釣魚新淵[조어신연]
有客自春川來[유객자춘천래]
言其鄕中十景[언기향중십경]因題以贈[인제이증]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어떤 나그네가 몸소 춘천에 와서 그 고향의 십경을 말하기에 써서 주다.
釣魚新淵[조어신연] : 새 연못에서 고기를 낚다.
前年買綠蓑[전년매록사] : 지난 해에는 푸른 도롱이를 사고
今年買箬笠[금년매약립] : 올해에는 대껍질 삿갓을 샀다네.
志慕玄眞子[지모현진자] : 현진자의 마음을 그리워하면서
酒酣吹長笛[주감취장적] : 술자리 즐기면서 긴 피리를 부네.
吹入西塞山[취입서새산] : 서쪽 변방의 산에서 바람이 드니
三峯岌然揷[삼봉급연삽] : 세 봉우리 꼽은 듯이 높이 솟았네.
下有一澄潭[하유일징심] : 아래에 있는 못 한결같이 맑은데
潭底陰嘼蟄[담저음휵칩] : 못 바닥엔 기르는 학이 숨어사네.
苔磯平如床[태기평여상] : 이끼긴 낚시터 상 같이 평평하고
俯瞰淸潭碧[부감청담벽] : 내려다보니 푸른 못은 깨끗하네.
斜風細雨中[사풍세우중] : 비껴부는 바람 속 가랑비 내리고
垂綸一千尺[수륜일천척] : 드리운 낚시줄은 일천 자로구나.
小魚吹喣喣[소어취후후] : 작은 물고기 선웃음치며 부추기고
大魚跳喞喞[대어도즉즉] : 큰 물고기 물 쏟는 듯 뛰어오르네.
紅塵日日忙[홍진일일망] : 번거로운 세상 날마다 조급하지만
綠水年年色[녹수년년색] : 푸른 강물 해마다 생기가 도는구나.
持竿不投餌[지간불투이] : 낚시개 쥐고서 먹이 던지지 않고
坐茅瞑兩目[좌모명량목] : 띠풀에 앉아서 두 눈을 감아보네.
閱盡世間途[열진세간도] : 세상의 벼슬길 분간하길 다하니
朝暮風波惡[조모풍파오] : 아침 저녁 바람과 물결 싫어지네.
打槳日暮還[타장일모환] : 상앗대 치니 도리어 해는 저물고
半江山月白[반강산월백] : 강 가운데 산의 달이 분명하구나.
綠蓑[녹사] : 綠蓑衣[녹사의], 짚이나 띠 따위를 엮어 만든 옛 우비의 하나.
玄眞子[현진자] : 張志和[장지화], 선인, 江湖[강호]에 은거하며
煙波釣徒[연파조도]또 玄眞子[현진자]라 自號[자호함].
俯瞰[부감] : 높은 곳에서 내려다 봄.
紅塵[홍진] :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
속세의 티끌, 번거롭고 속된 세상.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題詠[제영]
題詠[제영] : 시를 짓고 읊음.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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