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白

春日醉起言志[춘일취기언지]

돌지둥[宋錫周] 2024. 4. 14. 09:08

春日醉起言志[춘일취기언지]  李白[이백]

봄날에 취해 일어나 뜻을 말하다.
       
處世若大夢[처세약대몽] : 이 세상 살아감은 큰 꿈과 같으니 
胡爲勞其生[호위노기생] : 어찌 그 삶을 힘들여 다스리는가
所以終日醉[소이종일취] : 까닭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취하여 
頹然臥前楹[퇴연와전영] : 몽롱하게 쓰러져 기둥 앞에 누웠네.
覺來眄庭前[교래면정전] : 깨어난 뒤에 앞의 뜰을 바라보니
一鳥花間鳴[일조화간명] : 한 마리 새가 꽃 사이에 울고있네.
借問如何時[차문여하시] : 묻노니 지금은 어느 계절이던가
春風語流鶯[춘풍어류앵] : 봄 바람이 꾀꼬리 소리를 전하네.
感之欲歎息[감지욕탄식] : 느낌 이르러 한탄에 한숨 쉬려니  
對酒還自傾[대주환자경] : 마주한 술 다시 스스로 기울이네.
浩歌待明月[호가대명월] : 크게 노래하며 밝은 달 기다리며
曲盡已忘情[곡진이망정] : 곡을 다하니 이미 정을 잊었구나.

 

言志[언지] : 자기 뜻을 말하다, 詩[시]를 이르는 말.

 

헛된 욕망과 잇속 다툼으로 점철된 세상살이 탓에

일평생 마음의 평안을 누리지 못한 시인의 탄식이 도처에 배어 있다.

짧은 벼슬살이를 통해 황제의 측근으로부터 모욕과 배척을 경험한 후

여기저기 떠돌며 음주를 즐기고 티끌세상의 혼돈에서 초연하고자 애썼던 시인.

하지만 황제를 도와 정치적 이상을 실현해 보겠다는 의지는 좀체 사그라지지 않았기에,

시인은 관직에 대한 열망을 토로하며
要路[요로]에 스스로 천거하는 시문들을 보내고 또 보냈습니다.

 

현실은 냉혹했고 인생살이는 한바탕 꿈처럼 속절없이 흘렀으니

‘왜 제 삶을 수고롭게 하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반복되는 좌절감에 시인이 겪었을 내면의 모순과 갈등,

하여 그는 계절조차 잊은 채 ‘종일토록 취해,

질펀하게 앞 난간에 기대어 누워 있다.’

애당초 명리로부터 의연하게 초탈할 수 있었다면

이 주체 못할 갈등에 시달리진 않았으련만.

여하튼, 호탕하게 불러댄 봄날 취해 부르는 노래로

시인의 가슴속 응어리가 어느새 사르르 풀렸다니 다행이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인생에 대한 달관과

관조의 자세를 견지하려는

도가적 인생관을 담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