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207

太常西園[태상서원]

太常西園[태상서원] 朴齊家[박제가] 태상의 서쪽 동산. 西園返照醉中深[서원반조취중심] : 서쪽 동산의 저녁 햇살 취한 가운데 짙어지고 酒海蒼茫倚墨林[주해창망의묵림] : 넓고 아득한 술 그릇과 잠잠한 숲에 의지하네. 螘戶蠭房街細折[의호봉방가세절] : 개미 집과 벌의 방처럼 거리는 잘게 쪼개지고 龍飛鳳舞嶽橫臨[용비봉무악횡림] : 용이 날고 봉황 춤추며 산에 임해 가로지르네. 遊絲不耐暄暄境[유사불내훤훤경] : 아지랑이는 참지 못하고 따뜻한 곳을 말리고 嗁鳥難禁癢癢心[제호난금양양심] : 우는 새는 억제하기가 어려워 마음이 애타네. 兩睫苦爲春所壓[양첩고위춘소압] : 두 눈썹은 봄 기운이 누르는 바 괴롭게 되어 渺然無際睡來尋[묘연무제수래심] : 아득히 멀리 끝도 없이 졸음이 찾아 오는구나. 太常[태상] : 제향과 ..

박제가 2022.01.13

觀齋新移[관재신이]

觀齋新移[관재신이] 朴齊家[박제가] 관재로 새로 옮기어. 花枝瞥瞥袂相携[화지별별몌상휴] : 꽃 가지 언뜻 언뜻 보며 서로 소매를 이끌어 聯步跫然遠墖西[연보공연원탑서] : 뚜벅 뚜벅 나란히 걸어가니 서쪽 탑은 멀구나. 弱樹移飛相命鵲[약수이비상명작] : 약한 나무를 높이 옮기니 까치가 서로 알리고 午棚深見獨行鷄[오붕심견독행계] : 한 낮 시렁 높이 바라보니 닭이 홀로 다니네. 春情似睡從何著[춘정사수종하저] : 졸린 듯한 봄 정취에 무얼 생각하며 따를까 烟性如空卻是迷[연성여공각시미] : 부질없는 안개 성품에 무릇 유혹을 물리치네. 拈出新移眞面目[염출신이진면목] : 집어 들고 나가서 새로 옮기니 참된 모습이오 畫厨書架一時齊[화주서가일시제] : 부엌 구분한 책꽂이 하나 때마침 가지런하네. 著入聲[저입성] : 著[..

박제가 2022.01.08

白蓮峰早朝賞雪[백련봉조조상설]

白蓮峰早朝賞雪[백련봉조조상설] 朴齊家[박제가] 백련봉에서 이른 아침 눈을 완상하다. 卷簾寒多不妨寒[권렴한다불방한] : 발을 거두니 추위가 겹쳐도 추위를 거리끼지 않고 襟曠帶脩當欄干[금광대수당란간] : 가슴을 넓히고 술잔을 두르고서 난간을 마주보네. 梅花炯炯欲明滅[매화형형욕명멸] : 매화 꽃이 밝게 빛나면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微陰猶在牎屛閒[미음유재차영한] : 흐릿한 날씨에 오히려 창을 가리고 한가히 살피네. 前山一色無皴坼[전산일색무준탁] : 앞의 산은 한가지 색으로 주름지고 터진곳도 없고 遠雪微黃射日腳[원설미황사일각] : 많은 눈을 엿보는 늙은이 구름 사이 햇살이 비추네. 巖下如菌村屋頭[엄하여균촌옥두] : 바위 아래에는 버섯 같은 집 머리는 꾸밈이 없는데 擧尾翛翛坐雙鵲[거미소소좌쌍작] : 찟겨진 날개..

박제가 2022.01.01

紙鳶謠[지연요]

紙鳶謠[지연요] 朴齊家[박제가] 종이연을 노래함. 風吹吹[풍취취] : 바람이 불어 부추기니 棗搖搖[조요요] : 대추나무 빠르게 흔들리네. 寒城帶喬木[한성대교목] : 쓸쓸한 성은 높은 나무가 꾸미고 埜曠天寂寥[야광천적료] : 빈 들과 하늘은 고요하고 적막하네. 回看山際雪嵯峨[회간산제설차아] : 산 끝 돌이켜 바라보니 높고 험하며 흰데 鳶尾背日輕雲飄[연미배일경운표] : 해를 등진 연 꼬리 가벼이 높게 나부끼네. 寂寥[적료] : 적적허고 쓸슬함, 적막함. 嵯峨[차아] : 높고 험함.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2.28

有嘆[유탄]

有嘆[유탄] 朴齊家[박제가] 탄식하며 暗藏黑夜心[암장흑야심] : 캄캄한 밤에 마음을 감추어 숨기고 强爲靑天語[강위청천어] : 굳세게 되고자 푸른 하늘에 고하네. 縱不曰人知[종불왈인지] : 방종하지 않게 인간의 지혜를 말하니 還應自靦汝[환응자면여] : 도리어 응당 그대에게 몸소 부끄럽네. 或默不默處[혹묵불뭇처] : 입 다물 곳이 아닌데서는 또 조용하고 或笑不笑處[혹소불소처] : 비웃을 곳이 아닌데서는 또 웃는구나. 阿傲何不眞[아호하부진] : 진리 아닌데도 어찌 날뛰어 의지하고 天常乃失序[천상내실서] : 질서를 잃어도 다만 하늘에 떳떳하네. 有志貧難就[유지빈간취] : 뜻이 있으니 가난과 어려움을 따르며 可爲驕不肯[가위교불긍] : 가히 교만하지 않고 즐기게 되는구나. 天應惜全材[천응석전재] : 하늘이 응하여 ..

박제가 2021.12.20

梅落月盈[매락영월]

梅落月盈[매락영월] 朴齊家[박제가] 매화 떨어지며 달이 가득차다. 牎下數枝梅[창하수지매] : 창문 아래 매화나무 가지 헤아리니 牎前一輪月[창전일륜월] : 창문 앞에는 달이 한결같이 높구나. 淸光入空查[청광입공사] : 선명한 빛이 하늘에 그리듯이 드니 似續殘花發[사속잔화발] : 남은 꽃이 피는것을 잇는 것 같구나. 一輪月[일륜월] : 우주에는 달이 하나임과 같이 사람에게는 마음 하나가 높다는 뜻.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2.15

夜登練光亭[야등연광정]

夜登練光亭[야등연광정] 朴齊家[박제가] 밤에 연관정에 오르다. 微波夜動練灮亭[미파야동련광정] : 잔잔한 물결이 움직이는 밤의 연광정 정자 白白城根倒亂星[백백성근도란성] : 성벽 부근엔 밝게 빛나는 별들이 가득히 움직이네. 冷月升空烟降地[냉월승공연강지] : 차가운 달이 하늘에 나아가니 안개가 땅에 내리고 櫓鳴如織樹蒼靑[노명여직수창청] : 베틀 같이 노가 울리니 나무들은 푸르고 푸르구나. 練光亭[연관정] : 평양의 대동강 가에 있는 누각. 관서 팔경의 하나,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德巖[덕암]이라는 바위 위에 있다.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2.08

武陵瀑[무릉폭]

武陵瀑[무릉폭] 朴齊家[박제가] 무릉폭포. 籃輿伊軋峽叢叢[남여이알협총총] : 대로 엮은 가마 빽빽한 골짜기에 또한 삐걱 거리며 仰視寥天映數鴻[앙시료천앙수홍] : 우러러 보는 텅 빈 하늘에 황급한 기러기 희미하네. 百丈飛泉橫石白[백장비천횡석백] : 일 백장 길이의 폭포수는 하얀 바위를 가로지르고 一竿初日犯人紅[일간초일범인홍] : 낚시대 하나에 해가 처음 뜨니 몸에 붉게 침범하네. 逶迤樹隔歸僧沒[위이수격귀승몰] : 구불구불한 나무 사이로 스님이 가로질러 돌아가며 惆悵雲深去路窮[추창운심귀로궁] : 짙은 구름에 실심하고 한탄하며 궁벽한 길로 간다네. 却悔忘勞尋絶頂[각회망로심절정] : 도리어 근심을 잊고 산의 꼭대기를 찾아 뉘우치며 了無奇事只倥偬[요무기사지공총] : 기이한 일도 전혀 없어도 다만 조급하고 어리섞구..

박제가 2021.12.02

香山普賢寺[향산보현사]

香山普賢寺[향산보현사] 朴齊家[박제가] 묘향산 보현사. 千里客西州[천리객서주] : 일천 리에 서쪽 고을의 나그네 終年博此遊[종년박차유] : 한해 마치며 이 유람을 넓히네. 鳴鍾孤寺夕[명종고사석] : 종 울리는 저녁 절은 외로운데 綴石細風秋[철석세풍추] : 막아선 돌에 가을 바람 작구나. 淡境初生悅[담경초생열] : 맑은 경계에 기쁨 처음 생기고 遐情忽爾愁[하정홀이수] : 멀리 그리는 정 돌연 시름겹네. 山中諸漏盡[산중제루신] : 산 속에서 모든 번뇌 사라지니 跌坐聽泉流[질좌청천류] : 거꾸로 앉아 샘물 소리를 듣네. 普賢寺[보현사] : 평안북도 향산군 妙香山[묘향산]에 있는 고려전기 에 창건된 사찰. 遐情[하정] : 멀리서 그리워하는 마음.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1.27

藥山暮歸[약산모귀]

藥山暮歸[약산모귀] 朴齊家[박제가] 약산에 저물녁에 돌아가다. 開城草笠黑紗巾[개성초립흑사건] : 열린 성문에 비단 두건의 초립은 검은데 蕉色輕衫美少年[초색경삼미소년] : 파초 빛 가벼운 적삼의 소년은 아름답네. 日暮東臺看瀑布[일모동대간폭포] : 약산 동대에 해가 저무는 폭포 바라보니 雨中騎馬渡肯川[우중기마도긍천] : 비오는 중이 말을 타고 즐겨 내를 건너네. 草笠[초립] : 어린 나이에 관례를 한 남자가 쓰던 갓, 누른 빛깔의 썩 가는 풀로 결어 만든 갓의 한 가지. 東臺[동대] : 藥山東臺[약산동대], 關西八景[관서팔경]의 하나.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박제가 2021.11.04