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訪柳連玉[야방유연옥] 朴齊家[박제가]
밤에 유연옥을 찾아가다.
夜行何蹌蹌[야행하창창] : 밤에 가면서도 어찌나 질서 정연한지
澗道多低仰[간도다저앙] : 산골짜기 길은 낮고 높음이 겹쳐지네.
餘雪照衣裾[여설조의거] : 남아 있는 눈이 옷 자락을 비추는데
棲禽驚屐響[서음경극향] : 깃들었던 새들은 나막신 소리에 놀라네.
道見一來者[도견일래자] : 길 가면서 바라보니 한 사람이 오는데
或非我㕛生[혹비아우생] : 혹시나 나의 벗이 아닌가 생각이드네.
相看久不辨[상간구불변] : 서로 바라보다 오래도록 분별치 못하고
猶自望其行[유자망기행] : 오히려 저절로 그가 가는것을 바라보네.
蒼蒼市盡處[창창시진처] : 앞길이 아득한 저자거리 다하는 곳에
惟見一燈低[유견일등저] : 오로지 보이는것 낮은 등불 하나라네.
斗柄當額上[두병당액상] : 북두성 자루가 마땅히 이마쯤에 오르니
纖月睨笠西[섬월예립서] : 가는 초승달이 삿갓 서쪽을 엿보는구나.
初更逢柳君[초경봉유군] : 초저녁에 유 연옥 군자를 만나고나서
四更尋李子[사경심이자] : 새벽 1시 까지 이자수어를 연구하네.
今宵亦云半[금소역운반] : 오늘 밤에 또한 서로 짝하여 이르니
如是歲暮矣[여시세모의] : 이와 같이 한 해는 저물어 가는구려.
燈燼寒漸墮[등신한점타] : 등잔의 깜부기 점점 쓸쓸히 떨어져도
杯杓猶羅列[배표유랴열] : 술잔을 당기어 오히려 늘리어 벌리네.
耳闃忽有籟[이격홀유뢰] : 고요하던 귀에 홀연히 퉁소소리 있어
酒醒牎外雪[주성창외설] : 술이 깨보니 창 밖에 눈이 내리는구나.
今夜幾人宿[금야기인숙] : 오늘 밤에는 머무는 이 몇 사람일까
獨行橋與陌[독행교여맥] : 홀로 가면서 거리와 다리를 의심하네.
已有先我者[이유선아자] : 이미 나보다 먼저 간 사람이 있었는지
雪上有數跡[설상유촉적] : 눈 위에는 황급히 간 발자취가 있구나.
連玉[연옥] : 柳琴[유금 : 1741-1788] 의 자, 또는 彈素[탄소]이며, 호는 幾何室[기하실] 또는 窄菴[착암].
조선 후기의 시인이자 실학자로 연암 학파(백탑파)의 일원.
蒼蒼[창창] : 앞 길일 멀어 아득함.
斗柄[두병] : 북두칠성을 국자 모양으로 볼 때 그 자루에 해당하는 세개의 별.
纖月[섬월] : 음력 초승에 뜨는 가느다란 달.
初更[초경] : 하룻 밤을 5경으로 나눈 첫째 부분, 저녁 7시에서 9시 사이.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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