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가을

記夢[기몽]

돌지둥[宋錫周] 2023. 5. 6. 07:02

記夢[기몽]   柳成龍[유성룡]

꿈을 적다.

 

辛未秋[신미추]余在謙巖精舍[여재겸암정사]夢見三人[몽견삼인]

其一云晦庵[기일운회암]其二南軒[기이남헌]林擇之[임택지]

時余讀朱書節要[시여독주서절요]覺以古詩記之[각이고시기지]

신미(1571년 29세) 가을 내가 겸암정사 있으며 꿈에 세 사람을 만났다.

그 하나는 회암(주희)이오,

그 둘은 남헌(宋나라 張栻[장식])과 임택지(宋나라 林用中)이었다.

때마침 나는 주서절요를 읽었는데 옛날 시로써 적는다.

 

 

謙巖精舍[겸암정사] : 유성룡의 큰형 柳雲龍[유운룡,1539-1601]이 지은 서재.

南軒[남헌] : 宋대 유학자 張栻[장식,1133-1183]의 호, 자는 敬甫[경보]

   성리학 지식이 깊고 敬[경]에 관해서는 주자와 자주 논쟁을 벌여

   주자의 학문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擇之[택지] : 宋나라 林用中[임용중]의 자, 장식과 함께 주자의 친구.

   南嶽倡酬集[남악창수집]의 저자.

 

我生在今世[아생재금세] : 나의 삶은 지금의 세상에 있는데

尙友在前昔[상우재전석] : 책 속의 벗은 옛부터 앞서 있구나.

永懷千載人[영회천재인] : 오래 생각하는 천 년 세월의 사람

世遠不可覿[세원불가적] : 세대가 멀어져 가히 뵐 수 없구나.

時來讀遺編[시래독유편] : 때가 되어 남겨준 책을 읽으려니

往往見心曲[왕왕현심곡] : 이따금 간절한 마음 속 드러나네.

玉盤薦明珠[옥반천명주] : 옥 쟁반에 밝은 구슬을 늘어놓고

淵冰映新月[연빙영신월] : 깨끗한 못에 새로운 달이 비치네.

讀罷三歎息[독파삼탄식] : 읽기를 마치고 거듭 감탄하면서

夜就東軒宿[야취동헌숙] : 깊은 밤 동헌에 나아가 잠이드네.

忽夢二三子[홀몽이삼자] : 갑자기 뒤숭숭하니 두 세 사람이 

頎然入我室[기연입아실] : 헌걸차게도 나의 방에 들어오네.

顧我色敷腴[고아색부유] : 나를 돌보며 매우 즐거운 낯으로

一笑情脈脈[일소정맥맥] : 잠시 웃으며 사랑은 끊임 없었네.

定非平生親[정비평생친] : 머물며 평생 친한 것은 아니지만

想像猶面目[상상유면목] : 상상해보니 오히려 면목이 있었네.

覺坐獨沈吟[각좌독침음] : 바르게 앉아 홀로 깊이 생각하니

曉窓風雨急[효창풍우급] : 새벽 창에 바람과 비가 급하구나.

 

尙友[상우] : 책을 통하여 옛 사람을 벗으로 삼는 일.

永懷[영회] : 오래 오래 생각함.

遺編[유편] : 遺著[유저], 죽은이의 생전의 저작.

心曲[심곡] :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 속.

頎然[기연] : 頎然長者[기연장자], 생김새와 풍채가 좋고 점잖은 사람.

敷腴[부유] : 매우 즐거워 하는 모양.

脈脈[맥맥] : 끊이지 않는 모양, 말 없이 은근한 정을 나타내는 모양.

想像[상상] : 미루어 생각함.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나 존재하지 않은 대상을 머릿속으로 그려 봄,   

面目[면목] : 남을 대하기에 반듯한 도리.

沈吟[침음] : 속으로 깊이 생각함.

 

西厓先生文集卷之一[서애선생문집1권] 詩[시]

柳成龍[유성룡, 1542-1607] : 자는 而見[이현], 호는 西厓[서애]. 의성 출생.

  李滉[이황]의 문인. 金誠一[김성일]과 동문수학.

  저서로 西厓集[서애집], 懲毖錄[징비록]외 다수가 있다. 

  21세에 별시문과 급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