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中聞子由得告不赴商州[병중문자유득고불부상주] 3-1
蘇軾[소식]
병중에 자유가 상주에 부임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病中聞汝免來商[병중문여면래상] : 병중에 듣기에 네가 상주서 해직되어 온다니
旅雁何時更着行[여안하시갱저행] : 먼 길 가는 기러기 어느 때 다시 나타나 갈까.
遠別不知官爵好[원별부지관작호] : 멀리 이별함에 관직과 작위 좋음 알지 못하고
思歸苦覺歲年長[사귀고각세년장] : 돌아갈 생각 길게 흐르는 세월 괴롭게 깨닫네.
著書多暇眞良計[저서다가진량계] : 여유가 많아 글 짓는게 참으로 좋은 계책인데
從宦無功漫去鄉[종환무공만거향] : 벼슬살이에 공도 없이 함부로 고향 버렸구나.
惟有王城最堪隠[유유왕성최감은] : 오직 넉넉한 왕성에 참고 은거하기 최고인데
萬人如海一身藏[만잉여해일신장] : 많은 사람들 바다 같은데 몸 하나를 숨겼구나.
아우 蘇轍[소철]이 생애 첫 발령지 상주로의 부임을
포기했다는 소식에 형은 마음이 아리다.
나란히 과거에 급제했고 자기보다 수개월 뒤늦긴 해도
이제 막 관직에 발을 내디딘 아우의 기대감이 실로 컸으련만.
형제는 기러기처럼 나란히 날갯짓하며
큰 업적을 이루리라 다짐했을 테다.
한데 아우가 부임을 포기했다.
당시 저술에 몰두하는 부친 蘇洵[소순]을
시중들려는 효심 때문이었다고도 하고,
혹 첫 부임지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착잡한 형의 마음은 가족들과의 이별도 마음에 걸리고,
‘벼슬 좇느라 성과도 없이 괜스레 고향을 떠났다’는 자괴감도 들었다.
어떻게 아우를 보듬어 줄까.
그래, 예부터 제대로 숨으려면 도심지에 은거하라고 했지.
형은 그런 은거야말로 ‘좋은 방책’일 수 있다는 권면을 떠올렸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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