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

因共次韻[인공차운]以祈驟涼[이기취량] 7수-5

돌지둥[宋錫周] 2023. 7. 6. 22:06

七月二日甚熱[칠월이일심열] 

見放翁初秋驟涼之詩[견방옹초추취량지시]

因共次韻[인공차운]以祈驟涼[이기취량] 7수-5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칠월 이일에 매우 더워서,

방옹의 초추취량시를 보고 인하여

함께 차운해서 속히 서늘해지기를 기원하다

 

世局如棋落一籌[세국여기락일주] : 바둑 같은 세상 판국에 하나의 계책마저 떨어지고 
叢殘文字是箕裘[총잔문자시기구] : 남은 문자나 모으는 게 무릇 가업을 이어받음이네. 
荷花豔色唯淸曉[하화염색유청효] : 아름다운 색채의 연 꽃은 다만 동틀무렵 깨끗하고 
燕子歸心已早秋[연자귀심이조추] : 제비들 떠나려는 마음에 벌써 가을을 서두는구나. 
從此葛巾思痛飮[종차갈건사통음] : 이로부터 갈포 두건에 걸러 술을 흠뻑 마실 생각에 
古來藿食少深憂[고래곽식소심우] : 예로부터 콩잎을 먹는 자는 깊은 근심 많지 않았네. 
人生榮悴誰知者[인생영췌수지자] : 사람 삶에 영화롭고 시들음을 아는자가 누구일까  
演戲場中汗漫遊[연희장중한만유] : 헤아려 희롱하는 마당 속에 탐탁지 않게 즐겨보세.  

 

放翁[방옹] : 陸游[육유,1125-1209]의 호, 자는 務観[무관]. 南宋[남송] 시인.

驟涼[취량] : 가을철에 갑자기 생기는 서늘한 기운.

陸游[육유]의 : 그의 初秋驟凉詩[초추취량시]

 我比嚴光勝一籌[아비엄광승일주] : 나를 엄자릉과 비교하니 한가지 꾀만 뛰어나니

 不敎俗眼識羊裘[불교속안식양구] : 알리지 않아도 속된 안목에 양의 갖옷은 안다네.

 滄波萬頃江湖晩[창파만경강호만] : 푸른 물결 일만 이랑에 강과 호수는 저무는데

 漁唱一聲天地秋[어창일성천지추] : 어부의 노래 한 소리에 하늘과 땅은 가을이구나.

 飮酒何嘗能作病[음주하상능작병] : 술 마시면 어찌 일찍이 근심이 일어날 수 있을까

 登樓是處可消憂[등루시처하소우] : 여기 거처의 누각에 오르며 가히 근심을 삭이네.

 名山海內知何限[명산해내지하한] : 바다 안의 이름있는 산이 어찌 같음을 알리오

 準擬從今更爛遊[준의종금갱란유] : 이제부터 견주어 흉내내 더욱 화려함 즐기리라.

 라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劍南詩藁 卷77》.

箕裘[기구] : 家業[가업]을 이어받음, 아버지의 유업.

葛巾痛飮[갈건통음] : 晉[진] 나라 때 陶潛[도잠]이 항상 갈건을 쓰고 다니면서,

   술이 다 되었으면 이 갈건을 벗어서 술을 걸러 마시곤 했다는 데서 온 말.

藿食[곽식] : 藿食者[곽식자]', 콩잎 먹는 자. 野人[야인, 벼슬 없는 자],

   官吏[관리]를 ‘고기 먹는 자’라고 이름한 것의 對語[대어]인데,

   옛날 祖朝[조조]라는 백성이 晉 獻公[진 헌공]에게 글을 올려

   나라 다스리는 계책을 듣기를 요청하자, 헌공이 사자를 시켜 고하기를,

   肉食者謀之[육식자모지] : 고기 먹는 자가 이미 다 염려하고 있는데,

   藿食者何有[곽식자하유] : 콩잎 먹는 자가 정사에 참견할 것이 뭐 있느냐."고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說苑 善說[설화 선설].

汗漫[한만] : 탐탁하지 않고 등한히 함. 공허함, 허황함.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 1762-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