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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校理美叔[허교리미숙]以厲壇[이여단]賜祭官到海州[사제관도해주]

돌지둥[宋錫周] 2025. 3. 10. 14:28

許校理美叔[허교리미숙] 篈[봉] 以厲壇[이여단]賜祭官到海州[사제관도해주]

교리 미숙 허봉이 여제를 지내는 단에 사제관이 되어 해주에 이르렀다.

先寄以詩[선기이시]後數日[후수일]訪余于石潭小酌[방여우석담소작]

次韻以贈[차운이증]  二首[2수] -1  栗谷 李珥[율곡 이이]

먼저 시를 보내온 며칠 뒤 나를 방문하여 석담에서 작을 술자리를 갖고

이를 차운하여 주다. 

 

去年田野稻花稀[거년전야도화희] : 지난 해엔 논 밭과 들에 벼 꽃 마저 드물었고

白屋蕭蕭活計微[백옥소소활계미] : 초라한 초가집 쓸쓸해 살아갈 계획도 없구나.

民困更堪逢癘氣[민곤갱심봉여기] : 곤한 백성 더욱 깊숙히 돌림병 기운 만났으니

天高誰主運玄機[천고수주운현기] : 높은 하늘 누가 주관하여 심오한 기틀 옮기나. 

君王毖祀回神意[군왕지사회신의] : 임금님께선 삼가 제사지내 신의 뜻 돌리시려

近侍承綸出鳳扉[근시승륜출봉비] : 근신들은 윤허를 받들어 봉황의 문을 나섰네.

聞道至諴能奏格[문도지함능주격] : 말 듣기에 지극한 정성에 능히 아뢰어 맞서니

海鄕從此霽氛霏[해향종차제분비] : 바닷가 고을엔 이로부터 안개 기운 개이리라.

時海西癘疫甚熾[시해서여역심치] : 때마침 해서 지방에 열병이 심히 성하였다.

 

美叔[미숙] : 許篈[허봉,1551-1588]의 자, 호는 荷谷[하곡].

   許蘭雪軒[허난설헌]의 오빠이자 許筠[허균]의 형.

   李珥[이이]의 직무상 과실을 들어 탄핵하다가 종성에 유배됐고,

   이듬해 풀려났으나 정치에 뜻을 버리고 방랑 생활을 했다.

   1588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금강산 아래 김화연 생창역에서 죽음.

厲壇[여단] : 나라에 역질이 돌 때, 돌림병으로 죽은 귀신들을

   위로하여 지내는 제사를 지내던 단.

賜祭官[사제관] : 賜祭[사제, 임금이 신하가 죽었을 때,

   칙사를 보내어 죽은 신하에게 제사를 지내 주는 벼슬아치.

癘氣[여기] : 厲氣[여기], 못된 돌림병을 일으키는 기운.

玄機[현기] : 깊고 오묘한 이치.

近侍[근시] : 임금을 가까이 모시던 신하.

至諴[지함] : 지극한 정성,  至諴感神[지함감신],

   지극한 정성은 신도 감동시킴.

疫[여역] : 전염성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栗谷先生全書卷之二[율곡선생전서2권] 詩[시] 下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珥[이이, 1536-1584] : 자는 叔獻[숙헌],

   호는 栗谷[율곡], 石潭[석담], 愚齋[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