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207

題寧邊池亭[제영변지정]

題寧邊池亭[제영변지정] 朴齊家[박제가] 영변 못의 정자에 짓다. 游魚方潑潑[유어방발발] : 헤엄치던 물고기들 함께 활발히 솟고 春水善回散[춘수선회산] : 봄 강물이 한가히 돌아오니 어질구나. 晴天明小餌[효천명소이] : 개인 하늘 밝아져 작은 물고기 낚으니 芳草照隔岸[방초조격안] : 꽃다운 풀들이 사이한 언덕을 비추네. 風來澹終日[풍래담종일] : 바람이 불어와도 하루 종일 조용한데 樓中柳絮亂[누중류서란] : 누각 가운데 버드나무 솜털 어지럽구나.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0.31

立春詩[입춘시]爲觀齋賦[위관재부]

立春詩[입춘시]爲觀齋賦[위관재부] 朴齊家[박제가] 관재를 위하여 입춘시를 짓다. 南山有氣藹然斜[남산유기애연사] : 남쪽 산의 넉넉한 기운이 기울어 지듯이 우거지고 如酒將溫忽湧霞[여주장온홀용하] : 문득 따스한 술자리 같이 돌연히 노을이 나타나네. 地種蕉心能自卷[지종초심능자권] : 땅위에 심은 파초의 마음은 스스로 능히 굽히는데 天生鶯舌孰敎它[천생앵설숙교타] : 꾀꼬리 울음 타고난 바 누구를 어지럽게 가르치나. 輕風淡淡不爲厲[경풍담담불위려] : 욕심없이 깨끗한 가벼운 바람 괴롭히려 하지 않고 喬木濛濛欲再䔢[교목몽몽욕재화] : 자욱하니 높은 나무들 거듭하여 빛나기 시작하네. 彩勝辛盤都俗物[채승신반도속물] : 고운 빛깔 새로이 서리니 속된 만물들은 아름답고 宜春帖子只堪誇[의춘첩자지감과] : 마땅히 춘첩자를 쓰..

박제가 2021.10.28

書靑莊壁[서청장벽]

書靑莊壁[서청장벽] 朴齊家[박제가] 청장관의 벽에 쓰다. 雲陰墖之末[운음탑지말] : 구름 그늘이 탑의 꼭대기에 이르니 朝雪覆君家[조살부군가] : 아침에 내린 눈이 그대의 집을 덮네. 君家惟古木[군가유고가] : 그대 집에 오래 묵은 나무 늘어세워 烏鵲歲時多[오작세시다] : 까마귀 까치 새해 첫머리에 많구나. 靑莊[청장] : 靑莊館[청장관] 李德懋[이덕무 : 1741-1793]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0.21

夜訪柳連玉[야방유연옥]

夜訪柳連玉[야방유연옥] 朴齊家[박제가] 밤에 유연옥을 찾아가다. 夜行何蹌蹌[야행하창창] : 밤에 가면서도 어찌나 질서 정연한지 澗道多低仰[간도다저앙] : 산골짜기 길은 낮고 높음이 겹쳐지네. 餘雪照衣裾[여설조의거] : 남아 있는 눈이 옷 자락을 비추는데 棲禽驚屐響[서음경극향] : 깃들었던 새들은 나막신 소리에 놀라네. 道見一來者[도견일래자] : 길 가면서 바라보니 한 사람이 오는데 或非我㕛生[혹비아우생] : 혹시나 나의 벗이 아닌가 생각이드네. 相看久不辨[상간구불변] : 서로 바라보다 오래도록 분별치 못하고 猶自望其行[유자망기행] : 오히려 저절로 그가 가는것을 바라보네. 蒼蒼市盡處[창창시진처] : 앞길이 아득한 저자거리 다하는 곳에 惟見一燈低[유견일등저] : 오로지 보이는것 낮은 등불 하나라네. 斗柄當..

박제가 2021.10.16

黃昏訪炯菴[황혼방형암]

黃昏訪炯菴[황혼방형암] 朴齊家[박제가] 황혼에 형암을 찾아가다. 日下天邊光未已[일하천변광미이] : 하늘 가로 해가 내려가도 빛은 아직 그치지 않고 萬戶炊烟凝遠紫[만호취연응원자] : 많은 집의 밥 짓는 연기 멀리 자주빛으로 엉기네. 歸人處處行欲急[귀인처처행욕급] : 이곳 저곳 돌아가는 사람들 급하게 가려 하는데 凍屨雜雜寒聲起[동구잡잡한성기] : 얼어붙은 집신 함께 섞이니 찬 소리가 일어나네. 脂燈初點屠市中[지등초점도시중] : 기름 등잔에 처음 불 붙혀 시장 안에서 짐승 잡고 犬聲時在鍾樓東[견성시재종루동] : 때를 맞추 듯 제멋대로 동쪽의 종루에 개가 짖네. 西崦蒼蒼檜頂雪[서엄창창회정설] : 푸르고 푸른 서쪽 산의 전나무 꼭대기는 하얗고 太白一星當先出[태백일성당선출] : 서쪽 하늘 금성별 하나가 마땅히 먼저..

박제가 2021.10.07

三踈軒雪夜[삼소헌설야]

三踈軒雪夜[삼소헌설야] 朴齊家[박제가] 삼소헌의 눈오는 밤. 雲陰降雪暝中明[운음강설명중명] : 구름 그늘에 눈이 내리니 밝은 가운데 어둡고 有樹如無虗影生[유수여무허영생] : 많은 나무 없는 것 같은 듯 헛된 그림자 생기네. 寂爾人從燈裏坐[적이인종득리좌] : 고요한 듯 하기에 사람들 따라 등잔 속에 앉으니 瑟然風自屋頭行[슬연풍자거두행] : 깨끗하고 밝은 바람 스스로 지붕 머리로 행하네. 相看煖酒俱寒意[상간완주구한의] : 따뜻한 술로 서로 대접하고 추운 느낌 함께하며 俄聽昬鍾又曉聲[아청혼종우효성] : 희미한 종소리 잠시 들리니 새벽 소리 거듭하네. 稍稍梅花驚歲暮[초초매화경세모] : 매화나무 꽃은 점점 한 해가 저무는 때에 놀라고 蕭條襆被又西城[소조복피우서성] : 무능한 낭관 조용하게 동시에 성 서쪽으로 가네..

박제가 2021.09.30

筆溪夜坐[필계야좌]

筆溪夜坐[필계야좌]次任[차임] 弘常[홍상] 毅之[의지] 朴齊家[박제가] 필계에서 밤에 앉아 임홍상의 의지를 차하여. 昬昬睡睫壓重紗[혼혼수첩압중사] : 어둡게 저무니 졸린 눈썹의 실을 무겁게 누르고 一醉無心戀歲華[일취무심연세화] : 한번 취하니 의지도 없어도 세월을 잊지 못하네. 鄰客有詩期此夜[인객유시기차야] : 시가 넉넉한 이웃의 손님이 이 밤을 기약하니 床梅如雪綻其花[상매여설탄기화] : 눈과 같은 우물 난간의 매화 그 꽃이 피어나네. 深燈暈屋圖書現[심등운옥도서현] : 많은 등불이 흐릿한 집에 서적과 글이 나타나니 細月呑城畢昴斜[세월탄성필묘사] : 초승달이 도읍을 감싸며 마침내 묘성이 기우네. 始自東方微籟起[시자동방미뢰기] : 바야흐로 몸소 동쪽 견주니니 퉁소소리 작게 일고 須臾鷄犬萬人家[수유계견만인가]..

박제가 2021.09.24

徐觀齋東莊[서관재동장]

徐觀齋東莊[서관재동장] 會李懋官[회이무관]柳惠風諸人[유혜풍제인] 左麓有普德小菴[좌록유보덕소암]僧指百餘[승지백여]客有黃生吹洞簫者 朴齊家[박제가] 서관재의 동쪽 별장에 이무관, 유혜풍 여러 사람과 모이니 좌측 산기슭에 보덕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는데 스님이 가르키니 백여명이고 손님 중에는 황생이라는 퉁소 부는 자가 있었다. 堆雲疊石數峰橫[퇴운첩석촉봉횡] : 쌓인 구름과 겹쳐진 바위 뒤섞인 봉우리 촘촘한데 樹裏招提路不生[수리초제로불생] : 나무 가운데 사액한 사찰의 길은 서투르지 않구나. 置屋貴能知畫意[치옥귀능지화의] : 집을 버렸어도 능히 귀하고 그림의 의미를 알기에 論交盡道有詩聲[논교진도유시성] : 사귐을 논하며 도를 다하니 시 읊는 소리 넉넉하네. 老僧合掌螺烟立[노승합장라연립] : 늙은 스님은 합장 하시고..

박제가 2021.09.20

九日[구일]同李炯菴放舟洗心亭下[동이형암방주세심정하]5

九日[구일]同李炯菴放舟洗心亭下[동이형암방주세심정하]5 朴齊家[박제가] 9일 이형암과 함께 배를 놓아 세심정으로 내려가며. 五首[5수]-5 江頭菊花叢[강두국화총] : 강 머리에 국화 꽃들이 더부룩한데 明日非重陽[명일비중양] : 내일은 구일 중양절이 아니로구나. 惆悵不能歸[추창불는귀] : 실망과 한탄에 능히 돌아가지 못하고 坐對寒波長[좌대한파장] : 무릎 마주하니 긴 물결 쓸쓸하구나.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09.15

九日[구일]同李炯菴放舟洗心亭下[동이형암방주세심정하]4

九日[구일]同李炯菴放舟洗心亭下[동이형암방주세심정하]4 朴齊家[박제가] 9일 이형암과 함께 배를 놓아 세심정으로 내려가며. 五首[5수]-4 秋風起木末[추풍기목말] : 가을 바람이 나무 꼭대기에 일어나니 來雁響洲渚[내안향주저] : 기러기 오며 물가 모래에서 우는구나. 蒼蒼瑟瑟邊[창창슬슬변] : 푸르고 푸르며 쓸쓸하고 적막한 두메 吾與子容與[오여자용여] : 나와 더불어 당신의 모습도 함께하네. 瑟瑟[슬슬] : 우수수하여 쓸쓸하고 적막함. 江頭菊花叢。明日非重陽。惆悵不能歸。坐對寒波長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