采藥仙洞[채약선동]
有客自春川來[유객자춘천래]
言其鄕中十景[언기향중십경]因題以贈[인제이증]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나그네가 있어 스스로 춘천에 와서 그 고향의 십경을 말하기에 써서 주다.
采藥仙洞[채약선동] : 신선 골에서 약초를 캐다.
我欲采藥還[아욕채약환] : 나는 장차 약초 캐어 돌아오려고
艤舟淸平渚[의주청평주] : 청평의 물가에 배를 대었네.
我如劉阮行[아욕유와행] : 나는 유신과 완조 같이 행하다가
食盡歸無處[식진귀무처] : 양식 다 없어져 돌아갈 곳이 없네.
行行見桃實[행행견도실] : 가다 보니 복숭아 열매 보이기에
團團甜可茹[단단감가여] : 아주 둥글어 먹어 보니 달콤하네.
身輕骨欲仙[신경골욕선] : 몸은 가볍고 강직한 신선 바라며
行至數里許[행지수리허] : 바야흐로 힘써 몇 리를 나아갔네.
溪流淸且淺[계류청차천] : 흐르는 시냇물 얕고 또한 맑은데
一杯隨水去[일배수수거] : 또 하나의 대접이 강물 따라 가네.
杯中何所有[배중하소유] : 대접 속에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
胡麻飯新貯[호마반신저] : 호마로 새로 지은 밥을 담았구나.
溪邊窈窕女[계변요조녀] : 시냇가의 얌전하고 정숙한 여인이
一笑來延佇[일소래연저] : 잠시 웃으며 돌아와 머물며 이끄네.
迎入設床帳[영입설상장] : 맞아 들이어 장막에 침상을 베풀며
禮數秩有序[예수질유서] : 예절에 맞추니 차례와 순서가 있네.
伴宿玉堂淨[반숙옥당정] : 한가롭게 머무는 옥당은 깨끗하고
無夢淸夜阻[무몽청야조] : 꿈도 없이 맑게 갠 밤에 의지하였네.
深嗟我塵人[심차아진세] : 나는 세속의 사람임 깊이 탄식하며
已覺爾仙侶[이각이선려] : 이미 이 신선과 짝이 됨 깨달았네.
送我出洞門[전아출동문] : 골짜기 문 나가는 나를 배웅했는데
重尋迷處所[중심미처소] : 또다시 찾으니 머물던 길을 잃었네.
劉阮[유완] : 劉晨[유신]과 阮肇[완조],
天台山[천태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길은 잃고 헤매다
선녀가 사는 고을에 들어가 즐겁게 생활하다 돌아오니
7대손이 태어나 있었다는 설화 속의 주인공.
胡麻[호마] : 참깨 또는 검은 깨, 後漢[후한 明帝[명제] 永平[영평]에
劉晨[유신]과 阮肇[완조]가 天台山[천태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두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들에 집에 돌아가 호마밥을 지어주었다 함.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題詠[제영]
題詠[제영] : 시를 짓고 읊음.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글 퍼가시는 분 출처를 반드시 명기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