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三物俱失[삼물구실]

돌지둥[宋錫周] 2023. 3. 23. 06:45

 

세 가지 물건을 모두 잃다.

三物俱失[삼물구실] 

 

一士人[일사인 ]有頑奴[유완노] 

率往他家[솔왕지가] 

臨昏戒之曰[임혼계지왈]:

"汝勿[여물]牢睡[뢰수]

看審[간심]釜子[부자]

鞍匣及大分土[안갑급대분토]

(分土,大靴之俗名也),

[분토,대안화지속명]

 

한 선비가, 

완악한 종놈을 두었는데, 

거느리고 다른 집에 가서

어두워지자 경계해서 말하기를,

"너는 깊이 잠들지 말고, 

가마솥과 안장깔개와

가죽신 분토

(分土는 가죽신의 세속 이름이다.)

을 잘 보살펴라.”하였는데,

 

牢睡[뇌 수]; 깊이 잠이 듬.

釜子[부자]; 가마 솥.

鞍匣[안갑]; 안장 위를 덮는 헝겊.

 

翌朝[익조]先告曰[선고왈]:

"釜子[부자]已失矣[이실의]." 

其主問曰[기주문왈] :

"失釜[실부]固可惜[고가석], 

分土鞍匣得完否[분토안갑득완부]" 

奴曰[노왈]:

"分土已失於[분토이실어]

鞍匣之前矣[안갑지전의]."

 

이튿날 아침 

종이 먼저 고해 말하기를

"가마솥은 이미 잃었습니다."하니, 

그 주인이 묻기를

"가마솥을 잃은 것은 참 아깝지만, 

가죽신과 안장깔개는

그대로 있느냐?"하니, 

종이 말하기를

가죽신은 안장깔개보다

먼저 잃었습니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