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

從軍行[종군행]

돌지둥[宋錫周] 2023. 5. 18. 14:00

從軍行[종군행]   李恒福[이항복]

是歲十二月[시세십이월]從麻提督軍[종마제독군]討谷城之賊[토곡성지적]

이 해 12월에 麻貴[마귀] 提督[제독]의 군대를 따라서 谷城[곡성]의 적을 토벌하였다.

 

西湖轉粟當嚴冬[서호전속당엄동] : 서호에서 식량 옮기는 일 추운 겨울에 주관하려니 
萬民難給千夫膳[만민난급천부선] : 만 백성이 천 명의 장정 먹거리도 공급하기 어렵네. 
師到南原拍馬廻[사도남원박마회] : 군사가 남원에 이르렀다가 말 두드려 돌아가는데 
賊衆猶屯求禮縣[적중유둔구례현] : 도적들의 무리는 오히려 구례현에 진을 치고있구나.  

 

 

萬竈貔貅霜滿野[만조비휴상만야] : 수많은 군사들은 용맹하고 들에는 서리 가득한데 
天兵搜粟疲人泣[천병수조피인읍] : 천자의 군사들 곡식 뒤지니 피폐한 백성 울어대네. 
懸知本爲活我來[현지본위활아래] : 본디 우리를 살리기 위해 왔음은 현격하게 알지만 
耐妻兒眼前急[파내처아안전급] : 아내와 아이들 눈 앞의 급한 처지 견디기 어렵구나.  

 

萬竈[만조] : 군사의 식사를 위하여 만든 만개의 아궁이, 수많은 군사의 진영.

貔貅[비휴] : 古書[고서]에 나오는 맹수의 이름, 용맹한 군대.

 

 

沙塵捲地野微明[사진권지야미명] : 모래 흙먼지 땅을 말아 들판 희미하게 밝은데 
鐵騎千群曉撇挨[철기천군효별애] : 일천 무리 철갑 기병 새벽부터 때리듯 휘두르네. 
師行千里日兼程[사행천리일겸정] : 일천 리 군대의 길을 하루에 한하여 가노라니  
石上斑斑馬蹄血[석상반반마제혈] : 돌 위에는 말 발굽의 피가 얼룩져 있구나.  

 

 

曠野無煙風怒號[광야무연풍로호] : 넓은 들판에 연기도 없고 바람만 세차게 부는데 
將軍曉發哀笳咽[장군효발래가열] : 장군이 새벽에 출발하니 호가소리 슬퍼 목메네.  
腥雲和雨撲人顔[성운화우박인한] : 비린 구름은 비와 섞이여 사람의 얼굴을 때려서  
凍作征夫萬鬢雪[동작정부만빈설] : 출정한 군사 귀밑털 많은 눈이 얼어붙게 되었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