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奎報

龜山寺璨師方丈[구산사찬사방장]十五夜翫月[십오야제완월]

돌지둥[宋錫周] 2025. 3. 9. 22:00

龜山寺璨師方丈[구산사찬사방장]十五夜翫月[십오야완월]

以詩律輸君一百籌爲韻[이시률수군일백주위운]

予得律字[여득율자]

李奎報[이규보]

구산사 방장 찬사와 15일 밤 달을 구경하며

그대에게 운자 백개를 주노니 아무거나 뽑아

시율로 지으라 하니 나는 율자로 이루었다.

 

夏春足雲霧[하춘족운무] : 봄과 여름에는 구름과 안개가 머물러
玩月未可必[완월미가필] : 아직 달빛을 즐기길 바랄 수 없었다네.
秋初餘暑熱[추초여서열] : 가을 시작이니 삶는 듯한 더위 남았고
秋晩過蕭瑟[추만과소슬] : 가을 저물어가면 서늘함이 이른다네.
獨是中秋中[독시중추중] : 외로운 사람 이 중추절 속에 있는데
涼不至凄慄[양부지서률] : 돕지를 않고 떨리는 싸늘함만 이르네.
掃碧天更高[소벽천갱고] : 푸른빛을 칠한 하늘은 더욱 뛰어난데
纖靄不侵軼[섬애불침일] : 가는 구름이 앞질러 범하지 않는구나.
負此最宜辰[부차최의신] : 이렇게 가장 알맞은 때를 저버린다면
更無堪玩日[갱무감완일] : 다시는 참고 구경할 만한 날 없으리라.
月亦若驕矜[월역약교긍] : 달도 또한 교만하게 자랑하는 것 같이
踊躍凌空出[용약릉공출] : 좋아 뛰는 듯 하늘에 나와 압도한다네.
澄澄玉鏡圓[징징옥경원] : 둥그런 옥 같은 거울은 맑고 깨끗한데
瀲瀲金波溢[염렴금파일] : 넘실거리는 금빛 물결이 가득하구나.
請君倒觥般[청군도굉반] : 어진이 청하여 커다란 뿔잔에 따르며
淸景不可失[청경불가실] : 고요한 경치 가히 빠뜨리지 않으리라.
先眠罰固嚴[선면벌고엄] : 먼저 잠자면 반드시 엄하게 벌을 주니
酒席豈無律[주석기무률] : 술 자리엔들 어찌 따져봄이 없겠는가.

 

龜山寺[구산사] : 개성시 松嶽山[송악산]에 있었던

   고려 태조가 창건한 사찰.

璨師[찬사] : 龜山寺[구산사]의 方丈[방장, 절을 주관하는 승려]

 

東國李相國全集卷第一 [동국이상국전집제1권]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만년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三酷好先生[삼혹호선생]이라고 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