再疊[재첩]爲悶旱作[위민한작]
再疊[재첩]爲悶旱作[위민한작]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앞 시의 운)을 거듭 연속하여 가뭄을 걱정하며 짓다.
苦熱苦熱人跡絶[고열고열인적절] : 견디기 어려운 극심한 더위에 인적마저 끊어져
破簟獨臥枯骨孑[파점독와고골혈] : 갈라진 대자리에 짧고 야윈 뼈만 홀로 누워있네.
所思風門颯沓寒[소사풍문삽답한] : 생각하는 바 바람 구멍의 겹친 바람은 서늘하고
與夫雪山氷海說[여부설산빙해설] : 사내들 더불어 눈덮힌 산과 얼음 바다를 말하네.
生憎卷丹作時芳[생증권단작시방] : 참나리는 때맞추어 꽃답게 되니 미움만 생기고
百合芬馥終難忘[백합분복종난망] : 매우 향기로운 백합꽃은 끝내 잊기가 어렵구나.
西池賞藕意亦倦[서지상우의역권] : 서쪽 연못에 연꽃 완상할 생각 또한 게을러져
一步不能離山莊[일보불능리상장] : 한 발자국도 산속 별장을 떠날 능력도 없구나.
呼兒氣竭還自黙[호아기갈환자묵] : 아이 부를 기력 다하니 도리어 몸소 고요하고
穉孫百計違我側[치손백계위아측] : 어린 손자는 온갖 핑계로 내 곁을 피하려하네.
樂放厭拘嗟常情[낙방염구차상정] : 크게 즐기며 구속 싫어하는 심정을 탄식하니
曲在我老人誰惻[곡재아로인수측] : 잘못은 늙은 내게 있으니 누가 가엾게 여길까.
臥念新苗卷不舒[와념신묘권불서] : 누워 생각건대 새 모종이 펴지지 않고 말리면
秋來甔石空吾廬[추래담석공오려] : 가을 되면 나의 농막엔 소량의 양식도 없겠네.
快雨一瀉天肯賜[쾌유일사천긍사] : 시원한 비를 하늘이 즐겨 한번 베풀어 준다면
蘇枯滌熱兩有餘[소고척열량유여] : 시든것 소생하고 더위 씻기어 둘다 여유있네.
迂儒談天百不利[우유담천백불리] : 문외한 선비 천문 얘기는 아무 이익도 없기에
强占星衡論月忌[강점성형론월기] : 억지로 별을 점치며 달을 원망하며 토론하네.
會見高原除桔槹[회견고원제길고] : 때마침 높은 언덕에 물을 대는 기구 손질하여
共欣脩畝棲穧穉[공흔수묘서재치] : 마른 이랑에 어린 볏단 깃드니 함께 기뻐하네.
虔心黙禱爇名香[검심묵도설명향] : 삼가는 마음으로 묵도하고 좋은 향 불사르며
起看雲堆發墨光[기간운퇴발묵광] : 일어나 보니 구름 쌓이며 검은 빛이 나타나네.
此雨若愆民必渴[차우약건민필갈] : 이에 만약 비를 어기면 백성들 필히 목마르니
水南小市愁刁翔[수남소시수조상] : 강물 남쪽 작은 시장 간사한 놀음 시름겹구나.
卷丹[권단] : 백합과에 속한 여러해 살이 풀, 참나리, 당개나리.
芬馥[분복] : 매우 향기로움.
常情[상정] : 사람들이 갖고 있는 보통의 인정, 항상 품고있는 심정.
甔石[담석] : 한 항아리나 한 섬의 곡식, 소량의 양식을 말함.
迂儒[우유] : 세상 물정에 어두운 선비.
桔槹[길고] : 용두레, 낮은 곳의 물을 논이나 밭에 퍼 올리는 기구.
黙禱[묵도] : 소리 내지 않고 마음 속으로 기도하는 것.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 1762-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