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汝何所思[문여하소사] 1
問汝何所思[문여하소사] 1 金鑢[김려]
묻노니 그대 생각하는 바 무엇인지요?
問汝何所思[문여하소사] : 묻노니 그대 무얼 생각하나요
所思北海湄[소사북해미] : 생각하는 바 북쪽 바다 물가라오.
鯖巖丈人車家老[청암장인차가노] : 청암의 장인은 차씨 집안의 어른이신데
身長九尺鬚髮皓[신장구척수발호] : 신장은 아홉 척에 수염과 머리털 희다네.
自言中歲好浪遊[자언중세호랑유] : 스스로 말하길 중년에는 유랑을 좋아해
鞍馬馺馺遍九州[혁마삽삽편구주] : 안장 말에 얹고 아홉 고을 두루 달렸다네.
千金散盡復歸來[천금산진복귀래] : 많은 돈을 흩어 다 없애고는 다시 돌아와
石田茆屋眞菟裘[석전모옥진토구] : 자갈밭과 띠풀 집에 참된 여생을 보내네.
卽今五十嗜書史[즉금오십기서사] : 지금 당장 오십에 경서와 사기를 즐기며
篝燈兀然恒繼晷[구등올연항계귀] : 들쒸운 등에 우뚝히 항상 밤에도 일하네.
手中朱文一百卷[수중주문일백권] : 수중에는 주자의 서적이 일백 권이오
縷析毫分毛生紙[누석호분모생지] : 털 나누고 실 쪼개니 털에서 종이 생기네.
鯖巖地名[청암지명] : 청암은 지명임.
車丈名南圭[차장명남규]字汝容[자여용] 차 오른 이름은 남규, 자는 여용.
李柳汀萬章門人[이유정만장문인] : 이유정만장의 문인.
先祖得道[선조득도]壬辰義士[임진의사] 선조는 도를 얻어 임진왜란의 의사임.
丈人[장인] : 늙은이를 이르는 말, 아내의 아버지.
車家老[차가노] : 車南圭[차남규]라는 노인을 지칭.
부령에 유배생활을 하다 1762년까지 생활하다가
신지도로 이배되어 1777년 죽은 이광사의 문하생 이영익의 문인.
浪遊[낭유] :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놂, 떠돌아다니면서 하는 구경.
馬+反 : 駇[문, 얼룩말] ?, 馺[삽, 말 빨리 달릴] ?
菟裘[토구] : 벼슬을 내놓고 은거하는 곳, 노후에 여생을 보내는 곳.
노나라의 隠公[은공]이 은거의 땅이라고 정한 지명에서 비롯.
書史[서사] : 經書[경서]와 史記[사기].
篝燈[구등] : 바람을 막기 위하여 불어리를 해 들씌운 燈[등].
兀然[올연] :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繼晷[계귀] : 밤에 낯 일을 계속해서 함.
縷析毫分[누석호본] : 毫分縷析[호분루석], 털을 나누고 실오라기를 쪼갬.
아주 잘게 나눔을 이르는 말
藫庭遺藁卷之五[담정유고5권] 思牖樂府 上[사유악부 상]
金鑢[김려, 1766-1822] : 자는 士精[사정], 호는 潭庭[담정]
노론계 명문인 金載七[김재칠]의 3남 1녀 중 장남.
1797년 32세 때 姜彝天[강이천]의 비어사건에 연좌되어 부령으로 유배당했고,
1801년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진해로 유배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만년에 아들의 노력으로 유배에서 풀려나 함양군수로 있다 56세에 세상을 떠났다.
思牖樂府[사유악부] : 김려가 부령에 유배되어 4년간 머무르면서
그 곳 여러 사람들과 나눈 우정을 기억하며 지은 악부시.
蓮姬[연희] : 본명 池蓮華[지연화], 자는 春心[춘심], 호는 蕸軒[하헌], 천영루 주인.
김려는 蓮姬言行錄[연희언행록]을 지은 바가 있었다.
그의 문학작품 속에는 여러 여인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 중 연희가 단연 돋보인다.
부령의 기생이면서 모두가 무시하는 김려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말벗이 되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