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采藥仙洞[채약선동]

돌지둥[宋錫周] 2025. 7. 8. 01:54

有客自春川來[유객자춘천래]

言其鄕中十景[언기향중십경]因題以贈[인제이증]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나그네가 있어 스스로 춘천에 와서 그 고향의 십경을 말하기에 써서 주다.

 

采藥仙洞[채약선동] : 신선 골에서 약초를 캐다.

我欲采藥還[아욕채약환] : 나는 장차 약초 캐어 돌아오려고

艤舟淸平渚[의주청평주] : 청평의 물가에 배를 대었네.

我如劉阮行[아욕유와행] : 나는 유신과 완조 같이 행하다가

食盡歸無處[식진귀무처] : 양식 다 없어져 돌아갈 곳이 없네.

行行見桃實[행행견도실] : 가다 보니 복숭아 열매 보이기에

團團甜可茹[단단감가여] : 아주 둥글어 먹어 보니 달콤하네.

身輕骨欲仙[신경골욕선] : 몸은 가볍고 강직한 신선 바라며

至數里許[행지수리허] : 바야흐로 힘써 몇 리를 나아갔네.

溪流淸且淺[계류청차천] : 흐르는 시냇물 얕고 또한 맑은데

一杯隨水去[일배수수거] : 또 하나의 대접이 강물 따라 가네.

杯中何所有[배중하소유] : 대접 속에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

胡麻飯新貯[호마반신저] : 호마로 새로 지은 밥을 담았구나.

溪邊窈窕女[계변요조녀] : 시냇가의 얌전하고 정숙한 여인이

一笑來延佇[일소래연저] : 잠시 웃으며 돌아와 머물며 이끄네.

迎入設床帳[영입설상장] : 맞아 들이어 장막에 침상을 베풀며

禮數秩有序[예수질유서] : 예절에 맞추니 차례와 순서가 있네.

伴宿玉堂淨[반숙옥당정] : 한가롭게 머무는 옥당은 깨끗하고

無夢淸夜阻[무몽청야조] : 꿈도 없이 맑게 갠 밤에 의지하였네.

深嗟我塵人[심차아진세] : 나는 세속의 사람임 깊이 탄식하며

已覺爾仙侶[이각이선려] : 이미 이 신선과 짝이 됨 깨달았네.

送我出洞門[전아출동문] : 골짜기 문 나가는 나를 배웅했는데

重尋迷處所[중심미처소] : 또다시 찾으니 머물던 길을 잃었네.

 

劉阮[유완] : 劉晨[유신]과 阮肇[완조],

   天台山[천태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길은 잃고 헤매다

   선녀가 사는 고을에 들어가 즐겁게 생활하다 돌아오니

   7대손이 태어나 있었다는 설화 속의 주인공.

胡麻[호마] : 참깨 또는 검은 깨, 後漢[후한 明帝[명제] 永平[영평]에

   劉晨[유신]과 阮肇[완조]가 天台山[천태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두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들에 집에 돌아가 호마밥을 지어주었다 함.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題詠[제영]
題詠[제영] : 시를 짓고 읊음.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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