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皐八詠[동고팔영] -4
東皐八詠[동고팔영] -4 南孝溫[남효온]
동고의 8가지를 읊다.
藤篋藏書[등협장서] : 등나무 상자에 책을 감추다.
無名朴散混沌死[무명박산혼돈사] : 이름도 없는 것이 크게 흩어지며 혼돈이 죽으니
道自聖人舌上起[도자성인설상기] : 도의는 자연히 성인의 혀에서 바르게 일어났네.
一二三四及數盡[일이삼사급수진] : 하나 둘 셋 넷에서 숫자가 다하도록 견주어보니
千卷萬卷經與史[천권만권경여사] : 천 권 만 권 모두가 역사서와 더불어 경전이구나.
靑燈細讀忘餐飯[청등세독망찬반] : 푸른 등에 자세하게 읽느라 밥 먹는 일도 잊고서
左右逢原得一本[좌우봉원득일본] : 좌와 우의 근원을 만나서 하나의 근본을 얻었네.
始知黃卷爲筌蹄[시지황권위전제] : 비로소 책이란 통발이나 올무가 됨을 알았으니
藏在古篋長下楗[장재고협장하건] : 낡은 상자에 넣고 길이 자물쇠 맡겨 감춰 뒀구나.
東皐[동고] : 韓景琦[한경기,1472-1529]의 호, 다른 호는 香雪堂[향설당]
할아버지 韓明澮[한명회]의 행적을 수치스럽게 여겨
요직을 회피하고 한직에만 머묾.
南孝溫[남효온]·洪裕孫[홍유손] 등과 어울려 시를 읊었으며,
竹林七賢[죽림칠현]의 한 사람
아차산 아래 농막을 두고 호를 동고라 하였다.
無名[무명] : 이름이 없거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음.
노자가, "道常無名樸[도상무명박] : 도는 언제나 이름도 없고 질박한 것이다."
"大道廢[대도폐] 有仁義[유인의] : 큰 도가 없어진 뒤에 인의가 있게 되었다."
老子 18章, 32章.[노자 18장, 32장].
混沌死[혼돈사] : 혼돈이 죽음, 소박한 그대로 두지 않고 팔괘를 그은 것을 말함.
남해의 帝[제]가 儵[숙]이고 북해의 제가 忽[홀]이고
중앙의 제가 混沌[혼돈]이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나니,
혼돈이 그들을 융숭히 대접하였다. 숙과 홀이 혼돈의 덕을 갚으려고 말하기를,
‘사람들은 모두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쉬거늘
이 혼돈만이 그것이 없으니, 뚫어주어야겠다.’ 하고,
날마다 하나의 구멍을 뚫었더니 7일 만에 혼돈이 죽었다." 하였다.
莊子 應帝王[장자 응제왕].
黃卷[황권] : 冊[책], 책이 좀먹는 것을 막기 위해 황벽나무의 잎으로 물들였음.
筌蹄[전제] : 기를 잡는 통발과 토끼를 잡는 올가미, 목적 달성을 위한 방편.
사물의 길 잡이가 되는 것,
秋江先生文集卷之二[추강선생문집2권] 詩[시]
南孝溫[남효온,1454-1492] : 자는 伯恭[백공],
호는 秋江[추강]·杏雨[행우]·最樂堂[최락당]·碧沙[벽사].
金宗直[김종직]·金時習[김시습]의 문인, 세조의 왕위 찬탈로 인한
단종복위운동 실패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절개를 지킨 생육신 6인 가운데 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