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尋僧花岳[심승화악]

돌지둥[宋錫周] 2025. 7. 13. 03:54

有客自春川來[유객자춘천래]

言其鄕中十景[언기향중십경]因題以贈[인제이증]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어떤 나그네가 몸소 춘천에 와서 그 고향의 십경을 말하기에 써서 주다.

 

尋僧花岳[심승화악] 화악산의 스님을 찾아.

暇日扶靑藜[가일부청려] : 한가한 날에 명아주 지팡이를 붙들고

陟彼華山岡[척피화산강] : 저 화악산의 산등성이를 올라간다네.

石逕何犖确[석경허럭각] : 돌 지름길의 밝은 자갈 땅 나무라지만

蒼蒼松檜涼[창창송회량] : 푸르고 무성한 솔과 전나무 시원하네.

山雲暗藤枝[산운암등지] : 산의 구름은 등나무 가지가 숨기고

山風吹桂香[산풍취계향] : 산 바람은 계수나무 향기를 퍼뜨리네.

徑盡見蒼崖[경진견창애] : 지름길 다하니 아주 높은 절벽 보이고

瀑流泱泱[비폭류영영] : 떨어지는 폭포 깊고 가득하게 흐르네.

一條素如練[일조소여련] : 한 줄기 누인 명주 같이 희고

直下林巒傍[직하림망방] : 둥근 봉우리 곁 숲에 직접 떨어지네.

上有千丈松[산유천장송] : 위로는 천 길의 소나무 가 있고

下有十笏房[하유십홀방] : 하래에는 사방 열장의 방이 있네.

老僧雪眉皺[노승설미추] : 늙은 스님 주름잡힌 눈썹은 하얗고

觀空坐石床[관공좌석상] : 하늘 바라보며 돌 침상에 앉아있네.

迢迢難攀緣[초초난반연] : 높고 높아 더위잡아 오르기 어렵고

默默遙相望묵묵요상망] : 아무 말없이 서로 아득히 바라보네.

我無身八翼[아무심팔익] : 나의 몸에 8개의 날개가 없는데다

亦無修鍊方[역무수련방] : 또한 닦아 단련하는 방법도 없다네.

火宅透塵網[화택수진망] : 번뇌와 고통의 티끌 망을 꿰뚫고

朅來投古皇[걸래투고황] : 어찌 부처께 의탁하려 오지 않는가

願借一神通[원차일신통] : 원함은 한결같은 신통함을 빌려서

哀愍垂慈光[애민수자광] : 가엾고 딱하니 자비로운 은혜 베푸네.

 

暇日[가일] : 한가한 날.

靑藜[청려] :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

石逕[석경] : 돌이 많은 좁은 길.

犖确[낙각] : 산에 큰 돌이 많은 모양.

十笏房[심홀방] : 笏[홀]은 尺[척]과 같은 뜻으로 사방 十丈[십장]의 조그만 방.

攀緣[반연] : 휘어잡고 의지하거나 기어 올라감.

默默[묵묵] : 아무 말없이 잠잠함.

修鍊[수련] : 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

火宅[화택] : 불이 일어난 집, 번놔와 고통이 가득한 속세.

古皇[고황] : 부처님.

哀愍[애민] : 가엾고 불쌍히 여김.

 慈光[자광] : 자비로운 은혜.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題詠[제영]
題詠[제영] : 시를 짓고 읊음.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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