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西瓜[서과]

돌지둥[宋錫周] 2024. 3. 26. 09:33

西瓜[서과]  徐居正[서거정]

수박.

 

西瓜斜割月生稜[서과사할월생릉] : 비끼어 자른 수박은 모나게 나온 달같아
嚼罷渾驚骨欲氷[작파혼경골욕빙] : 맛을 보니 그야말로 놀라 뼈도 얼려 하네.
已覺此時生爽塏[이각차시생상개] : 이미 지금 높은 땅의 서늘함 생김 깨우치니
更於何處避炎蒸[갱어하처피염증] : 다시 어느 곳에서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할까.
秋霜皎潔光尤妙[추상교결광우묘] : 가을 서리처럼 밝고 맑아 빛은 더욱 오묘하고
崖蜜甛甘味更仍[애밀첨검미갱잉] : 석꿀같이 달고 좋아 인하여 더욱 맛이있네.
世事年來嫌納履[세사년래혐납리] : 세상 일 여러 해 전부터 신발 신기 의심하며
靑門無地訪東陵[청문무지방동릉] : 청문의 땅에서 동릉후를 찾아 볼 수 없구나.

 

炎蒸[염증] : 찌는 듯한 더위.

皎潔[교결] : 밝고도 맑음, 조촐하고 깨끗함.

崖蜜[애밀] : 石蜜[석밀], 석벌이 산속의 나무나 돌 사이에

   집을 짓고 모아 놓은 꿀.

納履[납리] : 신을 신음, 曹植[조식]의 君子行[군자행]에

   "君子防未然[군자방미연] : 군자는 매사를 미연에 방지하여,

    不處嫌疑間[불처혐의간] : 혐의로운 지경에 처하지 않나니,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 오이밭에선 신끈을 고쳐 매지 않고,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 오얏나무 밑에선 관을 바루지 않는다."

    라고 한 데서 온 말, 오이밭에서 허리를 굽혀 신끈을 고쳐 맬 경우

    오이를 땄다는 혐의를 받게 되고,

    오얏나무 밑에서 두 손을 들어 관을 바르게 쓸 경우

    오얏을 땄다는 혐의를 받게 되므로,

    그런 혐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뜻에서 한 말.

東陵[동릉] : 東陵侯[동릉후]에 봉해진 邵平[소평],

   진나라가 멸망한 뒤에는 스스로 평민의 신분이 되어,

   장안성의 청문 밖에다 오이를 심어 가꾸며 조용히 은거했는데,

   특히 그 오이가 맛이 좋기로 유명하여 당시 사람들로부터

   東陵瓜[동릉과]라고 일컬어졌던 데서 온 말.

靑門[청문] : 곧 東門[동문]과 같은 뜻. 소평의 청문과가 유명.

   《史記 卷53 蕭相國世家》

 

四佳詩集卷之五十一[사가시집권지51] 第二十四[제24] 詩類[시류]

徐居正[서거정, 1420-1488] : 자는 剛中[강중]·子元[자원], 호는 四佳亭[사가정].

   홍문관부수찬, 공조참의, 예조참판, 형조판서, 좌참찬, 좌찬성.

   우리나라 한문학의 독자성을 내세우면서 역대 한문학의 정수를 모은

   『東文選[동문선]』을 편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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