控江亭呼韻[공강정호운]
控江亭呼韻[공강정호운] 李廷龜[이정구,귀]
공강정에서 운을 부르기에.
雨氣連江江氣冥[우기련강앙기명] : 비올 기미 강에 잇닿아 강 기운 어둑한데
幽花夾路醉魂馨[유화협로취혼형] : 그윽한 꽃 좁은 길의 꽃다운 넋에 취하네.
霞邊孤鶩隨緣白[하변고목수연백] : 노을 가 외로운 따오기 밝은 인연 따르고
雲際遙山盡意靑[운제요산진의청] : 구름 사이 아득한 산은 푸른 정취 다하네.
萬里一身惟短褐[만리일신유단갈] : 매우 먼거리 하나의 몸 오직 짧은 베옷 뿐
百年雙鬢幾長亭[백년쌍빈기장정] : 많은 세월 두 귀밑털로 전송한지 얼마인가.
兵戈任送書生老[병과임송서생로] : 전쟁 견디어 보내려니 서생으로 늙어가니
堪笑悠悠土木形[감소유유토목형] : 비웃음 참고 여유있는 흙과 나무의 몸이라네.
控江亭[공강정] : 평안도 박천 청천강 강변의 정자.
長亭[장정] : 먼길떠나는 사람을 전송하던 곳.
兵戈[병과] : 싸움에 쓰는 창, 무기나 전쟁을 말함.
土木形[토목형] : 土木形骸[토목형해], 흙과 나무로 된 뼈대,
외형을 장식하거나 덧붙이지 아니한 상태.
杜甫[두보]의 奉贈蕭十二使君]봉증소십이사군]에
"磊落衣冠地[뇌락의관지] : 우뚝이 높은 벼슬아치들 자리에
蒼茫土木身[창망토목신] : 창망한 토목의 몸이로세." 하였다.
月沙先生集卷之一[월사선생집1궝] 三槎酬唱錄[삼사수창록]
李廷龜[이정귀] : 1564-1635, 자는 聖徵[성징], 호는 月沙[월사]·保晩堂[보만당]
癡菴[치암]·秋崖[추애]·習靜[습정]. 시호는 文忠[문충]
1598년(선조 31)에 명나라의 병부주사 丁應泰[정응태]가 임진왜란이
조선에서 왜병을 끌어들여 중국을 침범하려고 한다는 무고사건을 일으켰다.
이정귀는 「戊戌辨誣奏[무술변무주]」를 작성하여 陳奏副使[진주부사]로
명나라에 들어가 정응태의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밝혀 그를 파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