생전서2권] 詩[시] 上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珥[이이, 1536-1584] : 자는 叔獻[숙헌], 호는 栗谷[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